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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별 - 너에게 보내는 이야기
게시물ID : today_644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4
조회수 : 26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1/08/16 01:44:13

참 나쁜 사람이네.

이 문장에도 애정이 담뿍 들어가 있어 헛웃음이 났다.

그렇게도 나는 네가 좋은가보다. 바보같네.

 

예고편을 지나 본편에 들어서면서 이 사람이 언제 이야기하나, 오늘 이야기하려고 부른게 아닐까, 긴장의 연속이었던 걸 너는 아마도 알았을 것이다. 너도 그 마음으로 나를 불렀을건데 하루가 이틀이 지났던거지.

 

나는 이 사람 뭐지? 라고 생각했다.

헤어지겠단 예고편을 이야기해놓고 세상 없을 다정함을 보이는 이 사람을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거지? 이것마저도 나는 이해를 해야 하는거겠지? 이래놓고 헤어지자 하면 정말 쓰레기라고 욕할 수 있겠다, 설마 그러려나?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다.

 

설마는 늘 사람을 잡았다.

 

마음을 슬며시 놔버렸던 게 문제였나보다. 너의 다정함이 오늘도 지속되길래, 아 이 사람 버티는 쪽으로 선택했나보다, 그런가보다.

긴장했어야 했다. 언제든 너는 나에게 화살을 날릴 수 있는 사람이니까.

 

이건 아니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너에게 그럴 자격이 어디 있는지 찾아헤맸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행동하니! 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지금도 네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이해한다.

카톡 이별은 20대에나 받는 것인줄 알았더니 그건 나이에 상관 없는 거였나보다.

 

마음은 쿵, 하고 잠깐 내려 앉았는데 예전만큼 슬프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이별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리다 달력을 세어보다 심장쪽을 쿵쿵 쳐야 숨이 쉬어졌다가 눈물콧물 잔뜩 흘려 베개 커버를 빨았다가 원망도 했다가 다시 또 보고싶다 그리워한다 너도 그럴려나 생각하다 나는 그렇게 매일같이 아파했다. 그러고나니 실제 이별은 늘 그래왔듯이 당연한 느낌이 드나보다.

 

갈 거면 다정하지나 말지. 이건 좀 원망하고 미워해도 되지 않을까. 마지막 그 두 번의 만남이 내게 어떤 느낌으로 왔는지 안다면 너는 차마 글로 이별하지는 않았을건데. 미안하고 미안해서 마지막 예의는 지키려 했을건데. 너는 끝까지 나를 몰랐다.

 

너는 나의 부재를 더 없이 힘겨워할 것이다. 나는 너의 부재가 익숙하지만 내가 남겨놓은 자리는 너를 숨막히게 할 것이다. 그래서 너는 아마도 다른 사람을 또 찾으려 할 것이다. 나에게는 미안해서 오지 못할테니 (찾지 말란 말까지도 들었으니) 누군가로 인해 위로 받길 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너는 발끈하겠지만 아니라는 말도 쉽게 하지 못할 거다.

 

찾지 말라 했다. 연락도 받지 않을거라 했다. 다시 만나겠다고 생각했던 그 때의 나를 몇 번이고 원망하고 후회했으니까. 이렇게 아프고 슬픈 시간이었다면 차라리 이별이 낫겠다 생각했을정도니까. 그것마저도 아니라며 이렇게라도 보는 게 어디냐고 나를 다독였으니까.

 

이런 태도를 보인 너에게 이제야 네가 아프길 바란다는 말을 쓴다. 딱 내가 아파했던 만큼만 아팠으면 좋겠다는 말을 쓴다. 네가 아파하지 않을거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내 존재가 너에게 하루빨리 잊히길 원하지 않는다. 너도 모르게 기억하다 잊혀지지 않아서 괴로워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날이 늘기를 바란다. 일에 파묻혀 살다가 그 어느곳 시선을 잠깐 둘러도 내가 보여 다시 서류에 파묻혀야만 하는 너를 만나길 바란다. 술을 먹는 게 두려운 일이 되어 술자리를 피하거나 자제하게 되는 이유가 나 때문이었으면 한다. 

그래도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나와의 이별이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타인의 위로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정도였으면 좋겠다. 술을 먹어도 어렴풋하게 내 생각이 날듯말듯 그냥 지나갔으면 좋겠다. 나만큼 아픈 건 꽤 많이 아픈 일일거고 일상생활 자체가 무너질거라 너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난하게 일상생활하는 가운데 너의 담배연기 정도로 흩어졌으면 좋겠다.

 

오늘이 마지막 이별이고, 이야기는 끝났다. 결국 두 남녀 주인공은 헤어졌다. 헤어진 이유는 다 필요없다. 그냥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일 뿐이다. 더이상 내가 필요하지 않을 뿐이다. (차라리 이런 말이나 해주지. 나아쁜 사람.)

 

나는 늘 그렇듯 너의 부재를 그리워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젠 기다릴 게 없다는 것이 조금 다른 점이겠지. 나는 그 자리에 없다는 게 조금 더 다른 점이겠지. 저번에도 그래왔고 또 지난번에도 그래왔듯이 잊은 듯 아닌 듯 또 살아갈 것 같다. 이제는 진짜 오지도 가지도 않을테니 이걸로 너와 나는 끝났다.

출처 이제는 이 곳을 벗어나야 할 시간. 로그인은 하지 않고 그냥 내 글을 몇 번 읽는지 왔다갔다 너는 왔는지 왔다갔다 했다. 너도 어느순간 로그인을 하지 않기에 마음을 먹었나보다, 했다. 이 곳에서 늘 나는 너에게 못다한 말을 적었다. 내 마음은 말할 게 한가득인데 너에게 말할 수가 없어 답답하고 슬프고 안타까운 순간들을 여기에 담았다. 네가 보고 있을걸 알고 있기에. 확성기로 "나 이렇다고!" 이런 마음으로. 이곳을 기억하다 너와 내가 서로 닉네임을 알았던 순간이 기억났다. 서로 알았으면 했을까. 그 때 막 웃었던 기억만 있다.
여기를 떠나지 않는다면 나는 또 너를 기다릴 것이다. 네가 언젠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래서 조금의 시간을 가지고 난 후 나는 탈퇴를 할 것이다. 흔적이 남지 않아야 잊혀지므로.
이 글은 마지막으로 네가 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적었다. 이젠 내 마음이 여기에 없을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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