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today_615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봄♡으니
추천 : 7
조회수 : 190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8/12/24 23:47:01






0.

하루종일 그대 생각뿐입니다 그래도 그리운 날은 꿈에서 보입니다 요즘의 사람들은 기다림을 모르는지 미련도 없이 너무 쉽게 헤어집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 오면 원망도 깊어져가요 그대와 나 사이 눈물로 흐르는 강

0.

연습 삼아 써본 글입니다. 정렬 기준이 맞는지 보기 위해서요. 

0.

 사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또 걱정했어요. 잘난 체하는 걸로 보이면 어떡하지. 나는 늘 나를 해명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낮에 어떤 분과의 대화에서 재능이란 얘기가 나와서 또 하고 싶은 말이 생겼었거든요. 세 번쯤 곱10*어서 생각한 것 같아요. 걷는 중에, 내가 호구처럼 생긴 건진 모르겠지만, 설문을 빙자한 이상한 포교활동 하시는 분들이 저를 한번 잡을 뻔했는데 이 생각에 집중한다고 저 따라오시는지도 몰랐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곁눈에 누가 자꾸 동선을 맞추는 거 같길래 얼굴을 그쪽으로 돌리니 그제서야 반갑게 웃으시며 말을 걸려고 하시길래 엄청 빠른 걸음으로 자신도 모르게 환하게 웃으면서 손사레를 치고 계속 걸었죠. 걸으면서 잠깐 내가 왜 환하게 웃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궁금해지려고 했지만 잠시 옆으로 치워두었구요, 계속해서 생각했죠. 나는 그게 데이터라고 생각했는데, 어디까지를 얘기하고 어디까지를 얘기하지 말아야 할지 선을 잡는 것은 어려웠어요. 내가 생각하는 대로 늘 편하게 얘기하면 사람들은 대체로 불편한 것처럼 보였었어요. 적어도 내가 이10*대 초반일 때엔 그랬어요. 그땐 나도 말을 하는 법을 잘 몰랐을 거고, 사람들도 듣는 법을 잘 몰랐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뭐 어찌되었든 간에, 저는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이*, 세 줄짜리 얘기를 너는 세 시간에 걸쳐 하는 능력이 있다고 좋게 포장해 주신 분이 있었는데, 맞아요. 요지를 자꾸 피해서 다니면서 상대에게 내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늘어놓는 것밖에는 안 하거든요. 사실 정리해서 말을 하려다 보면 알콜 묻힌 솜처럼 금방 날아가고 말라 버려서 나는 그것이 답답했거든요. 이렇게든 저렇게든 모두 던져놓고 나면 상대라도 기억해주겠지. 지금도 한참을 옆으로 샜잖아요. 그쵸.

