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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인형-초딩 때 끄적였던 글 좀 수정해 봄
게시물ID : panic_810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바르휴
추천 : 2
조회수 : 76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6/22 19: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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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 난 곰인형이에요. 내가 겪었던 일을 얘기해 줄게요.
난 어느 한 공장에서 만들어졌죠. 더럽고, 냄새나고... 음,그닥 이야기하고 싶지가 않네요.
어쨌든 그리고 바로 갑갑한 트럭에 친구들과 함께 갇혀서 어느 한 인형가게로 팔려 나갔어요.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든 좁은 비닐 속에 사람들의 눈요기 거리가 되어...
 
어떤 남자가 저를 데려가 수술을 시켰어요.
그걸 인간들 말로 뭐라더라...아,맞다! 안구...이식이었나? 또 귀도 새로 달았는데...쩝
어쨌든 그 남자는 제 옛날 공장에서 만들어졌을 때의 눈을 잔인하게 빼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살짝 네모진 눈을 억지로 끼워넣었어요.
끝 부분은 나름 윤이 났는데... 귀도 달았는데 역시 살짝 딱딱하고 차가운 금속기계같은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저는 아주 좋고 선명한 시력과 청력을 얻었어요.
그런데 세상을 넓게 보기도, 세상을 넓게 듣기도 전에 그 남자(주인이라 할게요)가 어떤 여자에게 저를 선물했어요.
상자는 너무 갑갑했어요. 너무나도.
 후아!상자에서 벗어났어요. 주인님의 수술 덕에 전 시력과 청력이 좋아지고, 주인님은 제가 보는 것과 듣는 것을 공유하여 볼 수 있어서 좋죠.
왜 제가 보는 걸 주인님도 보고 싶어하는지...왜 제가 듣는 걸 주인님도 듣고 싶어하시는지...

 여자의 방은 너무 좋았어요.
며칠 동안을 거기서 행복하게 지냈죠.
그런데 어느 날, 그 여자가 갑자기 제 눈을 살짝 뜯어보고는 엄청 놀란 표정을 지었어요.
막 비명도 지르던데, 카멜레온이라나?
어쨌든 첫 글자는 카메...ㄹ였어요.

그리고 칼을 들고 절 죽이려고 했어요! 아...
아니, 난 생명이 없으니까...찌르려고 했어요!물론 찔렸습니다ㅜㅜ
뭐, 찔렸어도 아직 자의식은 계속 남아 있어요. 생물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저의 눈이 고장...아니 덜렁덜렁해졌어요.
 아무것도 못 봐요.물론 공장에서 처음 만들어졌을 때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주인님이 새 빛나는 눈을 주신 뒤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하던가?)
그 눈 없이는 못 살것 같거든요.
 
 아득히 들려오는 주인님의 웃음소리(언제 오신겨?), 물 튀기는 소리(약간 더 끈적한 소리가 났지만...), 그리고 여자의 비명소리...(내 눈이 그렇게 꼴보기 싫었나)눈 안보이는게 이런게 안 좋은지 몰랐네요.
 
 유후! 역시 주인님은 손재주가 좋으셔. 다시 시력,청력을 되찾았어요!
어? 전화 하시네. 처음 듣는 여자의 목소리. 화기애애하네요.
어...어?뭐지?
 
 으악! 너무 갑갑해요...또 상자인가?
어두워요. 무서워서 여러분과 여태껏 얘기를 했죠.
후아!드디어 빛이 보이네요. 잉? 내 손에...피?
 
 
<끝>

 
출처 나의 먼지나는 옛 공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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