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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막내 쉐프의 초이스
게시물ID : cook_1526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우쇠
추천 : 23
조회수 : 1209회
댓글수 : 48개
등록시간 : 2015/05/27 02: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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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오유하는 소방관입니다.
 
소방관들은 야식을 먹는 경우가 많아요.
 
주간근무 할때는 안 그렇지만, 대개 야간 근무가 걸리거나 당번 근무인 날은 거의 빠짐없이 야식을 먹습니다.
 
 
이건 센터마다 틀린데, 귀찮다고 돈 모아서, 혹은 사다리를 타서 야식을 배달 시켜 먹는 센터가 있는가 하면..
 
우리 센터 같은 경우에는 직접 만들어 먹습니다.
 
 
어떤 날은 떡볶이, 어떤 날은 짜파게티, 어떤 날은 쫄면 또는 비빔면,
 
두부김치, 계란말이, 토스트피자 등등..
 
 
보통 이런 야식 쉐프는 요리의 재능이 있는 사람이 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센터 막내가 맡습니다.
 
우리 센터도 28살 먹은 신입 막내가 야식 쉐프입니다.
 
 
다행인게 이 녀석이 요리 하는 것도 좋아하고, 나름 센스가 있는지
 
요리 레시피 보고 곧잘 따라합니다.
 
 
한동안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맨날 떡볶이 라면 무한반복하다가...
 
얼마전부터는 마리텔의 백주부님, 냉부해의 김풍에게 무한한 영감을 얻어서 레파토리가 다양해 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백주부님과 김풍의 레시피는 막내가 딱 처음 보고 따라해도 정말 그럴싸한 맛이 난다는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센터에서..
 
어제 대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야간 근무라 대기 중이던 대원들이 냉부해를 재밌게 보고 있었죠.
 
 
보통때 같으면, 무조건 김풍 레시피가 그 날의 야식 메뉴였을텐데...
 
막내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맙니다.
 
 
그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우연찮게도 식재료 중에 꽁치캔이 남아 있었던 것...
 
 
그 녀석은 정말 레시피를 충실하게 복원해 왔습니다.
 
차라리 뭔가 변형을 가했다면 이 정도 참사는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는데..
 
막내는 되도록 충실하게 레시피를 모방한것 같습니다.
 
 
 
저는 한입 먹자마자 내려놓았습니다.
 
센터장님은 한입 먹고 심하게 기침을 하셨습니다.
 
그외에 다른 부하직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막내는 우리들 눈치를 보다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는지 안절부절 못 했습니다.
 
 
배고프다 야식 언제 완성되냐고 노래를 부르시던 센터장님은 갑자기 배가 부르다 하십니다.
 
다른 부하직원들도 막내야 많이 먹어~를 시전했습니다.
 
 
막내는 거의 울다시피 하며 그 음식을 입에 꾸역꾸역 넣었습니다.
 
저도 자리를 뜨다가 어린 막내가 불쌍해 보여서 남은거 2개를 먹었습니다.
 
 
아침에 교대해서 퇴근하고 러닝을 하는데 속이 울렁거려서 화장실에 가서 토했습니다.
 
괭이 갈매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어떤 쉐프님의 잔상이 환영처럼 아른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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