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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입니다.
게시물ID : animal_1332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뿌
추천 : 1
조회수 : 19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30 04:12:05
 
 
 
 
 
심장사상충 예방주사는 다들 맞추셨나요?
 
잠시 1년간 저와 떨어져서 산 강아지, 사상충 예방주사를 맞추러 간 날, 일단 면역체가 남아있는 지 확인하자며 확인했던 그 날.
생각없이 친구들과 놀고 있던 늦은 시간에 동물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아이가 사상충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늦은 시간이었기에 내일 뵙겠다고 말씀 드리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갔어요.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저를 반겨주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까 더 미안한거에요.
평소라면 집에 오자마자 놀아줬을텐데, 침울하게 있으니까 제 나름대로 위로를 하려고 하는 것 처럼 끙끙대며 계속 저에게서 눈을 못 떼더라구요.
너 때문이라고, 괜히 아이한테 신경질을 냈어요. 그래도 아이는 여전히 내 옆을 떠나지 않았어요.
 
 
 
 
단 1년일 뿐이었어요. 제가 아이를 돌봐주지 못했던 건.
그런데 아이가 아프다고 하네요.
 
왜 더 빨리 가지 않았을까, 왜 예방약은 또 먹이지 않았을까.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라 조금 방심했었던 것 같아요. 예방주사만 맞추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그 안일한 생각때문에 아이가 무서운 병에 걸렸어요.
오늘 여러 검사를 받는데 가슴이 아팠어요.
 
흔히 말하는 사상충 감염의 증세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기침, 식욕저하, 운동을 하기 싫어하기 등.
그런데도 오늘 엑스레이를 찍고 여러가지 검사를 해보니 꽤 많대요. 우심장 한쪽이 살짝 비대해진 것이 보였어요.
의외로 충체가 많아서 주사치료를 할 때, 다른 아이들보다 급사할 확률이 높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들으니 수의사님 앞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나더라구요.
내가 좀 더 빨리 병원에 데려왔더라면, 좀 더 빨리 예방접종을 하려 했었다면.
 
더 나아가 왜 사촌언니는, 아이를 데려가서 제대로 케어해주지 못했었나. 부터 시작해서 모든게 원망스러웠어요.
사실은 내가 제일 잘못한건데. 내가 무신경했고 안일했기 때문에 아이가 아프게 된건데.
 
이제부터 한 달간을 약을 먹어야 하고, 한 달 뒤에는 가장 위험한 주사를 맞아야 해요.
아이가 약을 먹고 기운을 잃은 모습을 보니까 괜히 오지 않은 미래가 두려워지더라구요.
 
약으로도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주사는 어떻게 견딜까.
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잘못되어 아이가 죽으면 어떡할까.
네 죽음 앞에서 나는 견딜 수 있을까.
 
머리를 털어내고, 잘 될거라고 수도 없이 기도해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어요..
마음이 너무 허해요. 아직도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는 우리 아이, 치료때문에 케이지 안에서 운동제한을 해야한다는것도,
약을 한 달이나 먹어야 하는 것도, 위험한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도, 너무너무 마음이 아파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땐 정말 늦었다, 라는 모 개그맨의 말이 뼈저리게 다가오는 새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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