 재능으로 돌아와서 요리 얘기, 모짜르트 얘기, 나의 얘기. 이렇게 대표적으로 세 가지를 하고 싶었었어요. 듣기로는 모짜르트가 어린 시절에 아버지의 엄격한 교육으로 엄청 갈려나간 스타일이라고. 사람들은 흔히 모짜르트를 천재라고 말하고 넘겨버리지만 사실은 천재성이 발휘될 정도의 갈려나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저는 믿거든요. 아무리 모짜르트가 그 능력을 다시 갖고 모짜르트로 또 태어나도, 그런 경험과 노력들 없이는 그가 썼던 것처럼 훌륭한 곡들은 쓰지 못할 거예요.
요리에 관해서든 색에 관해서든 무엇에 관해서든 그것이 발현될 만한 데이터가 없이는 모든 것이 소용이 없는 거라고 저는 믿고 있고, 그것이 아닌 다음에는 우연한 행운이 발현된 것이라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이런 얘길 하려면 시작부터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고 하니 대체로 꺼내지 못할 뿐, 나는 언제나 마음속에 이런 생각들을 갖고 살아요. 
 예전에, 요리에 막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던 건 늦은 10대 그리고 이른 20대쯤이었어요. 그땐 말도 안 되는 것들을 다 시도하고 다녔었는데, 하다못해 옥수수를 사람들이 그냥 찌기만 하는 것에 이상한 반발심 비슷한 걸 느껴 찌지 않고 물에 넣어 끓이면서 별의별 양념을 넣어보았던 기억이 있네요. 평소 좋아하던 이것과 저것 요것 하는 것들을 조금씩 넣고 가득 부푼 마음으로 그 국물을 한 숟갈 먼저 맛보았을 때의 그 충격은 아직도 생생한 것 같아요. 세상에. 쓰레기 같은 맛이 났어요. 까딱하면 구역질을 할 뻔한 맛이었어요. 정말로. 웬만해서는 구역질을 안 하는 제가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저는 체득한 경우예요. 다른 사람은 또 다른 경로를 가지겠지만. 저와, 제가 종교처럼 믿는 사람들의 방식은 모두 이러했어요. 모든 물체엔 그것의 카테고리가 있고, 흔히 말하는 '류'가 있죠. 그런 '류'들끼리 서로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는지 일일이 기억하려 애쓰다 보면,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면, 서로 섞이면 별로 좋지 않았던 결과를 내는 각각의 '류'들을 분류할 수 있게 되죠. 그게 머리로 암기를 한 것은 아닌데, 그냥 느낌으로 기억했던 것 같고, 구체적으로는 감각을 기억한 것 같아요. 이것과 이것을 붙였을 때 나온 결과를 느낀 감정을 기억하는 것? 예를 들면 이런 거 있잖아요. 예전에 벽돌에 한번 맞아봤는데, 다음에 벽돌을 보면 그 느낌이 생각나는 것과 같은 그런 과정이요. 맞은 걸 잊을 수는 없잖아요. 그런 원리인 것 같아요. 내 기준에서 나름의 실패였다고 생각한 것들은 상대적으로 잘 기억이 되는 특성 탓? 덕?일 수도 있겠어요. 
 말이 엄청 길어져서 분명 듣거나 읽는 사람이 아주 힘들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저인 것을 이제 숨기지 않기로 약속해서 숨기지 않을게요. 제가 보이지 않아서 저를 찾아야만 해서 저는 제가 나오려고 할 때마다 그냥 그대로 두려 하는 중이에요. 로즈마리. 로즈마리 얘기도 하려 했는데, 이따 해야겠어요. 하던 얘길 좀 마저 끝내 보구요. 


 로즈마리. 
키워보려고 했던. 충분히 노력하지는 못한.

