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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새가 없으니까요.'
게시물ID : today_606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oldbächlein
추천 : 3
조회수 : 13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8/23 22:29:14
외국어로 쓰는 에세이를 생각하다가 문득, 발생할 수 있는 당혹스러운 장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다음에 내 생각이 옮겨간 자리가 재미있었다.

'내가 모국어의 철자를 좀처럼 혼란스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자주, 많이 써서이고 어제 쓰고 오늘 또 쓴 말의 철자를 틀리기란 특별한 일이 없고서는 아주 어려운 일이니까.'

"밥먹듯이 쓰고 숨 쉬듯이 쓴다면, 잊을 새가 없으니까요."

꼭 누구와 주고받던 말의 한 마디처럼 중얼거렸다.

그래서 기억도 그랬을까 나는 궁금해했다.

숨쉬듯이 불러낼 수밖에 없던 기억은 흐릿해짐이 없이 늘 그대로 선명하게 남아있었고 나는 늘 생생하게 괴로워했다. 쓸고 닦아 반듯하게 보존하기를 관둔 곳에서 기억은 더는 싱싱하지 않았고 새로 자란 순간의 싹들이 자라 만든 그늘이 오랜 기억들을 시원하게 덮으며 자라고 있다.

그늘 아래인지라 언제든 들추어 빛을 쪼이면 다시금 보이지만 우리에게 중력은 태양보다 더 영원한 약속 같은 것. 흙의 저 아래아래로 기억들아 다시 태어나 세상에 좋은 푸릇함이 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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