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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
게시물ID : readers_199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묻어가자
추천 : 1
조회수 : 2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25 00: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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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솔직히 말해서,
나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쉽게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내 머리에다.
 
 
 
지긋지긋한 삶은 천 년 이상 지속되었다.
그러나 자살은 법으로 금지돼있다.
처음 자살을 했을 때에는 벌금을 물었다.
두 번째는 더 큰 벌금을.
세 번째는 자본주의가 사라진 시대라서 형벌을 받았다.
지긋지긋하게도 시도했다.
죽음은 모두 다 성공했지만
난 아직 살아있다.
죽기 전까지의 내 기억들로 새로운 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 전의 내 시체는 치워지는 것 같다.
만약 지금 방아쇠를 당긴다면 '나'는 평안을 얻게 되겠지.
그러나 또 다른 '내'가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그러든지 말든지 무슨 상관인가? 나는 '나'만 중요하다.
 
 
 
헌데,
이제와서 나는 '영혼이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발달된 시대에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면 다들 비웃을 것이다.
그치만 그들은 나처럼 많이 죽은 경험이 없다.
난 죽음 기네스 기록 보유자거든.
수없이 죽다보니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죽으면 빛이 온 몸을 감싸고 하늘로 날 데려간다.
그리고 난 우주를 날아가지.
어째서인지 내가 향하는 곳은 항상 명왕성이다.
아직 명왕성에 도달한 적은 없다.
거의 다다를 때 쯤에 지구로 금방 돌아오거든.
그리고 눈을 뜨면 죽은 직후의 상황이다.
난 다시 살아있는 것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형벌 고지서'가 한 장 놓여져 있다는 것뿐.
내게 영혼이 있어서 어차피 다시 살아나게 된다면 자살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난 당분간 무의미한 죽음을 그만두기로 결심하였다.
영혼에 대해 확신하기 전까지는.
...명왕성(pluto)은 죽음의 신, 하데스의 별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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