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언저리쯤?

 

한창 영화인을 꿈꾸던 20대 초반 정도에 운 좋게 상업 영화 연출부 막내로 들어가게 된 적이 있습니다.

 

말이 막내지 급여도 없는 어시스던트였고 감독님이 차비라도 주시면 그저 감사합니다. 열정페이로 일을 하던 시절이었죠.

 

 

 

 

그 영화가 지태형이 주연이었던 영화였는데...

 

크랭크인 하기 전 사무실로 미팅하러 오신 지태형을 처음 뵈었을 때 인상은 뭐 그냥...

 

다른 인종..

 

 

키도 엄청 크고 어께깡패에 얼굴은 어찌나 작은지...

 

 

여튼 엄청 강렬했던 인상이 아직 남아 있네요.

 

 

 

 

그리고 고사 지내고 한 뒷풀이 회식에서 처음으로 같이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200명이 넘는 스텝들에게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술을 따라주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하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습니다.

 

 

계속해서 테이블에 술을 가져다 나르던 저와 제작부 막내 형까지 술자리에 앉혀서 고기도 직접 구워주고 술도 따라주시더군요.

 

 

제 소주잔을 채워 주시면서 이름도 물어보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도 그러시고 여튼 뭔가 엄청 감동적이었습니다.

 

지태형은 그때도 대스타였는데... 아무도 신경 안 쓰는 막내들한테까지 그렇게 하시는 거 보니 좀 대단한 느낌이었어요.

 

 

 

 

전 그 영화 참여하다가 제작비 부족으로 중도 탈락 되긴 했는데

 

여튼 호구형 만큼 미담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인상이 참 좋은 사람 중 하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