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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스압)
게시물ID : sewol_453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재씨
추천 : 18
조회수 : 539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5/21 22:11:32

먼저 오유에 이런 좋은 게시판이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 5월21일
진도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간다 간다 하면서 400일을 넘기고 말았네요.
사진이 꽤나 많습니다. 사진과 함께 다녀온 이야기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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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진도까지 134km입니다. 
그곳까지 가는 표를 사는데 400일이 걸렸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이제라도 가게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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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미널을 벗어나 길로 나섰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여기서마저 버스 타고 쉽게 가버리는 것은 마음이 허락치 않았습니다.
22km를 걸어서 가기로 맘먹고 한발 한발 다가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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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노오란 꽃이 예쁘게 폈습니다.
왜... 저는 이 꽃이 이렇게도 슬퍼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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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날씨가 좋습니다. 
초반이라 힘차게 앞으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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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만나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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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이 살아있다면 지금쯤 이런 풍경을 볼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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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라서 진돗개가 여기저기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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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정도 걸으니 4km가 줄었네요.
날씨가 좋다고 좋아했는데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 때문에 얼굴이 익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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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5월의 아름다운 풍경이 좀 힘을 주네요.
다시 한걸음씩 앞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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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이라는 두글자를 따라서 앞으로 앞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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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갓길을 걷는 것은 참 위헙합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고, 열기에 조금씩 지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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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마른 땅으로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희생자들의 가족과 참사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이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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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이 좀 더 걸려서 절반 정도 왔습니다.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프고 슬슬 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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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많이 걸어서 그런지 다리에 무리가 옵니다.
아마도 따가운 햇살 때문에 좀 더 빨리 체력이 다는 것 같습니다.
겨우 이 거리를 오고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서울에서부터 도보순례로 여기까지 오신 분들을 생각하니
지쳐있는 제 모습을 다그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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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핀 민들레가 참 외롭게 보입니다.
다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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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에 가까워질수록 반가운 현수막이 보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담고 있기에 보고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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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공사하는 곳이 많아 흙먼지가 날립니다.
그래도 조금씩 팽목항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이정표가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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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르막길에서 주저 앉습니다.
오늘 날씨가 왜 이렇게 화창할까요;;
이상하리만큼 팽목항이 가까워질수록
마음도... 발걸음도 무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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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습니다.
3km만 더 가면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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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팽목항이 보입니다.
벌써부터 가슴이 먹먹합니다.
자꾸만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막기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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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버스터미널을 벗어난 지 5시간 만에 팽목항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분향소로 갔는데...
한 명 한 명 속으로 이름을 부르다 결국 눈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주머니 한 분이 들어오셔서 애써 울음 멈추고 머물렀습니다.
덤덤한 듯 잠시 계시더니 방명록에 몇 글자 적고 그 아주머니는 떠나셨습니다.
저도 방명록을 적으려고 갔는데...
그 아주머니께서는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셨습니다.
먼저 간 아들에게 몇 마디 적으셨는데... 그걸 보니 다시 눈물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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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를 나와 밖의 풍경을 조심스럽게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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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등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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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하나 읽으면서 마음이 무겁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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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응원 그리고 국가에 대한 메시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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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우체통에 다가섭니다.
제가 준비해 간 것은 세상의 풍경이 담긴 사진들입니다.
너무 빨리 떠나버린 그분들이 분명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 사진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어서 조심스럽게 드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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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팽목항에서 바라다보이는 바다를 보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우리가 잊으면 세상도 잊어버리겠죠.
계속 기억하고 이야기 하면서
진상을 조사하고 진실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부디 희생자분들 모두가 그곳에서 평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긴 글과 많은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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