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밭에 오징어가 산다고 하오 뻘밭에 오징어가 많이 사다고 하오
헌데 오징어 몇마리가 뻘밭을 떠나갔다 하오
예끼 이 사람아 그 오징어 한두마리 떠난걸 구지 구질구질하게 말하고그러나...
아니오 들어보시오
그 오징어는 내 친구였다오
친구라니? 이름을 아시오 아니면 만나적이라도 있소?
어차피 뻘밭에 누워 뻘이나 토해내던 내 신세에
그 누구와 통성명을 하며 그 누굴 직접 만나려 하겠소...
다만 내 뻘글에 좋으면 좋을대로 싫으면 싫은대로
가끔식 운이나 띄워주는 사이였다오..
그런데 왜 그리 낙심하는것이오...
모르겠소...
그저 왠지 쓸쓸 하구려...
어차피 다른 오징어들도 많고 새로 오는 오징어도 있잖소...
그리고 떠나간 오징어들도 다른 모습으로 돌아 올것이오...
돌아오면 무엇하오...
내가 나를 감추고 살아가는건 저넓은 세상에서 충분히 하였소...
이 뻘밭에서조차 나를 감추고 살아야 한다면 이게 무슨 소용이오...
허허 이 사람 그리 물렁해서 어디 세상 살아 가겄소...
게 껍질같은 딱딱한 갑주를 마음에 두르고
조개처럼 굳게 다문 입으로 수십년을 살았소
이 뻘밭에서 만큼은 다 벗어던지고 물렁물렁하게 지내고 싶었다오...
그만하고 이리오시오...
아직 읽지 못한 뻘글이 많이 남았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