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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남자애들은 저를 안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게시물ID : today_611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ortuna
추천 : 9
조회수 : 390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8/11/11 23:26:05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교수님께서는 나름의 이유를 설명해주셨지만

나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침을 흘리고 싶지 않다고
계속 말을 했다.

"분명 나는 인기도 많고 다들 인기가 많을 것 같다는 말을 해도 그 말을 믿지도 못하고 스스로 경험하면서도 그 경험을 믿지 않아요."

사랑이 채워져야 할 곳에 허기가 가득한 영혼은 병든 흙처럼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것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해하고는 있지만 믿지는 못하는 것.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나의 예쁨, 나의 아름다움, 나 아닌 누군가 많이 칭찬하고 예뻐하고 사랑을 주고 관심을 주고 무럭무럭 자라서 나도 포동포동한 사람이고 싶다.

전에 숨쉬듯 들르던 김밥집에 아주 오랜만에 갔다.
예전엔 하루에 한 번 갔다면 몇 년 전부터는 거의 분기별로 한 번 수준.
오늘도 사실 그 전에 있는 다른 김밥집에 들러 포장을 해오려고 했는데 일요일에 그 집이 쉬는지 몰랐다.
그래서 늘, 언제나, 설과 추석 연휴 빼고는 사람을 반기는 예전 그 가게에 들르게 됐다.
예전에 김밥을 말아주시던 아주머니도 그대로 정정하신 채 계셔서 보기가 좋았다. 속으로 '정정하시네. 다행이다.' 하며 밥을 우물우물 먹고 게임도 좀 하다가 포장으로 주문해 둔 김밥을 가지러 계산대에 갔더니,
"전엔 맨날 왔다 아이가."
여긴 엄청 많은 학생들과 손님들이 오고가고 유동인구가 아주 집중적으로 많은 곳이어서 아주머니께 나는 기억되지.않을 사람 같았는데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계셔서 너무 기뻤다.

"일하는 곳을 옮기니까 반댓길로만 다니지 여긴 통 안 와지네요." 근황을 전해드리고 또 오겠다며 인사를 하고 나섰다.

사실 아주 힘들던 날에 자주 찾은 이 김밥집이 나는 언제까지나 아픈 기억만 나는 것 같아 별로 가고 싶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힘든 기억도 많이 희석된 것 같다. 

모처럼 기분이 좋아진 나는 지나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러 어린시절 추억이 서린 바닐라쉐이크를 주문하고 돌아서는데, 한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신경질을 냈다.

정수리가 성인 무릎 조금 위로 오는 아이가 휴대폰인지 게임기인지 손에 꼭 쥐고 걷고 있었는데 아이 엄마가 위에서부터 달라고 말을 하다 답답했던지 "아 달라고!" 하면서 친구에게, 또 막돼먹은 시절 부모님에게 마구 성질을 부리듯이 아이에게 호통쳤다. 저런 사람은 부모가 될 자격이 없다. 

아주 좋을 수 있었던 내 바닐라쉐이크는 오늘따라 뻑뻑해서 먹기조차 힘들었고, 덕분에 감질나게는 먹을 수 있었다.

급행버스와 일반버스, 김밥, 폭력적 장면.

초코실체.
오늘의 최고는 초코실체.

커플 고객이 주문대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더니 여자가 주문을 시작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이랑 이거요."
하고 보여주는 상품권 케익이 품절이다.
품절이라 안내하고 다른 제품을 골라 달라고 하는데
남자가 여자더러 "니 초코 싫제?" 한 세 번은 묻는 동안 여자는 혼자 속으로 고민을 한 듯, 그러다가 남자와 눈을 마주치는데 남자가 한번 더 묻는다. "초코싫제?"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이랑 초코실체 하나요."

남자와 동시에 푸합 하고 웃음이 터져서 서로 겔겔거리는데 여자는 영문을 3초동안 몰랐다. 

꺄하하 소리지르며 웃어야 할 타이밍이었는데 못다 웃은 웃음이 들어간 재채기처럼 갑갑하다. 초코실체 초코실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실체 하나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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