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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19금실화 -귀신보는 여자와의 하룻밤 (스압)
게시물ID : humorstory_1873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태성
추천 : 6
조회수 : 310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0/05/27 16:29:41
[귀신보는 여자와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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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본 이야기는 19금 실화로써
청소년과 임산부 건강에 해로움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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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일이 다 되어가지만 그럼에도

그때 모텔에서 그녀와 있었던 일만 생각하면,

그 침대 위에서 그녀의 두 눈동자만 떠올리면

너무 섬뜩하고 무서워서

가스불 위에 구워지는 마른 오징어마냥 잔뜩 오그라든다......




2001년 가을인가...

어떤 카페 동호회에서 알게 된

나보다 한살 어린 여대생과 온라인상에서 코드가 너무 잘 맞아

하루 날 잡아 그녀와 실제로까지 만남을 갖게 되었다.

그날 둘다 서로의 얼굴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이 여자, 카페채팅으로 대화할 때

자기가 긴 생머리에 그리 예쁜 얼굴은 아니라고 하길래

내심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이나 

부활 김태원씨 스타일이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썩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수수해보이니 마시마로 살짝 닮은 것이 귀엽상이었다.

가수 서영은을 살짝 닮은 인상이었다.



초저녁에 만나 1차로 밥 간단히 먹고

2차로 꽤 큰 규모의 호프에서 소주 한잔을 하게 되었다.

아니 근데 이 여자가 다 좋은데

호프가서 술한잔을 하더니만

점점 시간이 흐를 수록 

주위가 매우 산만해지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 1차때 밥먹을 때는 내가 말할 때

내가 부끄러워 오그라들 정도로 

내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던 그녀가,

술버릇이 원래 진상인가...

어느 순간부터인가 점점 내 눈을 쳐다보기는 커녕

내가 말하는 내내 내 이야기에 전혀 집중을 못하고 

눈알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초등학생보다 더 산만하게, 

아주걍 산만함으로 새역사를 쓰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하고 꾹 참고 대화를 이어갔다.

그런데 점점 취하면 취할 수록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대화에 집중을 못하고 그 산만함이 깊이를 더해갔다.


내 이야기를 이제 좀 잘 듣는가 싶으면, 어느새 눈동자가 내 등 뒤로 가 있고...

대화상대인 내가 아닌, 자꾸 다른 곳들을 바라본다는 느낌이 심해졌다.

심지어는 어느 곳을 보며 '헙!헙..!' 하며 약간의 어깨들썩거림과 함께 놀라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녀 눈동자를 따라서 얼른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아무 것도 없는게 아닌가.

도대체 그녀가 왜 이러는 지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난

참다참다 하던 이야기를 중단하고 그녀에게 정색하며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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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보호차원에서 이 글에서
그냥 그녀의 이름을 가명으로 '세나'라고 하고
내 이름은 그냥 필명인 '활화산'으로 표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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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 저기요,세나씨! 아니 도대체 아까부터 왜 그래요? 
저랑 같이 있기 싫어요?
집에 빨리 가고 싶어서 일부로 그러는 거예요?

세나: 네?! 제..제가 뭘요?

활화산: 뭘요라니요! 세나씨가 아까부터 제가 말하는데 
계속 제 얘기 안 듣고 여기 쳐다보고 저기 쳐다보고...
장동건 닮은 남자가 지나가는 것도 아닌데...
남 얘기 하는데 왜 자꾸 산만하게 그래요? 솔직히 거슬리네요.

세나: 아... 제가 계속 그랬어요?"

활화산: 본인이 지금 계속 그러는 거 몰랐어요?
세나씨 술버릇인가요?"

세나: 아... 아니에요. 저 안 취했어요.
오빠 기분 나빴다면 정말 미안해요.


그녀가 그제서야 산만함을 죽이고는 나한테 시선을 고정했다.

살짝 술에 취해서인 지, 테이블 위로 올라와 있는 내 손을 살짝 잡으며

애교를 살짝 섞어 미안하다고 했다.

스무살 그녀의 부들부들한 손의 촉감이 너무 좋아

바로 마음이 누그러져버린 나. 

흐흐...*-_-*


활화산: 아니, 뭐... 그렇게까지 미안해할 건 없는데...
그냥 제가 얘기할 때 
제 얘기 좀 잘 좀 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아하하~

세나: 정말 오빠랑 같이 있기 싫어서,
오빠 얘기 재미없어서 그런 거 아니예요.

