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아름답게 보지 않았어요. 반을 가른 무화과에선 분홍색 풋내가 났습니다. 비좁게 박힌 꽃술들이 깨물면 점처럼 아로새겨질까 봐, 혓바닥으로 조심스레 가늠해보는 날들. 개미는 자신의 죽음을 알았을까요. 풋내는 실은 내게서 나는 것이었을까요. 나는 왜 아름답지 않았을까요. 입안에서 무엇인지 모를 것들이 연이어 툭, 하고 터져나갑니다. 당신이 툭, 하고 울던 날이 떠오르는 걸요. 맞죠. 분홍이 여물었던 계절. 주변의 모든 것이 손쉽게 터뜨려지던. 그 경계에 어느덧 나만 다시 서있군요. 아무쪼록. 조금 더 익어가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