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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게시물ID : today_639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키니야쏘리
추천 : 5
조회수 : 1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11/06 12:49:28

요즘시대 핑계를 대는게 편해서 좋긴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태어날때부터 비혼주의자였었다.

남자를 안좋아하는건 확실히 아닌데..남들보다는 덜 좋아하는 걸지도.

연애를 하면 푹 빠져서 티가 풀풀나고 세상 이쁜짓, 여우조련짓 다 잘하는데

그래도 내 모든걸 주겠다거나 결혼이 하고싶다는 스탠드를 취한적은 한번도 없었지

 

여하튼. 어릴때 아빠가 22살에 시집보낸다는 얘기를 종종해서 정말 겁이 나기도했고,

내 성격 상 깊게 빠질까싶어 한번 연애를 하면 그길로 결혼까지 갈까봐도 겁냈고

어쨌든 머리가 굵어지면서 35살까지 노처녀면 한국에서 버티기 힘들테니 외국나가서 살아야겠다는

제법 구체적인 플랜까지 갖추고 있었는데..세상이 이렇게 변할줄은 몰랐지.

 

너무 많은 확신들이 나를 이루고 있고, 주변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채워지고

내 주변인이 되지 못하고(이렇게 얘기하면 뭔가 내 주변인이 되는게 대단한 성취같아서 내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음)

스쳐간 몇몇은 결혼을 하고도 또는 했었는데도 언제나 이성을 찾아 헤매는 무리들이 있고

결혼을 뭔가의 해방로로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가 실패하거나 성공한 채로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리고 때로는 무관심으로 때로는 호기심으로 그들과의 관계나 이해를 헤아려보고 제자리로 돌아온다.

 

중학교때 수업시간 중 분위기 전환겸 선생님이 반 전체에게 돌아가며 이런 질문을 했었다. '몇살'에 결혼하겠느냐고

나는 결혼하지 않겠다. 라고 했을때의 파장력을 우려하면서 다른 친구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았는데

비혼주의로 이목을 끄는 사람은 없었고 최대가 '30살'이였다. 3명정도가 그렇게 말했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25살 전후를 얘기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도 30살이라 했던가..아니면 적당히 25살이라고 했던가...어쨌든 나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중고등학생때는 그랬다. 아무에게도 내 속내를 말하지 않았던 때 (또는 말하고 후회했던)

 

남편은 없어도 애는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능력이 된다는 선에서 미혼모입양이나 정자은행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은 노노 능력 노노 ㅎㅎㅎ 그래서 지금은 내애든 남의 애든 아이를 두는건 나의 경제적 능력이나 육체, 정신적 문제로나 오히려 죄악이라는 생각일뿐이고.

 

결국은 그냥 근근이라도 살아가고싶은 돈과 나의 젊음. 체력. 아름다움. 즐거움..그정도면 다정하고 좋은 사람으로

나와 세상을 행복하게 하며 사는것 정도가 어떨까 라는 생각뿐이고 이정도가 넘치지 않는 소망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들여다볼 수록 가시처럼 아프고 더럽고 힘들다. 가장 힘든건 내 자신안에 있는 나쁜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돈만 필요하게 된다. 돈이면 거의 모든것을 채울 수 있다. 아름다움이나 선함은 물론 관계들까지도

이제는 무뎌지거나 놓아두거나 순해지려고 애를 쓴다만 단순해지기란 쉽지않다.

오히려 요즘 자꾸 많은걸 까먹는 기분이 든다. 전보다 글도 조리있게못쓰게 되었고, 분석력이 떨어지는 만큼 비판력도 떨어지는걸 기대해야하는걸까. 그런것도 이젠 다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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