활화산: 그럼 도대체 왜 그런 초딩 능가하는 산만함을 보여주시는 건지...?"


내 물음에 그녀가 잠시 무언가를 말을 해줄 듯 안 해줄 듯 뜸을 들였다.

그러더니 쉽게 말하기 힘든 것인 지

참이슬 한잔 들이키고 나서야 말해주는 그녀.


그런데 그 내용인즉슨...



자신은 사실 귀신을 본다고.

어릴 때부터 귀신이 보였다고.



-_-;;;




귀신을 본다는...

힘겹게 꺼내기 힘든 말을 한 그녀에게

난 조심스럽게 조금은 정중하게 물었다.


활화산: 세나씨, 많이 취했어요?

세나: 안 취했어요.-_-

활화산: 에이~ 실망이네요. 술 세다더니,
벌써 취하고...

세나: 안 취했다니깐요! 저 진짜 귀신 봐요.

활화산: 하긴 술 많이 취하면 귀신 보일 때 있어요.
저도 작년 겨울에 술 지대로 꼴아갖고
얼음판 위에서 잠들 뻔한 적 있는데...
그때 잠시 앞에 검은 갓 쓰신 분이 보이더라고요.

세나: 아~ 진짜! 저 안 취했고요, 저 진짜 귀신봐요.
지금만 보이는 게 아니고요, 
어릴 때부터 쭉 보였어요.


취해서 헛소리 하나보다 했는데

그 순간 그녀 눈빛을 보니 레알 진심이었다.

진짜구나 라는 생각이 안 들래야 안 들 수 없는 진실된 눈빛이었다.


활화산: 지..진짜 귀..귀신 보여요?-ㅁ-

세나: 네. -_-

활화산: ......-_-;;; 


그녀는 내가 믿으려하지 않자

차분하게 나에게 어릴 때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잠자리 어린 아들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엄마처럼...





그녀는 유치원 때 갑자기 고열이 찾아와 크게 한번 아팠다고 했다.

나은 후에도 기력이 빠져버려 2주일 가량이나 유치원을 빠질 정도로...


그 이후 어느 날 안방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어머니가 쪽지를 남기고 어린 딸을 혼자 두고 시장에 갔더랜다.

딸이 어느 정도 회복기에 들어서자, 엄마도 믿고 시장을 간 모양이었다.

집에 혼자 있는 것을 알았지만 겁이 없었던 여자아이는 울지 않았고,

심한 갈증에 목이 말라 물을 마실려고 안방에서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거실로 나와보니 집에는 여자아이 혼자 남겨진 게 아니었고...

거실소파에 웬 처음 보는 30대로 보이는 안경 쓴 남자가 어두운 얼굴로 앉아있었다.

어린 아이는 누구냐고 묻고 싶었지만

어린 탓에 무섭기도 하고... 처음 본 삼촌이겠지 하고 

눈치만 보며 물만 마시고 안방으로 들어가서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며칠 후...

일요일이라 아빠랑 같이 아침을 먹는데...

아이가 자기 밥위에 반찬을 올려주는 아빠에게 물었다.

거실에 있는 삼촌은 왜 밥 안먹냐고.

왜 저렇게 뺀날 소파에만 앉아있냐고.


그러자 자상했던 아빠가 잠시 정색을 하며 어린 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아주 신경질적으로 갑자기 욕을 하며 숟가락을 바닥에 던졌다.

어린 아이는 아빠의 갑작스러운 거친 모습에 울음을 터뜨렸고,

거실에서 설거지를 하던 엄마는 반사적으로 바로 달려와 우는 딸아이를 품에 안아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아빠가 딸을 안고있는 엄마에게 욕을 하며 크게 화를 냈다.


"들었어,지금? 소파에 누가 앉아있대잖아.
니가 이 집 이사온 첫날부터 입에 달고 산 말
저 어린 게 똑같이 한다.
딸한테 대대로 참 좋은 거 물려줬다!
지 엄마가 귀신을 보니까 저 어린 것도 벌써부터 저러잖아!
이 재수없는 여편네야!!!"



그렇게 크게 아픈 이후 여자아이는

자기 엄마처럼 귀신을 보게 된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거실소파에 늘 앉아있는 남자 이외에도

낮이던 밤이던 

집이던 유치원이던 

어딜가도 늘 귀신들이 보이게 됐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점점 무뎌질 정도로 자주 보였다고 했다.




