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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끈덕끈덕한데 군시절 무서운 이야기나 풀어봅시다.
게시물ID : military_565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3
조회수 : 123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01 10:26:19
그 전까지 귀신이 어딨어ㅋㅋㅋ라며 살던 내가
귀신이란거 있을지도 몰라...라고 느끼게 된 일임.
(요즘에는 쓴 기억이 없는데 결제됐다고 날라오는 카드명세서를 보며 
귀신이 있을지도 몰라...지름신ㅎㄷㄷ 이러며 그들의 존재를 느끼고 있음)


기상악화되서 원래 나가던 초소대신 쪼~아래 초소로 근무지가 변경됨.
진짜 비가 미친듯이 퍼붓던 날이었음.

원래 근무는 밀어내기 근무인데 
기상악화로 고정근무로 바뀌면서 
내 근무는 새벽 중번 02~04시 근무로 바뀜.
이거이거 짬딸리는 내가 사수겠군ㅋ 하고 수정된 작전명령서보니, 맞고참이 사수, 내가 부사수...

잠이 깊이 들려는 찰나에 기상해서 경계나감.(새벽중번극혐-_-)

어쩌다 한번 들어가는 초소이다보니 휴양시설이 미비하고 
산을 깍아만든 곳에 있는 초소라 흙탕물이 초소로 다 흘러들어와서 어디 앉지도 눕지도 못함.
그래도 워낙에 친한 맞고참이라 널널한 분위기에서 둘이 신나게 EDPS를 풀며 
고라니 멧돼지도 안 올...철책 너머 국도에 어쩌다 한대씩 지나가는 차들 보며 시간을 보냄.

그렇게 근무교대시간이 슬슬 다가 올때쯤...
귀신이야기를 함.

원래 몇년 전만 해도 이 초소가 야간경계때 점령하는 기본초소였는데,
근무자들이 하도 귀신이 많이 나온다고 그러자, 
그때 당시 중대장이 개소리말라고 일부러 귀신나온다는 비오는 날로 골라서, 
혼자서 야간경계투입때부터 철수때까지 있어봤다고 함.
그리고 며칠 후, 다른 초소를 점령하라고 근무지가 바뀌었다고 함.
이 초소가 시야가 탁 트여서 경계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인데, 초소 너머로 고개내밀고 경계해야하는 저기로 가는데 다 이유가 있다고...

이 이야기하고는
그냥 저 초소가 높은데 있고 신축해서 내비두기 아까우니까 쓰는거지 귀신이 어딨어ㅋㅋㅋㅋ라고 웃던 그 순간...

"진짜?"


우리 등 뒤에서 남자인지여자인지 구분 안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더만
(나말고 맞고참도 제대로 들었다고 함ㅠ.ㅠ) 
초소지붕위를 누군가 막 뛰어다니는 소리들림.
초소지붕에는 적이 올라서지 못하게 윤형철조망으로 도배를 해놓기 때문에 사람이고 나발이고 뱀도 못기어다님.
그런데 초소지붕에서 누가 막 뛰어다니는 소리가 타고 내려옴.

우아아아아악!!!!!비명지르며 뛰어나오는데 저 앞에서 또 뭐가 우아아아아악!!!!하며 뛰쳐나가는게 보임.
(그 황망한 와중에 국군의 애인인 개인화기는 들고 뛰어나옴ㅎ 
정신차리고 그래도 총은 챙기고 나왔다며 젖어버린 브레이브맨을 말리며 엄청 웃었음.)

뛰다가 그들을 따라잡고보니 우리 뒷근무.
초소 지붕에 빙글빙글도는거같은 저거는 뭐시다냐 안개가 낀건가...하며 올라오시는데
갑자기 초소에서 우리가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오니 놀래서 도망쳤다고 함.

그렇게 근무교대신고는 해야해서 올라가야하는데 누가 앞에 서냐하고 넷이서 투닥거리다가
짬딸리는 부사수 둘이서 앞장섬. 
불교신자라 항상 묵주차고다니던 후임은 뭐라 중얼중얼대며 옆에서 걷고
나는 고참이 나뭇가지 꺽어서 만들어준 십자가 들고 기억도 가물가물한 주기도문 사도신경 중얼대며 올라감. 
(탄창에 은탄환있으면 좀 주지말임다. 
미친놈아. 늑대인간아녀. 
이런말도 했었음. 코미디였음.)

초소에는 당연히 아무도 없었고 근무교대신고를 하니 기상특보해제됐다고 비그치면 통신장비해제하고 원래 초소로 들어가라고 하길래
우리 뒷근무는 아직도 비 철철오는데 바로 그 초소에서 철수함.
내려가는데 너무 쫄아서 뒤도 안보고 내려왔던 기억이 남.





하지만 군생활 중 가장 무서웠을때 
탑1은, 신병때 첫 야간근무 나가는 날. 사수깨웠는데 일어난 사람은 말년병장이었고 내 사수는 침상 건너편도 아니고 반대편에서 일어났을 때였고...
탑2는, 유격가서 화생방하고 나와서 겨우 정신차리고 앉아있는데 내 방독면가방열려있고 방독면이 없을때였음ㅎ. 
(다행히 내 다음조 중대후임이 들고 나왔음. 황금마차에서 돈쓰는데 아깝지 않았음.) 
탑3는, 우리 중대에 4스타온다고 나보고 맞은 편에 앉아서 같이 식사하라고 할때였음.
(온대서 초소진지까지 미싱하며 준비다했더니 안왔음...말을 말던가...안 올거면 며칠 전에 좀 알려주던가...)

저 귀신초소 건은 솔까 탑5 너머임.
근데 도대체 우리가 들은건 뭐였을까...
출처 수양록과 별개로 적던 군시절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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