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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금연 관련 글 보니까 아빠 생각나요.
게시물ID : freeboard_8753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amesMcAvoy
추천 : 0
조회수 : 1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28 09:17:53
저 어렸을 적에 아빠는 담배를 피우셨어요.

저는 8살? 9살? 때부터 아빠한테 담배 피우지 말라고 했어요. 그거 왜 피우냐고. 아빠가 담배 피울 때마다 옆에서 피우지 말라고 하고 아빠가 베란다에 나가려 하면 문 밖에서 아빠 담배 피우나 안 피우나 감시했던 게 생각나요.

그래서 아빠는 담배를 끊으셨어요. 이제 아빠한테 안기고 가까이 붙어 있어도 담배냄새가 안 나서 좋았어요.

당신께서 담배 피운 걸 마지막으로 본 게 10년 전? 이었으니까....

저는 그래서 아빠가 금연에 성공한 줄 알았어요. 역시 우리 아빠 이러면서 친구들한테 우리 아빠는 술도 담배도 안 하셔! 하고 자랑도 했어요.

그런데 2년 전에 아빠 건강검진 결과가 나온 종이를 봤어요.

폐? 흡연여부? 인가 그쪽에 '흡연'이라고 적혀있더라고요.

머리가 띵했어요. 화나진 않고 그냥 멍했어요.

생각해 보면 이상하긴 했어요. 차에서 담배가 나오질 않나 세탁기를 돌렸는데 담배 한 개비 때문에 온 세탁물이 망가지지 않나... 아빠가 어찌어찌 넘어가긴 하셨는데 그걸 보니까 의심 같은 게 다 아귀가 맞아떨어지더라고요.

저는 거의 8년을 속았어요. 동생은 아직도 아빠가 흡연자인지 모를 걸요.
  
대놓고 물어보진 못했어요. 대신에 약간 지나가는 말처럼 힐난하듯 물어보긴 했어요. 뭐라고 했는진 기억 안 나지만... 아빠가 아무 말도 못하시더라고요.

신기한 게 저는 10살? 11살? 이후로  아빠한테서 담배냄새를 아예 못 맡았어요. 제가 비흡연자라 담배냄새에 민감한데... 물론 초중딩때 피씨방에서 10시간씩이고 앉아 있긴 했지만 고딩때는 주말에만 갔고 지금은 아예 안 가거든요.

지금도 아빠한테선 담배냄새가 안 나요. 끊으셔서 냄새가 안 나는 거였으면 좋겠어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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