자신의 어릴 때 이야기를 해주던 그녀가

어느새 아까처럼 또 다시 눈동자가 나를 보는 것이 아닌,

이곳 저곳 주위산만하게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야기를 듣고나니 그 모습이 주위 산만하고 짜증나는 것이 아니라

귀신을 본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소름끼치고 무섭게 다가왔다.

난 쫄은 티 최대한 감추며 조심스레 그녀에게 물어봤다.


활화산: 지금 귀신 보여서 그러는 거예요...?

세나: 네.

활화산: ......-_-;;;; 



혹시나 하고 물은건데,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을 해버리니 심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진심으로 무서웠다.


활화산: 아..아니, 저기 세나씨!
지금 여기에 귀신이 이..있어요?!

세나: 네.

활화산: 에이~ 이렇게 사람이 많은 술집에 무슨... 아하하...^-^;

세나: 장소는 상관없어요. 사람 많고 적고도 상관없고...

활화산: ......-_-;;;; 



위에 말을 하면서도 내내 이곳저곳으로 분주하게 향하는

그녀의 눈동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각이 새벽 2시 반이 넘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소름 끼친다.

이곳저곳으로 눈동자가 막 따라가던 그녀의 눈이 생각나서...

10년 전이지만 생생하다.-_-;;;



그녀는 말했다.

중학교 때인가 공포영화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

무슨 영화인 지 기억은 안나는데

그 영화의 감독이 귀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인지,

자신이 보는 귀신의 모습과 정말 흡사하게 묘사를 해놔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고 했다.

자기는 그때까지 엄마랑 자기만 귀신을 보는 존재라고 생각을 했었나 보다.



세나: 그 영화 감독도 귀신을 보는 사람인가?
뭘 알고 만드는 사람인가? 할 정도로 제가 봐온
귀신의 모습이랑 거의 비슷하게 묘사를 해놨더라고요.

활화산: 어떻게 묘사해놨는데요...?

세나: 음... 보통 귀신하면 영화나 만화에서 흔히
다리 없는 것처럼 밑을 흐리게 표현해놓잖아요?
그렇게 해놨더라고요. 다리를 연기처럼...
제가 보는 귀신들도 다 그런 모습이거든요.

활화산: 헉... 정말요?-ㅁ-
그럼 지금 이 술집 안에 있는 귀신들도
다 그렇게 다리없이 밑에가 연기같이 되어있어요?

세나: 네.



내 기분은 전혀 생각을 안 하는 지

묻는 말에 너무나도 의연하게 족족 대답하는 여자.

그런데 이 여자의 귀신 보는 눈굴림이 급작스럽게 점점 심해지는 게 아닌가!-_-

어떻게 보면 예민한 문제인 것 같아

솔직히 기분이 매우 드러웠지만

간신히 억누르고 나도 의연한 척 하며 여자에게 물었다.



활화산: 왜..왜요? 여기 귀신 많아요...?^-^;

세나: 네... 쫌 보이네요.

활화산: 저..저기... 귀신이요,
우리쪽 쳐다보고 있어요...?

세나: 아니요. 그런 귀신은 없어요.
전 그동안 저 쳐다보는 귀신은 한번도 못봤어요.

활화산: 귀신이랑 눈 마주 친 적 없어요...?

세나: 네. 그런 적은 없어요.

활화산: 오... 의외네요? 늘 귀신을 보는데...
그럼 지금 귀신이 어디 보고 있어요...?

세나: 귀신이 영화처럼 어디 딱 서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니라... 음...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사람 많은 명동거리에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다 자기 갈길 가잖아요? 그런 것처럼 귀신들도 지금
지네가 사람인냥 여기 저기 지네 갈길 다니고 있어요.

활화산: 오... 정말요? 신기하다...
그럼 귀신들은 무슨 옷 입고 있어요, 지금?
영화처럼 하얀 소복?

세나: 아니요. 한번도 소복입은 귀신 못봤어요.
이게 얘네 죽기 직전의 의상인 지는 모르겠는데...
다들 사람인냥 사람처럼 일반옷 입고 있어요.
우리랑 똑같아요.

활화산: 헉... 진짜 신기하다... 아하..아하하...^-^;;



위에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내 귀신을 쫒아다니는 

그녀의 분주한 눈동자.

