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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게시물ID : today_610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6
조회수 : 1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0/28 23:02:23




있잖아.
예전만큼 죽을 것 같이 아프진 않아.
가슴이 아파 방바닥을 잡고 힘겨워하지 않더라.
목이 마르고 진이 빠지도록 울지 않아.
원망하고 증오하고 미워하지도 않게 되더라.

그렇게 될 것 같다는 예상은
나를 포기와 체념으로 이끌어.
덕분에 쉽게 기뻐하지 않고 쉽게 슬퍼하지 않게 되었어.

슬플 겨를이 없어서 이해하게 되었고
그 이해가 쌓이니 익숙함이 찾아왔어.

있잖아.
네가 내 손을 놓을까봐 겁이 났었는데
이젠 내가 네 손을 놓아버릴까봐 겁이 나.
보고싶은 것도 사랑하는 것도
나는 아직 그대로인데
내 곁에 있지마라고 훨훨 날아가서 다신 오지마라고
말할 것 같아 두려워.

있잖아.
여기와서 하는 말이지만
내가 너에게 하는 모든 행동들은
버려질까 두려워 힘겹지만 힘을 냈던 것들이야.
지금도 비슷해. 버릴까봐 무섭고 버려질까봐 두려워.

이런 날엔
내가 너의 손을 잡고 있는 게 억지라는 걸 새삼 깨달아.
겨우 새끼손가락 마디 하나 부여잡고 있을 뿐인데.

있잖아.
너무 많이 힘들면 그 상황을 회피하고 외면하더라.
익숙해져 아프지 않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너무 아파 힘들어 나도 모르게 거짓말 하는 거더라.

그게 제일 잔인한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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