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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일인지..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게시물ID : animal_1258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맛난육포
추천 : 2
조회수 : 41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12 18:40:44
일단.. 이 이야기는 배드앤딩으로 끝납니다..




20150512_175039.jpg

어제 새끼 길냥이를 구조했어요
위 콘크리트 파일 더미에 빠져서 옴짝달싹 못하고 울고 있었어요
오전 10시 쯤이었는데 크게 울더라구요

처음엔 1년전 구조했던 '나비'가 또 동네 깡패 고양이 '노란디'한테 또 당하는 구나 싶어 얼른 나가봤습니다.

나비는 길냥이인데 수컷이고 덩치가 좀 작아요. (아래 사진의 칡냥이) 
임마 줄라고 벌써 10kg 사료를 5번 샀네요
이녀석은 밖에서 막 놀다가 참새잡아오고, 쥐잡아오고, 어디서 북어대가리 집어오고 해요

노란디는 이쪽 동내에서 제일 큰데 깡패같아요 지나가는 길냥이들 막 공격함;;

길냥이중에 얼룩이 부부가 있는데 어쩌다 한번 와서 '나비' 밥 몰래 먹고 가요. 사람 가까이 절대 안옴


20150512_104356.jpg



나가서 소리 들어보니 나비 소리랑은 다르길래 
얼룩이 부부 새끼인듯 싶어서 '함부로' 안건드릴려고 부모 올때까지 가만 냅뒀습니다.

근데 점심 가까이 되도록 얼룩이들이 안보여서 새끼 탈진할까봐 콘크리트 덩어리 치우고 
구조하고 보니 이빨은 나고있고, 이제 막 모유에서 습식 넘어가는 중 같더라구요
그래서 사료 물에 불려서 입에 대주니 잘먹어요
근데 그릇에 있는건 먹는 법을 모르는지 대줘야 먹더라구요

마침 점심 되니까 나비가 얼렁 들어와서 보리(라고 이름 지음 ㅋㅋ) 밥을 막 뺏어 먹음 ㅋㅋㅋ
보리는 그거 보고 먹는법 따라하고요

패트병에 따듯한 물 넣어서 종이 상자에 넣어주니 붙어서 잘 자더라구요
사무실 소장형은 금마 정붙여서 또 어쩔꺼냐고 하시고 ㅎㅎ
전 부모가 올때까지 잠시만 보살펴 주는 겁니다 했죠 ㅋ





어제 밤에 비오고 
날이 바뀌고
오늘 2시쯤 되니 얼룩이가 와서 콘크리트 더미에서 막 울길래 새끼 찾나보다 하고 나가려는데
그 소리듣고 노란디가 와서 막 공격함;;
왜 저럴까 싶은데;; 나비도 노란디 땜에 몸에 상처가 가득해요 ;;
도망가면 좀 냅두지 왜 분이 풀릴때까지 쫒아가서 할켜대는지....
고양이도 광견병 있나요? 


4시쯤에 또 얼룩이들 와서 울길래 얼른 새끼 들고 나가서 
부모 돌려주니 얼룩이는 신난다고 보리 핥고,  얼룩이는 잘 따라가더라구요 (흐믓)

사무실 돌아와서 소장형이랑 얘기하는데
나 : 우리가 주는 밥 먹는 나비가 행복할까, 쓰래기 뒤지거나, 나비밥 훔처먹게 될 보리가 행복할까, 병걸리면 어떻하나 
소장형 : 그래도 부모품 돌아간게 다행이다, 인위적인것 보다 자연적인게 더 낫다, 
나 : 뭐가 인위고 뭐가 자연이냐, 개미가 집 짓는다고 땅파는거나, 우리가 터널파는거나 뭐가 다르나, 그런식으로 자연=/인간 나누는게 잘못이다
소장형 : 우리는 자연을 파괴한다
나 : 뭐가 파괴냐, 우리는 인간이기에 책임을 지고 그만큼 나무를 심고, 복구공사하는거 아니냐, 재선충이 그런거 따져서 소나무 몰살 시키냐
뭐 이런 주제였습니다. 

암튼 얘기 나누고 퇴근 준비 하는데;;; 
저 멀리서 막 진짜 싸우는 소리 한 30초(?) 나고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나길래 
막 안좋은 느낌 빡 들면서 
생각안하고 그냥 한번에 뛰쳐나갔습니다. 

저멀리 컨테이너 쪽에 얼룩이랑, 노란디랑 보이고 ㅠㅠ
와 정말 제발제발 했는데......

[동족끼리 죽이는건 사람밖에 없다]는건 정말 누가 만든 헛소리인지;;;
원숭이도 지들끼리 죽이고요, 
사자도 지들끼리 죽이고요, 
개미도 지들끼리 죽이고요,,
고양이도......................................... 


보리가 하늘나라 갔습니다.

나비는 저보고 도망가고, 
얼룩이는 보통 같으면 도망 갈껀데 이번엔 제가 가까이 가도 가만앉아있더군요
옆에 밭매던 할머니들은 요물들이 뭐라뭐라 하고 계시고 
진짜 허탈합니다
아까까진 배고팠는데 지금은 뭐 먹을 생각이 안나여



20150512_183348.jpg
나비야 넌 오래오래 살아라잉......... 참새는 고만 물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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