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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켓은 로켓이 아니다!
게시물ID : science_499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엘랑™
추천 : 10
조회수 : 4703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5/05/13 17:34:41

어린이 대상으로 로켓 원리와 기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글을 앞으로 써볼 예정입니다. 하지만 국내 웹검색을 해보니 로켓의 원리에 대한 체험학습용으로 요즘 '에어로켓'이라는 것이 많이 사용되고 있네요. '작용-반작용'원리를 에어로켓을 통해서 체득할 수 있다는 내용과 선전이 많습니다. 하지만...


"에어로켓은 로켓이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네요. 어떻게 에어로켓이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응용한 로켓으로 소개가 되는지 놀랍습니다. 왜 에어로켓이 로켓으로 분류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로켓 원리 설명을 통해서 정확히 짚어봅시다.



- 로켓은 작용과 반작용을 이용해 날아간다. (아주 확실한 전세계적 사전적 정의!)


로켓은 반드시 스스로 연료와 추진기관을 갖추고 연료(그것이 액체이던, 기체이던)를 내뿜어서 그것의 무게 x 속도에서 얻어지는 반발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로켓은 반드시 무게가 있는 연료를 탑재해야 하며, 외부의 도움없이 혼자서 그 연료를 이용해서 밖으로 배출하는 힘(압력)의 반작용으로 반대쪽 방향으로 가려는 힘을 얻습니다.


하지만 에어로켓은 스스로 연료가 될만한 것을 갖추지도 못했고, 외부의 도움(힘)으로 처음에 튕겨져 날라가는것 뿐입니다. 날아가는 동안에 스스로 어떠한 추진력도 낼 수 없어서 로켓으로 분류할 수 없습니다.



- 물로켓


1.jpg

예전부터 어린이들에게 로켓의 원리를 체험시키기 위한 좋은 교재로 물로켓이 사용되었습니다. 물로켓은 완벽하게 로켓의 정의에 부합하며 작용-반작용 원리로 비행하게 됩니다. 이글 직전의 '아이들을 위한 로켓 원리'를 참고하십시오.




- 에어로켓


2.jpg 

에어로켓은 발사할때 외부에 있는 펌프(빨대, 호스, PT병 등)와 연결한 뒤, 펌프를 눌러서 공기압력으로 에어로켓을 쏩니다. 이것은 작용-반작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운동량 보존 법칙'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즉, 외부에서 압력을 가한 공기가 빠르게 호스나 빨대를 이용해서 날아가는 운동에너지가 로켓에 부딪치면서 고스란히 전달되서 로켓을 밀어내는 겁니다.


에어로켓은 한번 발사되면 스스로 어떠한 운동에너지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저 처음 쏘아진 힘에 의해 날아가다가 떨어지는거죠. 우리는 이러한 것을 흔히 총, 대포라고 부릅니다. 에어로켓은 정확히 말해 에어건, 공기대포라고 부르는게 맞죠.


 3.gif


운동량 보존의 법칙, 공을 차면 공이 날아간다.

 4.png

작용-반작용의 법칙, 스케이트 타다가 밀면 둘다 밀려난다.


총을 쏘면 화약이 터지면서 고압가스가 되어 총알을 앞으로 밀어냅니다. 에어로켓은 총알이 되어 화약가스가 밀어내는 운동에너지를 고스란히 전달받아서 앞으로 날아갑니다. 요것이 '운동량 보존의 법칙' 입니다. 하지만 화약가스가 앞쪽으로 나가는 힘을 총알이 대신 전달받아서 날아갔다면, 뒷쪽으로는 그에 대한 '작용-반작용'으로 밀려나는 힘이 똑같이 발생하겠죠?


5.jpg


그래서 총을 쏘면 총알은 매우 가볍지만 엄청 빠르게 앞으로 날아가고, 총알 반대방향으로는 총이 그 반작용으로 밀려납니다. 총알 무게에 비하면 훨씬 무거운 총이지만 총알이 워낙 빨리 날아가서 그 반발력도 커지므로 총도 꽤 쎄게 밀려나죠.


이런 원리로 대입하면 오히려 총 자체가 로켓인 셈입니다. 로켓은 반드시 뭔가를 배출하거나 쏘는 힘에 대한 반작용을 이용해서 날아가니까요. 에어로켓은 총알이고, 에어로켓을 밀어낸 펌프가 로켓인 셈입니다. 이제 에어로켓이 진짜 로켓은 아니란건 이해하시겠죠?