 어쨌거나, 모짜르트 얘기를 하던 그 맥락에서, 저는 까페에서 일을 하고 있지요. 사실 뜻이 있어 온 길은 아닌데 어찌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호기심이 많은 터라 늘 궁금한 것이* 많았고 뭔갈 발견할수록 신기해져 아는 것이 조금 쌓이고 하다 보니, 할 줄 아는 일이 또 딱히 이것밖엔 없어 보이기도 했어요. 덕분에 거의 10* 년 가까이 까페 근처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는데. 이쯤 되면 그냥 기분대로 부어도 우유의 양을 아주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요. 유속이 그때그때 다르고 우유곽에서 나오는 우유 줄기가 그때그때 무지 다른데도 그냥 멈추고 싶을 때 멈추면 우유가 정확히 내가 원하는 등분만큼 분배가 돼요. 저는 딱히 생각이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다른 사람이 같은 과정을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을 보고 내 방식이 생각나서 깨닫게 된 일이에요. 가끔 단체 주문이 오면 계량선이 있는 피쳐로는 어림도 없는 경우가 있어서, 다른 용도로 고안된 대용량의 다른 피쳐를 사용할 때가 있거든요. 거기에는 다른 것을 계량하는 선만 있어서 우유의 계량과는 맞지 않는 선들뿐이에요. 선을 보면서 붓지도 않는데 느낌이 그냥 말을 해줘요. 여기다. 이 정도의 양이다.
 마지막 잔을 붓고 멈춰야 할 선에서 우유가 똑 떨어지면서 동이 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
난 늘 소한테 미안했는데. 사실 이제 무뎌져서 그런 마음도 없는 것 같지만. 기분이 좋아요. 가끔 여기에 내가 기뻐한다는 사실에 또 마음이 무거워지지만 그렇게 오락가락하는 나라도 저는 좋아해요. 30년 옆길인생 무시 못하겠네요. 틈만 나면 무슨 얘길 이렇게 주절주절일까요. 사실 말은 하기 귀찮거든요. 목도 약해서 조금만 말하거나 웃으면 목이 금방 가서 상태가 엉망이 돼요.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는 일은 제가 타수가 잘 나와서 엄청 쉽고 간단해요. 누군가 내 자신이 되는 것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그렇게 시원한 글을 쓰는 건 늘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결론은 모짜르트도 수많은 작곡가들도 멋진 운동선수도 하루아침에 그렇게 된 건 아닐 거예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보다도, 성공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오기에는 시행착오들이라는 든든한 땅과 거름, 햇살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더 가깝다고 저는 생각해요. 사람들이 이분법적으로 '성공'과 '실패' 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싫어요. 중간도 있고 옆도 있고 가쪽도 있는데. 'OR'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인 것 같아요. 때로는 분명하게 그것이 필요한 순간도 있는데 적절하게 쓰이지 못하는 것 같아요. 나는 넘어간 내 인생의 책장들에 실패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걸 선택하면 어떤 결과가 나온다는 일람이 되어줄 따름, 그래서 앞으로 참고하세요, 정도와 좋은 경우엔 재밌는 사진첩 구경을 하듯 언제든 생각하며 웃을 수 있는 풋풋함? 실패라는 이름으로 불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순간들. 어설픈 선택들. 시도들. 몰랐기에 가능한 일들. 그런 일들의 연속, 그런 일들을 통한 걸음걸음, 쌓아가는 것이 살아가는 일인 것이라 여기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는 결국 나이를 많이 먹고 나면 그래도 꽤 쓸만한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될 수 있겠구나. 끝도 없던 허무함이 사라지게 되었어요. 

 요즘엔 재밌는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 일을 진득하게 하기에는요. 모짜르트도 요즘 태어났더라면 별 수 없었을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오늘도 모짜르트의 훌륭한 노래를 들을 수 있어 무척 감사합니다. 모짜르트처럼 되는 건 바라지도 않아요. 나는 그냥 내 인생, 나만의 모짜르트로 남는 것이* 목표예요. 그런 의미로 저는 제 미각적인 측면에서는 이미 모짜르트예요. 커피도 그렇고, 냄새로도 그 음식의 세세한 맛을 이미 알 수 있어요. 

 사실 냄새와 맛이 표현이 다를 뿐이지 같은 어떤 감각인 것 같기도 해요.


0.

 괜한 감성.

0.

 정말로 괜한 감성이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읽어내려오신 분들. 존경해요. 진심으로요. 사실 저도 누군가의 얘기를 이렇게 들으라면 해낼 수 있을까 확신이 없어요. 세상엔 아직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네요. 






 

하루종일 그대 생각뿐입니다
그래도 그리운 날은 꿈에서 보입니다

요즘의 사람들은 기다림을 모르는지
미련도 없이 너무 쉽게 헤어집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 오면
원망도 깊어져가요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또 기다릴 수 있겠죠

그대와 나 사이
눈물로 흐르는 강
그대는 아득하게 멀게만 보입니다

올해가 지나면 한 살이 또 느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대도 그렇네요

여름이 가고 가을 오면
돌아올 수 있을까요

겨울이 가고 봄이 또 오면
손 닿을만큼 올까요

그대와 나 사이
눈물로 흐르는 강

그대는 아득하게 멀게만 보입니다

그리 쉽게 잊지 않을 겁니다





본문 중 '*'표기된 단어들은 모두 필터링에 걸려 대체된 단어들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