정말 답이 없었다.-_-

솔직히 바로 자리를 박 차고 나와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이야기 듣자마자 바로 그러기에는

그녀가 혹시 상처받을까봐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되나...? 하고 매우 고심했는데,

의외로 얼마 가지않아서 

이 난관을 생각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바로 참이슬의 힘 덕분이었다.

역시 참이슬의 위력은 대단했다!

역시 진로가 개발한 전세계 최고의 신성수였으리라...


처음처럼이나 지방소주 매니아분들에게는

죄송...^-^;



테이블위에 참이슬이 한병 한병 쌓여가자

귀신도 술에 꼴은 꽐라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지

그녀의 불안정하던 눈동자며 자세가 점점 호전되어갔다.

내내 귀신을 보느라 이리저리 굴리던 눈동자도

언제부턴가 안정을 되찾고 내 눈만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녀와 난 서로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리고 참이슬로 사랑(?)이 피어나기 시작했고...

그녀와 나의 영혼이 점점 교류가 되기 시작했다......




'테이블 위에 소주병이 4병이 되었을 때'

마주보고 술먹던 그녀와 난

같이 나란히 착 붙어앉게 되었고...


'테이블 위에 소주병이 6병이 되었을 때'

참이슬에 영혼을 팔아버린 그녀와 난 

누가 먼저 키스를 했는 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주변 테이블과 수시로 지나다니는 알바들을 전혀 신경 쓰지않고

진한 키스를 수차례 나누었다.

입술이 퉁퉁 불어

신림동 백순대가 될 때까지......


낮뜨거운 장면에 주변 테이블에서 신고가 들어왔는 지

보다못한 남자 사장이 

두 욕정의 노예의 키스를 긴급히 말렸다.

한창 젊은 남녀가 뽀뽀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도 같이 있는 곳이니

고급스킬은 자제해달라고...-_-;;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주변 테이블을 돌아보니

따가운 시선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미 참이슬 각각 3병씩 마시고

영혼을 팔아버린 그녀와 난 더 이상 호프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귀신을 보던 말던 

그건 이미 술에 꼴은 두 남녀에게 다른 나라 이야기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술이 웬수라고

이날 처음 본 그녀와 난 

별 과정없이 물 흐르듯이 모텔로 들어갔다...



역시 '술이 웬수다' 라는 말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만큼이나

세계적인 명언이었다.

-_-



너무 문란하게 보지마라.

한창 피가 끓어오르던 

21살 때 이야기다.^-^;;




아무튼 그렇게 그녀와 침대 위에 폭풍같이 쓰러졌고!

둘 다 불끄고 하는 것을 선호해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장작은 활활 타올랐다.


근데 이 여자...

아니 무슨 전신이 다 성감대인지

1을 주면 반응이 10으로 왔다.

반응 리액션 정말 쩔었다.

박수만 안 쳤지,

반응이 거의 방송국 방청객이었다.-_-;



활화산: 흐읍!

세나: 꺅! 끼아아악~!!! 꺄악~!!!!>ㅁ<



거의 이 수준...

-_-;;;



신음이 거의 헤비메탈 수준이었다.

진성,두성,흉성,가성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다 내주었다.-_-;;



너무 민망해서 

이 여자의 입을 청테이프로 막고 할까?

이 여자의 얼굴을 베개로 깔고 할까?

별의 별 생각을 다 했다.

하는 내내 옆방이랑 복도에 들릴까봐 개난감했다.

나중에 급기야 목이 풀렸는 지

그녀는 머라이어 캐리의 장기!

돌고래 초음파 창법까지 구사하기에 이르렀다.-_-;;


내가 구사할 수 있는 화려한 스킬이 더 있음에도

그녀가 여기서 더 큰 소리를 지를까봐

차마 시도할 엄두도 못내고

답답시럽게 

가장 대중적인 그 한가지 자세로만 

공장 기계처럼 주구장창 진행해나가야만 했다.-_-




※※안다. 주구장창이 아니라
주야장천인 거...
주구장창이 어감이 더 감칠맛나니 이해부탁^^;



아무튼 그렇게 어둠 속에서 

나와 그녀는 캠프파이어 수준으로 장작을 불태웠다.



그..그런데

어느순간부터인가 

등 뒤가 싸늘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민망할 정도로 내내 큰 소리를 내며 반응하던 그녀가

어느 순간부터 아무 소리도 안 내고

통나무처럼 부검실 사체처럼 뻗뻗해져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난 어둠 속에서

또 다시 아까 호프에서처럼 어느 한 곳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그녀의 번뜩이는 눈동자를 보고야 말았다!


