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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게님들 저녁은 드셨나요?연평해전 보고 왔어요
게시물ID : car_669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deNameK
추천 : 1/9
조회수 : 907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5/06/28 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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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연평해전보고 왔어요

09년 2월 2일날 해병대 입대해서 백령도 K9 야전포병으로 만기전역 했습니다

휴가가려고 생일날에 맞춰서 휴가를 잡았었는데

천안함 폭침사건이 일어났어요

당시에는 6여단에 백령도와 연평도만 K9이 있어서

조명탄을 엄청 많이쏘고 마지막 포구안에 시간장입해서 탄을 하나 집어 넣었었어요

하지만 그 덕에 당시 포반장이었던 반장님이 크게 혼났어요

그거 날렸으면 전쟁이었으니까요 제가 당시 상병 갓 달았을 때인데

선임이 휴가를 가서 제가 사수를 했었어요 그것도 포대의 기준이 되는 기준포에서..

반장님이 혼나는 걸 보고 엄청 화가 났었어요 하라는 대로 했는데

그리고 1기수 선임이 전역하는 날 저의 전역이 일주일남았었고

오전에 선임이 배를 타고 인천으로 나갔어요

오후에 실 사격 훈련을 진지에서 하고 있었는데 통신병이 뛰어오더니

연평도에 포탄 떨어지고 있다고 실사격 준비하라고..

그래서 제가 해병대 전역 막기수라 이제 요놈들이 장난치는가보다하고

가라그랬는데 무전기로 실상황 뜨더군요

그대로 중대복귀해서 전역하는 날까지 포상에서 큰 김치통?같은 곳에

이것저것 비벼서 올라오는 아침점심저녁 먹었어요

응가마려우면 야전삽들고가서 포상뒤에서 일보고 닦고 땅에 묻었어요

그렇게 일주일을 포상에서 지내고 전역신고를 포앞에서 했어요

중대장님도 행정관님도 다른 부사관분들도 차마...

배타고 나오면서 탄 맞을수도 있으니까요

당시 연평도에 있던 제 동기얼굴에 탄 파편이 튀어서 인천에서 봤을때

잘생긴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어요

동기들끼리 또 울었어요

우리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 20대에 나라지키러가서 니 얼굴 그렇게..

같이 포병 후반기교육 받을때 포항에서 엄청 잘생기고 그런 아이였는데

근데 누굴 탓해야 할지 누굴 원망해야할지 몰라서 아침에 울면서 헤어졌어요
 
우리 엄마아빠 저 군대갈 때 새벽에  일어나서 악수만하고 보냈는데

전역하고서 엄마가 땅을 치면서 우는 모습을 보고 같이 울었어요

백령도에서 배타고 5시간을 나와 인천에서 다시 지하철타고 서울역가서

ktx타고 대구내려와서 대구역에서 엄마가 울었거든요

멋지게 신고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울어서 같이 울었어요

옆에 있던 아저씨 아줌마들이 제 명찰보더니 섬에서 왔냐고

수고했다고 돈 쥐어주시던데..못받겠더라구요

한달 병장월급 십만원도 안됬었어요

그걸로 제가 일이병상병때 선임들이 후임들 사주는 것처럼

다 사주고 차비만 들고 나왔어도 그 분들이 주시는 건 못받겠더라구요

연평해전 당시 우리는 월드컵을 보고 있었죠

저는 솔직히 다른 사람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크고 작은 일들을

수없이 겪고 나니 당시 그 분들도 제 나이밖에, 그리고 저의 아버지나이거나

좀 더 어리거나..

영화보면서 엄청 울었어요 같이 보던 남자분들중에 20대 30대분들도 같이

울었어요 왜 울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그냥 펑펑 울었어요

영화가 끝났어도 자리를 못 떴었죠

제가 차게에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차게에서 주로 서식하거나와

거의 모든 분들이 남자라는 점 때문이에요

성차별이 아니라 공감하는 분들이 있을까해서요

성평등 군가산점 다 좋아요 없어도 되요 근데요..

나라지키려고 20대중에 2년을 갔다온 사람들을 알아주지는 못해도

무시는 안했으면 좋겠어요..군대가 대수냐 벼슬이냐 이런거 말구요

그냥 다녀왔으면 수고했다 한마디만 해주세요

군바리다 냄새난다 이런거 말구요..

2년을 버리느냐 아니면 배우고오느냐는 개인의 차이니까 뭐라안하겠지만

저같은 경우는 가서 개념잡고 온 사람이라 더더욱 그러네요

혼자서 쏘맥에 치킨하고 있어요

먹다가 영화생각에 또 울컥하네요

미안합니다 그때 너무 어려서 당신들을 지켜주지 못했고

군대가선 나의 전우들을 지켜주지 못했어요 정말 미안합니다.. 
출처 비루한 나의 뱃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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