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복귀한다 12월 초까지 이 게시판에 다시 오는 일이 없었으면 오늘 내일 다 풀고 가자!
숫자로 평가받는 사회에서 살다보니까 내 자신이 숫자화되고 있더라 올해 초엔 정말 적응 안 됐는데 나 빼고 전부 그런 생활에 익숙해져있는 느낌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할 때도 기준은 숫자였다 나를 비추는 거울은 숫자였다 내가 나를 보는 방법은 다른 사람이 날 숫자로 평가하는 걸 비춰서 보는 방법밖엔 없었다 내 가치도 온전히 숫자로 판단되는 느낌이었다 숫자때문에 기뻐하고 뿌듯했고 예민해졌고 상처도 받았다 내가 나를 숫자로 판단하는 것이 거북했다 숫자가 전부가 아닌데
우선 1반이라는 것부터 빌보드 몇 등이라는 것까지 표점합이 몇이고 백분위 합이 몇이고 어디 커트라인은 얼마고 저기 커트라인은 얼마고 몇 점을 올리면 어디를 갈 수 있고 조금만 실수해서 몇 점이 되면 어디까지 뿐이라는 하루에 실모를 몇 개를 풀었고 몇 문제를 실수했으며 몇 시간을 앉아있었고 수면시간은 몇 시간이었는지
오로지 숫자로 그 사람의 가치가 판단되는 이 세상에 환멸을 느끼기도 하면서 그러나 나 자신은 나를 숫자로 판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나를 숫자로 표현되는 욕망과 동일시하지 말자 나 답게 살자 비교하지 말고, 내가 나 답게 사는 그 자체가 아름답다 사랑한다 용서한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