씨,씨발...-_-;;;


내 등뒤에 무언가 싸늘함을 더욱 더 느끼고

속으로 씨발을 외친 뒤

내 밑에 조용히 누워있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최대한 떨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활화산: 세나씨...

세나: ......

활화산: 세나씨!

세나: 네...?

활화산: 왜..왜요?
이 안에도 뭐 있어요...?

세나: ......

활화산: 이..이 안에 귀신 있어요...?
저도 지금 등 뒤에 뭔가를 느껴서...
이 안에 귀신 있죠...?

세나: 네.

활화산: (씨,씨발!!!!) ......-_-;;;;



그녀는 5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문 앞에 방 모서리 부분에 기대어

우울한 분위기로 고개를 숙이고 서 있다고 상세히 묘사를 해주었다.-_-;;;

난 그대로 그녀와 결합상태에서 이 이야기를 들었고

아이귀신이 서 있다는 곳을 도저히 뒤돌아 볼 수가 없었다.

나도 등 뒤에 서늘한 무언가를 아까부터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내 몸밑에서 계속 그 남자아이 귀신이 있는 곳 쪽으로 눈동자를 고정한 채

나에게 이 이야기들을 해준 것이었다.-_-;;;



극심한 만취상태였던 난

극도의 공포에 갑자기 술이 확 깸을 느꼈다.

살면서 그렇게 빨리 한 순간에

꽐라에서 정상상태로 돌아와보긴 처음이었다.



그리고 나의 적토마가 오그라들어

한 순간에 초딩 2학년 꼬추로 변하고 있었다.-_-;;;



난 그녀의 몸에서 급벗어나며 

미안한 마음에 양해를 구하듯 말했다.



활화산: 저...저기 세나씨 미안해요.
정말 미안한데... 저 도저히 못하겠어요...
솔직히 좀 무섭네요...

세나: 아! 아니에요. 이해해요.
미안해하지 말아요.
제가 오빠한테 더 미안하죠.

활화산: 전 괜찮아요...
저 먼저 좀 씻을게요...^-^;;

세나: 네, 그러세요.

활화산: 중간에 이러면 안되는데...
저..정말 미안해요, 세나씨.

세나: 아니에요. 이해해요.
신경쓰지 마세요.
전 남친들도 그랬어요.

활화산: ......







쏴아~


난 속으로 씨 발을 연발하며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

만나도 저런 애를 만났지? 라고 하며

내 선택에 후회를 하고 또 후회를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녀가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쟤는 저러고도 신내림 같은 거 안받나...?
저래갖고 어떻게 남자를 만나냐...?
무당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무서움을 감추려고 혼자 중얼거리며

뜨거운 물로 물이 사방으로 튀도록

거세게 몸에 이곳저곳을 닦았다.

그러다 밖에 그녀의 동태가 궁금해서 

잠시 샤워기를 잠궈보았다.

TV소리나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녀는 그새 잠들었는 지 밖은 조용할 뿐이었다.


'자나...? 잠이 오나? 
방안에 귀신이 있는데?!
아! 하긴... 어릴 때부터 매일 귀신을 봐온 여자니깐
귀신이 친구,가족같겠구나.'


난 샤워기를 틀어 샤워를 다시 시작했다...

평소같았으면 샤워 10분 내로 했었을텐데

솔직히 귀신있는 방 안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고,

비눗칠을 하고 하고 또 하고

장시간 샤워를 해야만 했다...





그..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뜨거운 물을 연신 몸에 들이붓고 있는 와중에

어느순간부터인가

화장실 안이 갑자기 서늘해지는 게 아닌가!

신기하면서도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더러운 느낌이었다!


그것도 그 갑자기 찾아온 냉기라는 것이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게 아니라,

화장실 한 구석부분에 냉기가 뭉탱이 져있는 느낌?

온몸에 전율수준으로 소름이 돋았고!

그녀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구석 모서리 부분에 무언가 있음을 강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너무 무서워서 샤워기를 끌 수가 없었다.

뜨거운 물은 계속해서 내 몸 위에 콸콸 쏟아지고 있었지만,

구석에 있는 알 수 없는 뭉탱이 져 있는 냉기에

뜨거움 속에서 서늘함이 동시에 공존되며 느껴졌다.

