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책 속에 담긴 밥 먹는 이야기
게시물ID : readers_198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뇌깎는노인
추천 : 2
조회수 : 41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5/23 00:07:15
옵션
  • 창작글

책을 읽다 보면 간혹 음식 먹는 것을 묘사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묘사 방법에 따라서는 별 것 아닌 음식도 괜히 한번 먹어보고 싶게 만드는 느낌까지 들 때가 있어요.
그 중에 기억나는 부분을 좀 적어보고자 합니다.

1. 삼국지연의(나관중) - 술과 고기
삼국지에서는 전장에서 사소한 좋은 일이 있었거나 하면 꼭 군사들에게 술과 고기를 내어 군사들의 배를 불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전장이니 만큼 고기는 간단하게 구워 먹지 않았을까요? 술과 고기를 어떻게 먹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묘사는 나오지 않지만,
술은 고기와 먹는 것이 어울리는 음식이구나 하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배우게 되었습니다.....

2.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빵, 죽, 국, 소세지 등
이 책은 주인공인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묘사한 내용인 만큼 하루에 먹는 삼시 세끼에 대한 묘사가 대단히 상세합니다.
특히 아침에 몰래 남긴 딱딱한 빵 껍질로 다른 식사 시간 때 죽그릇을 싹싹 긁어낸 후 입안에 톡 털어넣는 부분은
제가 갖고 있는 평소 음식습관과도 비슷한 면이 있어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소세지를 씹을 때 그 육즙을 즐기는 장면을 보게 된 후, 저도 이휴에 소세지를 먹으면 눈을 감고 육즙을 음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밥을 혼자 먹을 때는 반드시 책을 보면서 먹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 밥 먹는 부분을 가장 많이 찾아 봤었습니다.
그 덕에 이 부분들만 유독 더러운 건 비밀입니다.

3. 제인 에어(샬롯 브론테) - 빵
이 책은 내용 상 주인공인 제인이 어릴 때 거의 학대 수준으로 학생들을 다루는 교육시설에서 살면서 처참한 수준의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영국 작가가 썼습니다.
정확한 음식의 내용까지는 다 기억나지 않지만 주인공이 말라빠진 딱딱하고 시커먼 빵을 먹는 장면에서,
'상식적으로 어떻게 애들한테 저런 걸 먹으라고 주지;'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중학교 때 읽어서 당시 영국음식에 대한 가슴 아픈 현실을 잘 알지 못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기까지 합니다(...)

4. 희망(양귀자) - 삼겹살
많지 않은 저의 독서 경험 중 이 책에는 삼겹살 먹는 모습을 가장 기름지고도 초라하게 그린 장면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삼겹살을 먹는 인물은 삼겹살을 매우 맛있게 먹고 있으나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의 암울함과, 내용 중간에 사소한 사물에도 일반적이지 않은 묘사를 갖다 붙인 부분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책 내용 중에서도 가장 저열한 모습으로 재창조되어 독자를(저를...) 쉽게 설득시켰습니다.
저는 이 내용을 읽을 때마다 고기를 굽고 나서 프라이팬을 닦은, 식은 고기 기름이 잔뜩 묻은 휴지가 생각납니다.


당장 떠오르는 건 여기까지인데요.
다른 분들도 이런 책에 나오는 밥 먹는 부분에 대해서 기억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