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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today_618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돌직구전문
추천 : 6
조회수 : 1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3/09 01:38:31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나면 인상을 보고

그 사람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버릇이 있다.


깨방정인가 진지한가 갬성이 넘치는가

고집이 강한가 등등..


물론 이야기를 하다보면, 같이 오래 지내다보면 자연스레 파악하는 것들이지만

첫인상에서 최대한 빨리 캐치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틀리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정확도가 점점 올라가는건 신기하다.


아무튼 그렇게 사람의 분위기를 파악하다 보면

내가 아주 마음에 드는 분위기의 사람이 있다.


1년 365일 밝고 씩씩한, 그늘없어 '보이는' 사람.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내가 경험한 1년 내내 밝고 씩씩하게 보이는 사람은 

실제로 그늘이 크게 드리워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겉으로 보이는 밝기의 크기만큼 그늘의 크기도 비례하거나

그늘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밝게 행동하거나

그늘을 발판 삼아 더 씩씩하게 살아가거나..


뭐 여러가지 경우가 있었지만 마냥 밝기만 한 사람은 거의 본 기억이 없다.


이상하게도 이런 부류의 사람은 눈에 꼭 띈다.

분명히 오랜기간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살아왔을텐데 내 눈에는 잘 보인다.

그래서 자꾸 신경도 쓰이고 마음이 간다.


그냥 막연하게 '듣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다.


나는 말을 잘 하지도 못 하고 매번 현명한 대답을 해줄 능력도 없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듣는 것 밖에 없지만.


실제로 내가 경험한 사람들은 담아둔 이야기가 많았다.


가끔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용들을 내게 들려줄 때도 있었는데

굉장히 부담이 되면서도 한편으로 나를 믿어주는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털어놓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걸 알면서도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 하고 살아가는건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 마음의 무게는 너무나 무겁다.


사실 이 무거운 마음을 알기 때문에 난 항상 듣고 싶어한다.

물론 자발적으로 털어놓을 경우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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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이유는 문득 어떤 사람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언제나 밝고 씩씩하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며 친화력이 좋은 사람이었다.

주변에 친구도 많았으며 강단이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밝고 씩씩함과 동시에 상당한 그늘과 함께 여림이 보였다.


짐작은 했지만 말하지 않고 잠시 지켜봤는데

나와 좀 친해진 이후에 조금씩 속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그늘이 있어서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내게 하나도 숨김없이 얘기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지금은 연이 끊겨서 더는 연락할 수도, 볼 수도 없는 사람.

내 곁을 숱하게 지나간 사람들 중에 내가 가장 후회하는 사람.

출처 忍, 信 이 두가지는 지키며 살자 를 좌우명으로 삼아놓고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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