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순간의 각 끄트머리들을 손으로 아둥바둥 잡고 싶은 날들.
가끔 하늘을 무리지어 나는 새들을 가만히 보면서 생각한 것들은, 분명히 대열을 이루어 날다가 어느 순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각자 날 길을 나는 것을 보고 우리는 저렇게 쿨할 수 있을까였다.
몇 번의 관찰 동안에 새들은 다 그랬다. 남인 듯 왔다가 하나인 듯 비행하고 이내 처음의 남처럼 흩어졌다.
가끔은 갖고 싶었던 능력.
새들에겐 헤어진다는 개념이 없을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슬픔을 미리 느낄 일도 없을 것이다.
한 무리의 예쁜 비행대가 새로운 하늘로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