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 아이와 영화를 보러 갔었네요.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
감정에 관한 영화였는데,
사람이 사노라면,
희노애락이 있고
잊혀지는 감정도 있고
사라지는 기억들도 있고
어느 것 하나 가치 없는 감정이 없는 거..
이런 걸 알리는 영화였습니다.
보면서 내내 든 생각은
어렸을 적 내가 이런 걸 알았었다면...어땠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내게 슬픔도,
잊혀진 기억들도..
창피함을 잊기 위해,
혹은, 아픔을 감추기 위해,
편집해서 짜집던 그 많은 팩트들도..
사람이 그렇수 있다는 거
어느 것 하나 가치 없는 감정은 없다는 거..
그 사실을 알려 줬었더라면..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었던..
내 지난 날이
고비고비마다 뒤틀린 열매 맺고,
스스로를 윽박질러 다시 나를 상처 주었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않았을 것을 말입니다.
어떤 길로 걸어 왔던,
나는 또, 여기 이자리에
무심한듯 쉬크함의 갑옷을 걸치고 섰겠지만..
그래도, 짧은 영화 한편에 용기백배하여,
맘 놓고 슬퍼하기를..
맘 놓고 화를 내기를 ..
맘 놓고 발광하기를..
그러기를..
이제는 그럴 수 있기를..
스스로 건투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