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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의 근원은 병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게시물ID : mers_111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2
조회수 : 52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6/17 13:57:18
"계획에 따라 일이 진행된다면 아무도 겁내지 않아. 그게 아무리 끔찍한 계획이라도 말이지. 내가 만약 내일 갱단 몇이 총에 맞을 거라거나 군인들이 잔뜩 죽을거란 소릴 언론에 떠벌려도 아무도 겁내지 않아. 왜냐면 그건 모두 계획하에 일어나는 일이니까. 그러나 내가 늙고 하찮은 시장 한명이 죽을거라 말하니 모두들 미쳐버렸지. 무정부 상태가 되거나 기존 질서가 뒤집어지면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

다크나이트에 나오는 조커의 대사입니다. 병원에서 하비덴트를 투페이스로 타락시키는 장면에서 나왔죠.

정부에서는 자꾸 말합니다. 정부의 그 뻘소리에 혹한 사람들도 자꾸 말합니다. 메르스 그거 겁나는 병 아니라고.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지금 전혀 이 문제의 초점이 어디 있는지 잡지 못하고 있는겁니다.

메르스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무서운 병이 한국에서 발병했더라도, 예를들어 에볼라 같은 무시무시한 치사율의 병이 발병했더라도 정부가 그것을 완벽하게 제어하고 철저한 계획하에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의 공포는 금방 없어질겁니다. 아무리 무서운 병이라도 철저한 통제와 계획하에 놓여 있다는 말이니까요.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덜 무서운 병일지라도, 누군가의 표현처럼 '중동 감기'에 불과한 병일지라도 통제와 제어와 계획을 벗어나 제멋대로 번지고 있다면 국민은 공포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이 두려워하고 혼란에 빠지는 이유는 그 병이 얼마나 무서운 병이냐 하는 점이 아니에요. 전염병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이 '무정부 상태'가 두려운 것이죠.

정부의 존재 의의는, 존재 의미는, 존재 목적은 오직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막대한 세금을 내고 여러 의무를 다 해가며 정부를 만들고 유지해온 겁니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발생했을때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그 위협에 대해 아무런 계획도 통제도 해내지 못한다면 그 위협의 크기나 경중에 상관없이 국민이 혼란과 공포에 빠지는게 당연한겁니다.

'메르스가 무서운 병 아니다'라는 말의 뒤에는 '별 무섭지도 않은 병을 겁내는 멍청한 국민'이라는 전제가 숨어있습니다. 누가 진짜 멍청한 걸까요? 거꾸로 묻고 싶습니다. 국가와 정부의 존재 목적을 알고 있다면 그런 소리 하지 못할겁니다. 메르스 공포의 핵심이 이 병이 진짜 어마무시하게 무서운 병이라 그런게 아니라 전염병이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있다는 것을 모르니까 그런 소리 하는 겁니다.

정부가 메르스 공포를 잡고 싶다면 메르스 유언비어 유포자를 잡을게 아니라, 딱 한가지만 하면 됩니다. 진짜로 메르스를 잡으면 돼요. 통제하에 딱딱 체계적으로 제어해내면 공포도 자연스레 없어질겁니다. 그런데 그걸 못하니까 다들 불안에 떠는건데 어딜 감히 지금 국민을 멍청이로 몰면서 겁내지 마라 가르치려 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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