난 잠시 그렇게 얼어있다가 

떨리는 음성으로 밖에 그녀를 크게 불렀다.


활화산: 세...세나씨! 세나씨!
자요? 세나씨!!!

세나: 네? 저 안 자요!

활화산: 세나씨! 지금 화장실 문 좀 열어봐주실래요...?

세나: 네~?!-ㅁ-



옷을 입고 불렀어야 됐는데

도저히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밝은데서 다 벗은 몸을 그녀에게 보여줘야 됐지만

극도의 공포에 부끄러움을 전혀 느낄 채비가 없었다.

그래도 샤워기는 간신히 잠궜다.




끼익...


화장실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본 그녀는

내가 알몸으로 서 있었음에도

본인도 무언가 느꼈는 지 

그 눈빛에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그런 그녀의 눈빛에서 

정말 이 화장실 안에 무언가 있긴 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살면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무언가를

이렇게 확신해보기는 처음이었다.



난 그 냉기가 서려있는 구석을 떨리는 손으로 가리키며

그녀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활화산: 세..세나씨...
지금 이쪽에 뭐 있죠...?

세나: 네.


씨..씨발!!!

제발 아니라고 말해주길 그토록 바랬건만! T 0 T

그녀는 너무나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태연하게 대답해주었다.


활화산: 그...그 아까 방안에 있던 
남자아이...?-ㅁ-;;

세나: 네.

활화산: ......



그리고 그녀는 한가지 더 말해주었다.

내가 샤워를 하겠다고 욕실 들어갈 때

남자아이가 뒤따라들어갔다고......



-_-;;;;;;;;;;;;;;;;;;;;




요실금이 폭풍같이 찾아오는 극한의 공포를 느낀 난

그녀에게 내가 옷을 다 입을 때까지

절대 딴데 가지말고 문도 닫지말고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으라고 당부했다.

알몸인데도 무서워서 그런가,

그 순간 하나도 안 부끄러운 것이다.


착한 그녀는 정말 내 말대로

화장실 문 앞에 서서는 

내가 몸에 물기를 수건으로 닦고

옷을 입는 전 과정을 모두 다 자상하게 지켜봐주었다.


어릴 때도 엄마 앞에서조차 꼬추 내놓기 꺼려했었던 나였건만...

다 큰 여자 앞에서 덜렁덜렁~

그것도 그날 처음 본 여자 앞에서...

그만큼 공포는 컸다.....-_-;;;;



그녀는 남자아이가 우리가 방안으로 들어오자

다시 방 구석 모서리에 아까처럼 고개를 숙이고 서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녀와의 재붕가붕가는 커녕...

1분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눈감으면 남자아이가 위에서 잠든 날 쳐다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난 그렇게 아침 동이 틀때까지...

다크서클이 면상 3분의 2를 차지할 때까지

침대 위에서 보초근무 서는 군인처럼 각잡고 앉아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귀신보는 게 일상생활인 그녀는

이런 날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밤새 드르렁 드르렁~ 코를 굴며

잔인할 정도로 잠을 잘만 잤다.

아주그냥 숲속에 잠자는 공주마냥 

쳐잤다.-_-



난 그렇게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몇시간을 덜덜 떨며 힘겹게 보냈고,

전철 첫차가 있을 시간이 되자마자

미안하고 매너가 아닌 건 알지만

잠든 그녀를 그렇게 놔두고 

도망치듯 모텔을 나와야만 했다.


밖으로 나와 환하게 아침을 맞으니

밤새 전신을 감싸고 있던 극한의 공포가

점점 사그라들며 안정을 찾을 수가 있었다.

전철을 타고가는 내내 머릿속이 멍했고,

이렇게 도망치듯 나와버리니 

그녀에게 안쓰러움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날 이후 그녀와 난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그녀도 내가 내심 많이 무서워했던 것을 눈치챘던 지

나에게 문자 한통 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오랫동안......




10년이 지났지만...

귀신이 보인다며 귀신을 분주하게 쫒던 그녀의 두 눈동자와

화장실에서 느낀 그 한 곳에 서려있던 

냉기는 지금도 너무 생생하기만 하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어떻게 지낼까 하는 궁금증도 가끔 들기도 한다......







글쓴이- 활화산열혈남아 2010.4.27
출처-http://cafe.daum.net/hwalhwa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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