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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타서 자게에 써보는 냉면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8942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금가루소년
추천 : 1
조회수 : 29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6/05 16: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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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바로 본론 들어갑니다.

냉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평양냉면입니다. '냉면'이라 불리는 음식의 원류이자 물냉의 대표이기도 하죠.

평양냉면은 메밀로 만든 국수에 고기 육수와 김치국물을 섞은 국물을 담아 아주아주 차게 먹는 평양 대표 음식이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이렇게 찬 국수는 없다고 할 정도로 말도 안되게 찬 국수죠.

이 국수만큼 찬 평안도 지방의 기후가 메밀국수를 만들어냅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실패하기 일쑤인 다른 작물과는 달리 메밀은 그냥 땅에 던져놓기만 해도 쑥쑥 자랐습니다. 이걸 수확하여 가루로 내고 반죽을 해서 국수를 내린 후, 국물을 부어먹은게 평양냉면의 시초가 되겠습니다.

국물을 만드는 것에도 유래가 조금 다른데, 원래 국물이 많은 평안도 지방 김치의 국물만 부어먹었다는 설과 이 고기 저 고기 할 것없이 다 써서 만들어 먹었다는 설, 평양지방에서 유명했던 평양우를 써서 육수를 우렸다는 설이 있지만 현재 상품화된 평양식 냉면은 소고기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섞은 것을 따른다고 하겠습니다.

본래는 육수만 썼다가 김치국물을 조금 섞어봤더니 더 맛이 좋아서 이렇게 굳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했던 평양냉면도 이 과정을 따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 가정집에서는 김치 국물만 부어먹었다고도 합니다. 육수를 내는 것도 일단 고기만 있으면 다 썼다는 걸로... 정형화된 조리법이 소고기 육수에 김치국물이란 정도만 알고 계심 될거 같아요.(사실 이게 평양냉면이 가장 널리 알려진 냉면이 된 원동력.)

이 평양냉면은 조선시대 때도 유명하다가 일제시대 때부터 남하하기 시작하면서 그 명성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서울 주변에서만 주로 팔렸다고 하고요.(고기 육수가 들어가니..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전국적으로 퍼진 것은 6.25 이후 실향민들에 의해 보급된 것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진주냉면은 제가 알기로 완전히 실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진주냉면이라고 하는 것은 복원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마저도 완전치 않고 국수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전수된 바가 없다고 합니다. 만드는 법이 상당히 복잡하고 절차도 까다로워서 복원된 후에도 몇번이나 실전될뻔 했다고 하니... 그 맛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게 한스럽네요. 그래서 지금의 진주냉면은 이름만 같은 다른 음식으로 봐야한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현재는 주로 해물로 육수를 낸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전통적으로 '냉면'이라 불린 음식이고요. 이후에 나올 함흥냉면은 약간 궤가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함흥냉면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회국수에 가깝습니다. 고기로 유명한 평양에서 각종 고기를 고명에 얹었다면 해안가에 주로 모여살던 함흥지방은 회나 식해 등을 고명으로 사용했습니다. 여기에 추운 날씨를 견디고자 매콤하게 양념을 하였죠.

국수의 성분도 완전히 다릅니다. 강원도 북부 동북지방은 메밀조차도 자라지 못할 척박한 환경이었는데요. 그래서 국수의 재료도 감자 전분이었습니다. 현재 감자 전분 대신 고구마 전분을 주로 쓰고 있는 이유는 남한의 감자가 북한의 감자처럼 전분에 찰기가 충분하지 않아서 랍니다.(근데 이마저도 요즘은 고구마 함량이 상당히 낮아진 걸로...) 즉 제대로 된 함흥냉면은 감자 전분을 주 원료로 한 회국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함흥냉면은 그러나 사실 정형화된 레서피가 있지 않습니다. 지역에 따라서 워낙 조리법이 달랐기 때문인데요. 평양 → 경성으로 오면서 조리법이 확립된 평양냉면이나 조선시대부터 조리법이 엄격하게 관리된(너무 엄격해서 실전된... ㅠㅠ) 진주냉면과는 달리 함흥냉면은 산 하나 넘어가면 다르고 옆동네엔 또다르고.. 했던 겁니다. 실제로 함흥지방이라고 전부 비벼먹던 것도 아니고 국물을 부어먹던 조리법도 있었습니다.

이게 현재처럼 정립된 것은 6.25 이후 남한에 자리 잡은 실향민들이 널리 퍼진 평양냉면에 자극을 받아 정착시킨 함흥의 회국수를 '함흥냉면'이라 부른 것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사실 그렇게 찬 국수도 아니...) '냉면'으로써의 역사는 세 냉면 중 가장 짧다(젊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것이 비빔냉면의 시작입니다.


요즘은 조미료를 쓰네, 고명으로 뭘 얹네에 따라서 좋은 냉면집, 맛있는 냉면집, 가면 돈 아까운 냉면집 등등 여러 전문점이 많은데요. 언젠가는 정말 원조집에 가서 제대로 맛을 보고 싶네요. 그리고 국물을 직접 우려내는 집엔 반드시 수육이나 직접 빚은 만두 같은 다른 음식과 같이 팝니다. 고로 냉면 + 숯불구이 조합만 유명한 집은 국물을 직접 내지 않는다는거....
 

3줄 요약
1. 물냉면은 맛있다.
2. 비빔냉면도 맛있다.
3. 물냉면이 더 맛있다.

ㅌㅌㅌ 
출처 제 머리. 틀린 내용 있을 수 있어요. 댓글로 수정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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