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조금만 더 이렇게 있다 갔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다가 이렇게라도 네 모습 볼 수 있으니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했다.
슬프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슬플테니까 슬픈 건 혼자 할 수 있으니까 또 언제가 될지 모를 지금 네 모습을 가득 담아 놓자고 생각했다.
사실 이제는 마음 아픈 게 익숙한 일상이 되어서 내 마음을 잘 모르는 하루다. 그래서 이 곳에 글을 잘 안 쓰게 된다.
괜찮다고 잘 다독였다가 어느 날은 괜찮지 않아서 출퇴근하는 길이 그토록 지옥 같았다. 일은 늘 바쁜데 그 와중에 네 생각이 나서 한숨으로 너를 날려버렸다.
다이어트 하고 싶다면 마음고생을 하라했던가 주위에서 자꾸 고민있냐 물어보기도 하고 잠을 자는 게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하고 의도치 않게 살이 빠져 맞는 바지가 없기도 하다.
힘들지 않아야 하고 아프지도 않아야 하고 슬프지도 않아야 한다. 나는 늘 괜찮다. 잘 기다릴 수 있다. 기다리는 일이 쉽다면 우리의 만남이 이렇게 애틋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아이처럼 내게 찰싹 붙어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너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매일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내 슬픈 욕망과 이 모습이 기다리는 내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위로가 동시에 겹쳐 뭐라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네가 보고싶을 때마다 만나는 순간순간 네 마음이 보일듯말듯했던 그 포인트들을 되감을 것이다. 그게 내게는 널 기다릴 수 있는 힘이다. 가끔 그런 포인트들을 만날 때마다 당황하면서도 속으론 좋아죽는 두근두근하는 나를 알까모를까. 그래서 힘들 때마다 되뇌이고 생각하는 나를 알까.
보고싶다. 이 말을 만 번을 넘게 하면 그때서야 돌아본다. 돌아봐주는 것을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 내가 늘 여기 있음을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어야 한다.
너를 물끄러미 보다가 울컥울컥 눈물이 나는 걸 억지로 참아내고는 이 글을 쓰며 지금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