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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그 심오한 나라
게시물ID : humorstory_4367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꾸리꾸리통통
추천 : 6
조회수 : 62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25 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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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대학교 4학년.

배낭을 매고 어디론가 떠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도 해보고 싶었다. 몇달간 돈을모아 자금을 마련하고 목적지를 선정하기 위한 폭풍검색을 시작했다.
그렇다. 사실 유럽이 가고 싶었다. 무언가 낭만도 있어 보이고, 역사도 깊고.. 무엇보다 그냥 멋져보였다.
쯧..... 자금이 부족했다. 가진돈으로는 유럽에 도착한날 돌아와야 했다.
결국 인도를 택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경험담이 꽤나 신선했다. 
좋아! 인도다.

에어인디아. 이름은 맘에 들었다. 뭔가 인도를 대표하는 항공사 같다.
뽑기 운이 항상 없는 나는, 양 날개를 퍼덕이며 날고 있는 오래된 비행기에 앉아 엄마를 보고싶어하고 있었다. 역시 비행기는 새를 보고 만든게 틀림없었다. 난기류를 지났는지 비행기는 안정을 되찾았고 난 무언가 마실 것이 필요했다. 스튜어디스를 부르는 버튼을 누르고 기다렸다. 저 멀리서 "익스큐즈 미"를 연발하며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보였다. 스튜어디스였다. 그녀의 몸은 나보다 두꺼웠고 그로인해 통로를 지날 때마다 앉아 있는 사람을 배 또는 엉덩이로 치고 다녔다. 그녀의 "익스큐즈 미"가 이해가 되었다. 

자애로운 몸을 가진 그녀는 그 자애로운 몸을 뽐낼만한 배꼽티를 입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옷은 인도 전통옷이다. 아무튼 그녀는 개 짜증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상냥하게 무엇을 도와줄까라고 물었고 난 콜라를 달라고 했다. 그녀는 콜라를 가지러 가기 전에 몇번이고 더 필요한게 없는지 상냥하게 물었고 콜라면 된다는 나의 얼굴을 떠나기 직전까지 쳐다보며, 또 다시 본인을 부르면 너의 허리를 뒤로접어 비행기를 만들어서 밖으로 날려주겠다라는 표정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나는 그에 굴하지 않고 콜라를 시작으로 맥주, 위스키, 와인등 모든 공짜음료 및 술을 마셔댔다. 
한껏 취기가 오른 나는 사나이로 완벽히 변신했다. 몇 시간전 퍼덕거리는 날개로 난기류를 지날때의 겁쟁이의 모습이 이제 아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난 아무 것도 두렵지 않은 사나이 중의 사나.........
도착했다.

뉴델리. 인도의 수도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작은 나라는 수도가 가장 큰 도시인 경우가 많지만 땅덩이가 큰나라의 특징인건지.. 유명한 도시와 수도는 별개인듯 했다. 일단, 공항 화장실에 휴지따위는 없다. 누군가 다 써서 휴지가 없는게 아니라 휴지 거치대 조차 없다.. 명색이 수도인데.... 하지만 나에겐 갓난아이의 뽀송한 엉덩이를 위한 물티슈가 있었다. 
사실 첨 써본다. 화장실 휴지를 겹쳐서 쓰면 내 엉덩이의 굴곡과 잘 닦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 아니 알 수 없었다. 난 물티슈를 아끼고 싶은 마음에 한장씩 사용했고 그 결과... 힘 좋은 나의 손가락이 어린아이용 물티슈따위를 뚫고 나의 몸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동안 휴지를 아껴쓰지 않은 나를 반성해본다. 
휴지조차 없는 화장실이지만 각 칸마다 수도꼭지가 달려있다. 누군가 나의 상황을 예견한고 있었던 것 같다.

공항에서 미리 예약한 호텔(이라 쓰고 게스트 하우스라 읽는다)에서 나온 가이드를 만나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인도의 향ㄱ..냄새가 난다. 그때를 회상하며 글을 쓰니 노라조의 카레라는 음악이 떠오른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내 기억에 인도 어느 음식점에도 카레라는 음식은 없었다. 왜? 모든 음식에 카레가 들어가니까...

차에서 내려 숙소로 걸어 가는 길은 정말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이런 상황은 겪어 본적도 앞으로 겪을 일도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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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이 좋다면 계속 써보겠습니다.
꾸벅.
출처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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