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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나는 폭군이었다
게시물ID : lovestory_739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관디
추천 : 2
조회수 : 6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27 1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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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우리 집안의 실권은 모두 아내가 쥐고 있고

나는 힘이 없다고 강변을 해 왔다.

.

아내는 그 말을 꺼꾸로 들으면 된다고 했다.

.

내가 우리집의 실권은 아내가 쥐고 있고 

나는 힘이 없다고

이야기한것은 이유가 있었다.

.

그것은 경제적인 관계를 모두 아내가 하기 때문이다.

.

모든 금융관계, 현금 관리, 재 테크 등등 모두 아내가 하고

나는 보고만 받고 있는데...

.

(나는 나의 자산이 어디에 얼마가 있고 하는것을 모른다.

돈을 찾을줄도 모르고, 송금할줄도 몰라 

아내가 항상 이 일들을 하고 있다.)

.

동 사무소에서 나의 인감 증명서를 뗄때 

아내는 나의 인감 증명서를

마음 놓고 떼는데

.

정작 본인인 내가 인감 증명서를 떼러 가면

정말 본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눈으로 보며 여러가지 확인을 한다.

.

(아내는 하도 자주 가기 때문에 동 사무소에서는 아내를

잘 알아 그냥 발급해 주는데 나란 사람은 잘 모른다.)

.

금융 계좌도 내 명의로 된것을 아내는 자유로이 이동을 하고...

(나는 은행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하는것도 잘 할줄 모른다.)

.

이래저래 나는 집안에서 아무 실권이 없다고 하고

.

아내는 돈을 쓰지도 못하면서 

사무장 역활만 하고 뛰어 다니기만 한다며

힘이 든다고 토로하고 있다.

.

그래도 나는 경제권이 당신에게 있고 

나는 당신에게서 용돈을 타 쓰니 

당신이 더 힘이 있는 사람이라고 항상 이야기 해 왔다.

.

그런데 지난 구정 연휴때 둘째 아이가 왔을때 였다.

.

그날도 여전히 나는 둘째 아이이에게 

.

"아빠의 힘 없음"을 

농담 같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

" 00 아! 아빠는 우리 집안에 힘이 없어. 

  경제권은 모두 엄마가 가지고 있고 

  아빠는 엄마에게 용돈을 타 쓰거던. 

  그러니 엄마가 더 힘이 있는것 아니야?"

.

했더니 

.

아내는

.

" 나는 돈 관리만 하고 있고 당신은 하고 싶은것 마음대로 하고

  나는 심부름하며 힘든 일만 하고 있잖아요.

  나도 집사 노릇 안하면 

  바쁘게 뛰어 다니며 신경 쓸것 없이 편하게 지낼텐데... 

.

  당신은 하고 싶은것은 항상 다하고 지내면서

  말만 그렇게 해요."

.

옆에 있던 둘째 아이가 이야기를 듣더니 말했다.

.

" 아빠!! 집안에 실권이 있다는것은 3가지가 모두 갖추어 져야해!! "

.

" 3가지?? "

.

" 응. 3가지."

.

" 그런데 3가지가 뭐니? "

.

" 경제권외에 한가지는 채널 선택권. 

  나머지 한가지는 메뉴 선택권.

  그런데 엄마에게 그런것이 있어?? "

.

가만 생각해 보니 나는 결혼한후 33년 동안 

한번도 아내가 보고 싶은 TV 채널을 보도록 한적이 없다.

.

집에 들어 왔을때에 아내가 00 프로를 보고 있으면 

나는 당연히 내가 보고 싶은 채널로 돌린다.

.

주로 "내셔날 지오그래픽"이나 "야구 채널"이다.

.

아내는 보고 있는 채널을 내가 돌린다고 

한번도 불만을 표한적이 없다.

.

내가 TV 채널을 선택해서 보고 있으면 

아내는 어떨때는 조용히 방 밖으로 나간다.

.

TV를 보다가 내가 잠깐 방 밖으로 나오면 

아내는 주방에 있는 조그마한 손바닥 만한 TV를 

서서 보고 있는것을 여러번 목격한 일이 있다.

.

그럴때도 지금까지 크게 미안해 하지 않았다. 

.

.

메뉴 선택권은 어떨까?

.

아내와 나는 식성과 음식 취향이 다르다.

.

나는 고기와 중국 음식 이런것을 좋아하고 

.

아내는??? ...

.

아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40년 가까이 알면서 살아 왔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아직까지 잘 모른다.

.

"식사를 무엇으로 할까?"

.

이러면 아내는 항상 내가 무엇을 먹고 싶은지, 

그리고 거기로 가자고 한다.

.

체구가 있는 나와 날씬한(?) 아내는 식성이 다르다.

.

그런데 아내는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기가 먹고 싶은것을 이야기하며 

그리로 가자고 한적이 없다.

.

" 당신은 이런것 좋아하지 않잖아. 

  오늘은 당신 먹고 싶은곳으로 가자."

.

이렇게 이야기해도 

아내는 자기는 모든것을 다 좋아하니 괜찮다며 

항상 나에게 양보한다.

.

(미안해서 집으로 들어 갈때 가끔씩 오뎅을 잘 사가지고 간다.

요즈음은 가까운 포장 마차가 없어 이것도 줄었지만...)

.

둘째 아이가 이야기한 것을 생각해 보면 

집에서 내가 힘이 없는것이 아니라 

가히 폭군 수준이다.

.

그런데도 아내는 내가 일하는것이 힘들것이라며 

지금까지 잘 참아 왔다.

.

앞으로는 내가 실권이 있느니 없느니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아야겠다.

.

그런데 둘째 아이는 

자기 부인에게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 보아야겠다. ㅎㅎ 

.

오늘 저녁에는 아내가 좋아하는 밀감을 사가지고 가야겠다.

.

.

...................

.


출처 다음 , 미즈넷, 유부남 희노애락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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