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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노병은 죽지 않는다
게시물ID : movie_45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컷수컷
추천 : 3
조회수 : 8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04 15:26:55
http://img.tf.co.kr/article/home/2015/07/01/201553441435732725.jpg


시리즈에 대한 개인적인 썰: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등장인물 중 인간이 주인공이 아닌 영화라고 생각한다.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도, 그를 키워낸 어머니 사라 코너도, 그리고 그의 아버지 카일 리스도, 극중 차지하는 퍼센테이지는 크지만 그들은 주인공이 아니다.

영화 제목과 마찬가지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주인공은 언제나 터미네이터였다. 그 중 가장 인상깊은 터미네이터는 당연히 2편의 T-1000이다.

T-1000, 로터브 패트릭이 분한 터미네이터 작중 최악의 적이자 가장 위험했던 적.

존 코너와 사라 코너를 향한 살의는 물론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임무에만 충실하는 이 액체 금속 터미네이터는 어이없게도 용광로에서 그 생을 다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당시 내 또래 애들은 하나 같이 아직 제작 결정도 안 됐고, 나올 예정도 없었던 "터미네이터 3" 스토리를 예상하면서 "다음에는 분명 T-2000이 나올 것!" 이라는 예상을 하곤 했다. 그러면서 당시 만화물 좀 먹었다는 어린아이다운 설정이 붙기도 했는데, "T-1000이 액체 금속이니까 T-2000은 분명 기체 금속일 거야!" 하면서 "그런데 용암에 떨어져서 죽는대!" 라고 멋대로 결말을 정해버리곤 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고대하던 터미네이터 3에는 T-2000 대신 T-X라는 왠 이상한 여성형 터미네이터가 등장했다. 레이저 건 쏘는 거(그것도 초반에만) 말곤 딱히 포스도 보여주지 않고 생긴 것도 그냥 T-800 바디에 액체금속을 코팅한 것 뿐이라는 것에 제일 실망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시 세월이 흘러 터미네이터 4-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브루스 웨인 형님이 나와서 매우매우 좋았으나 상대 터미네이터는 인간의 몸체에 기계 부속만 들어가 있는 매우 초기적인 터미네이터였다. 터미네이터하면 역시 존 코너의 고분분투 보다는 영화 제목 그대로의 악역인 터미네이터가 기상천외한 설정을 가지고 등장하여 이거 부수고 저거 부수고 하다가 주지사 형님한테 박살이 나는 설정이어야 했다. 터미네이터 이름만 갖다 빌린 것 같은 세기말 아포칼립스 영화로만 기억에 남는 터미네이터 4를 뒤로 하고 다시 몇 년. 이번에는 개봉한다는 소식도 개봉 일주일 전에야 듣고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를 접하게 되었다.

배우 평:
1. 사라 코너
다른 것보다 용엄마가 사라 코너로 등장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사실 사라 코너는 터미네이터 2편부터 "남들이 뭐라 하건 내 새끼는 저항군 지도자로 키울거고 걔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게 내 듀티고 임무임!"라고 말하며, "미래는 정해진 거 아님"하는 본인의 명대사와 안맞게도 그 미래에 적잖게 집착 하는 싱글맘 이미지가 굳어져 있던 터라 유약하면서도 순진한 페이스의 에밀리아 클라크는 조금 아니다 싶었다. 

2. T-800
캘리포니아 경제 왕창 말아먹고 다시 복귀한 주지사 형님의 늙어가는 모습은 1편부터 영화를 보아온 팬들에게는 별미라면 별미. 거기다 나이 먹은 거 티내며 관절도 끼긱 거리고 손도 벌벌 떨어대는 주지사 형님 모습을 보면 "아 c파ㅜㅜ 나도 저렇게 늙겠지" 생각이 아니 들 수 없는 것이다.

3. 존 코너
이번에 존 코너로 분한 배우는 기존 존 코너의 이미지보다 훨씬 더 우락부락하고 살도 쪘다. 뭣보다 하관이... 터미네이터 4에서 가장 좋았던 건, 크리스챤 베일의 마른듯 탄탄한 얼굴선이나 바디가 2편에 살짝 나온 존 코너의 미래 모습에 가장 부합했던 것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존 코너는 터미네이터 상대로 무쌍 찍을 포스를 보여줬다. 하긴 그럴 수 밖에. 왜냐하면 본인이....(스포 생략)

4. 카일 리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타임라인을 제대로 관통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계속 그 정체성을 생각하게 만든다. 원래 존 코너는 1984년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미래의 카일 리스가 과거로 넘어와서 사라 코너와의 사이에서 만든 인물이다. 때문에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타임 패러독스는 여기서 생겨난다. 현재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인물(카일 리스)이 미래에서 과거로 넘어와 미래의 인물(존 코너)을 만드는데 정작 그 미래의 인물은 과거에서 죽는다(터미네이터1시점). 그럼 대체 그 미래의 인물은 과거의 언제 어떻게 태어난 것일까.

이 영화에서는 그냥 간단하게 "아몰랑. 그냥 그 시간대에 둘 다 있었엉. 과거의 카일도 있었고 미래의 카일도 동시에 있는거얌"하면서 결론을 지어버린다. 지금에서야 패러렐 월드라는 개념이 익숙했었지만, 터미네이터 1편이 나올 시점에는 저런 논란이 생각보다 열띤 토론의 주제가 되곤 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문제처럼.

5. 대니

ㅜㅜ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도 이 흑형은 2편에서 사라 코너 일행 도와주다가 사살당한 사이버다인 개발책임자 아들래미 같다. 이제 몇 분 뒤면 전 세계에서 떼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을 텐데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게 되었다. 인류는 구원받은 대신 사이버다인은 망했다. (예약구매한 10억 명도 돈을 날렸다)

6. 오브라이언

노병은 죽지 않는다- 내가 봤을 때, 이 영화는 아무래도 연식이 오래된 영화이니 만큼 나이 든 사람들에 대한 대우가 아주 후한 편이다. 당장 주지사 형님만 봐도 이제 액션 배우로 활약하기에는 노쇠한 듯하지만 별 무리없이 해냈다. 그리고 이 할아버지 배우도 33년 넘게 자기 뚝심 밀고 밀어붙인 덕에 비록 현실에서는 헛소리 해대는 퇴직 직전의 무능력 경찰로 낙인 찍혔지만, 어쨌든 이 할아버지는 인류를 구하는데 크게 일조한 셈이다. 당장 주지사 형님이 말한 이 말이 생각난다.

"나는 늙었어."

"하지만 쓸모없다는 건 아니야."


총평:
올 상반기 영화 중에서 TOP 3안에 드는 영화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본 게 10편이 채 안 되지만 서도... 그래도 매드 맥스와 함께, 돈 좀 더 얹혀서 스크린 크고 사운드 빠방한 프리미엄관에서 보길 잘했다는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궁금증: 근데 사라가 9살 때 터미네이터는 대체 누가 보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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