- 왜 에어로켓이 로켓 원리 학습교재로 쓰이나?


이 문제가 제일 중요한것 같습니다. 기존에 쓰이던 물로켓은 몇가지 단점이 있더군요.


- 가격이 비쌈. (특히 펌프같은 것이 비싼것 같습니다)


- 물을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아무곳에서나 발사하기 어려움.


- 물로켓의 추진력은 꽤 쎄고, 펌프의 압력도 높기 때문에 다루기가 좀 힘든편.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에어로켓은 매우 간단하고, 값도 싸고, 발사해도 힘이 약해서 크게 부서지지도 않아서 오래 쓸 수도 있고, 날아가는것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어른이 옆에서 살펴주지 않아도 혼자서 쏠 수 있고 재미있어 하니까 어른들은 그걸로 아이들이 로켓의 원리를 체득한다고 착각하는거죠.


그러나, 그런 어른들의 생각 때문에 아이들은 로켓의 진짜 중요한 원리인 '작용-반작용'을 처음부터 잘못 배우게 되는겁니다. 사실 어른들 중에서도 작용-반작용의 뜻만 알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아는 분들은 절반도 안된다고 봅니다.

 

일단, '작용-반작용 로켓 원리 습득'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있는 에어로켓 관련된 설명들이나 제품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므로'운동량 보존의 법칙 습득'으로 제목을 바꿔야 합니다. 작용-반작용이나 운동량 보존이나 거의 비슷한 내용이니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로켓과 총은 뭐가 다른지 분간이 안됩니다. 총이나 대포는 작용(액션)에 의한 운동에너지를 고스란히 전달받아서 날아가는 운동량 보존 법칙을 나타냅니다. 로켓은 그와 다르게 총알이 날아간 다음에 그 반작용 에너지를 받아서 날아가는 반대되는 개념이니까요.


총, 대포는 날아가는 물체가 스스로 운동에너지를 내지 못하지만, 로켓은 스스로 운동에너지를 만들면서 날아갑니다. 그 차이로 인해 로켓을 따로 분류하는거죠.


어떤 분들은 에어로켓이 펌프의 압축공기를 에어로켓 내부에 저장했다가 그걸 내뿜어서 날아간다고 할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런 경우 에어로켓 내부에 미리 압축공기가 들어있다가 내뿜어지는게 아니므로 그 운동에너지는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 에어로켓의 대체품은 뭘까?


에어로켓은 물로켓으로 로켓 원리를 체험시키기엔 다소 복잡하고 비싼 장비가 사용되며, 어른이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문제 때문에 대신 사용되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로켓은 분명 아니기에 아이들에게 그 점을 확신시켜주려면 로켓이라는 단어를 빼는것이 맞습니다. 그냥 로켓처럼 생긴 모형을 공기대포로 쏘는 장난감입니다.


오히려 풍선에 공기를 넣고 꼭지를 묶었다가 풀면 공기가 꼭지로 빠져나가면서 반작용으로 풍선은 날아갑니다. 이런것은 로켓으로 볼 수 있습니다. 풍선로켓이 되는거죠. (안에 불어넣은 공기가 연료가 되는겁니다)


6.gif


로켓 원리 습득을 위해서는 차라리 제트풍선(길죽한 풍선이라 공기가 배출되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멀리 날아감)을 사용하는게 더 정확하겠죠. 그런데 어른들은 제트풍선이 로켓 모양이 아니라서 로켓 원리를 못배운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외국에서는 선생님들이 풍선을 이용해서 로켓 원리를 정확하게 설명합니다.


혹시 가능하다면 로켓 모양의 가벼운 통을 만들고, 그속에 제트풍선을 넣어서 날린다면 그것은 에어로켓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합당하겠네요.


작용-반작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로켓을 더욱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첫단추입니다. 첫단추가 잘못되면 그 다음에 다양한 응용기술 설명을 할때 기초가 없어서 혼란을 겪게 됩니다. 어떤 로켓이 더 멀리가는지 설명할때 작용-반작용을 정확히 이해못하면 암만 설명해도 이해를 못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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