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태우지 마라, 도축장 끌려 간 돼지 한 마리, 그 놈 기다리고 있는 어미 돼지 한 마리가 방금 흘려놓은 구성진 '꿀꿀' 소리를 네가 못들어봤더래도 인정으로 그러는 거 아니다.
그거 태우지 마라, 그래도 그 돼지에겐 이쑤시개 한 조각에 맞아도 비명을 지를만큼 귀중한 살점이다. 아직 살아 있을 그 어미한테는 또 얼마나 귀하겠냐. 적어도 태우지는 말아라.
그래도 태우다가 태우다가, 결국 '치이익'하는 비명 소리 내지르며, 귀한 삼겹살 한 조각은 탔다.
엊그제는 8천 만 원 빚에 네 살배기 딸아이 엄마가 뛰어내렸다. 어제는 스물세 살 어린아이 하나가 일하다 쓰러져선 다신 일어나지 못했다. 여기 저기서 고기 타는 냄새가 난다. '치이익'하는 비명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오늘 밤은 곤히 자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