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싸구려 첩보소설 하나
게시물ID : sisa_603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0
조회수 : 5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20 13:45:31
옵션
  • 창작글
국가정보원은 대한민국의 대표 정보/첩보 기관입니다. 미국으로 치면 CIA죠.
게다가 우리나라는 다들 아시다시피 머리 위에 적대국을 하나 얹어두고 사는 처지입니다.
이런나라의 정보기관이라면 매우 빠릿빠릿하고 철두철미해야 함이 마땅하겠죠.

자, 이런 상식을 바탕으로, 한가지 가정을 해보도록 합시다.
첩보기관의 소속된 요원이라면 기관에서 항상 관리/보호/감시를 병행해야 마땅합니다.
적국으로부터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입장이며, 동시에 중요 기밀을 다루는 자리이기에 요원 개개인의 배신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요원 하나가 갑자기 연락두절이 되었다고 칩시다. 첩보기관이라면 응당 이에 대한 메뉴얼이 있을겁니다.

1.적대세력에 의한 납치/암살 가능성
2.요원 개인이 배신하고 주요 정보를 빼돌려 적대세력에게로 도주
3.단순 사고

가능성이야 많겠지만 무릇 첩보기관이라면, 항상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죠. 첩보기관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위 3가지 중 어느쪽일까요? 단순 사고의 경우 요원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비극일지 몰라도 기관 전체 조직이나 더 나아가 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일에 있어 큰 위해는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위의 두 경우는 다르죠. 국가 안보, 최소한 첩보기관 조직에게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 경우에 첩보기관의 올바른 대처는 위의 2 경우 중 하나가 아닐까를 상정하고,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그에 대한 대응을 보여야 하는 것입니다.

자, 여기 사건이 하나 벌어졌습니다.

'직원'(=요원) 하나가 언제나처럼 출근길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요원의 가족이 직원에게 연락이 안된다는 이유로 겨우 출근한지 몇시간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실종 의심을 합니다. 이 부분조차도 사실 잘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가지만,(첩보기관 요원이라면 평소에도 업무시간 중 개인 연락이 잘 안되는 경우는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단순히 업무시간 중에 연락 안된다고 대뜸 실종 신고부터 하지는 않죠. 실종신고를 했다면 경찰이 당연히 당사자의 회사에 연락을 해볼테고, 만약 단순 미팅이나 외근, 핸드폰 배터리 방전 등의 일이었다면 당사자 회사에 큰 민폐를 끼치는 행동이 되는데 이런 생각도 없이 가족이 경찰 신고부터 했을리가요..) 뭔가 우리가 모르는 어떤 요인이 있어 해당 요원 가족이 당사자의 실종을 의심할만한 어떤 근거가 있었다고 칩시다. 그랬다 하더라도 가족은 신고보다 먼저 직장에 연락을 할 방법을 찾았을 겁니다. 첩보요원이라는 일의 특성상 가족이 당사자의 진짜 직업을 모르고, 위장직업을 알려준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그 위장직장을 통해 첩보기관은 '요원 가족이 요원의 실종을 의심하는 중이다'라는 사실을 알았을 겁니다. 아니, 만약 그 가족이 패닉상태에서 직장에 연락도 안해보고 대뜸 신고부터 했더라도 그럼 경찰이 직장에 연락해 전후 사정을 조사했을테니 첩보기관에서 그걸 모를리가 없습니다. 아니, 정말로 만약에 경찰조차도 직장에 연락도 안해보고 대뜸 실종 사건으로 판단 내리고 대뜸 수사를 시작했다 하더라도(이것도 말이 정말 안됩니다만은) 이 경우 첩보기관의 소속 첩보요원이 출근시간 5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이 출근을 안 한 상태가 되는 겁니다. 명색이 첩보기관인데 이걸 모르고 앉아 있었단게 말이 되는 일일까요?

A케이스) 만약 첩보기관이 자기네 요원 하나가 사라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이건 진짜 심각할 수준의 무능력입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첩보기관으로 불릴 자격조차 없을 정도의 스캔들이에요. 그것도 무려 끝없이 우리에게 첩보전을 걸어오는 적대국을 머리 위에 얹어두고 사는 휴전국가의 첩보기관이 말입니다.

자, 어쨌든 그럼 첩보기관이 자기네 소속 요원 하나가 사라진 일을 발견했습니다. 그것도 못 알아챌 정도로 무능한 첩보기관을 가진 나라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럼 왜 사라졌는지, 사라진 이유가 뭔지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세우고 무슨 일인지, 어느 가설이 맞는지를 자체적으로 조사할겁니다. 첩보기관이니까 그런 메뉴얼은 당연히 있을테죠. 위의 3가지 경우 중 3번은 제외하고, 최악의 경우인 1,2중 하나를 골라봅시다. 1에 대한 가능성은 적어보이네요. 평소 담당업무로 봤을때 딱히 북한 간첩이 납치/살해 표적으로 삼을만한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2번은 어떨까요? 요원이 주요 기밀을 가지고 배신...어? 시밤쾅 생각해보니 지금 국정원을 핀치로 몰아세우고 있는 초대형 스캔들의 핵심 연관 직무를 담당한 요원이네요? 이 요원이 행방불명 됐다? 국정원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이 요원이 지금 어느 언론사 기자랑 몰래 만나고 있는건 아닌지, 야당 국회의원이랑 밀담을 나누고 있는건 아닌지 똥줄이 타야 정상인 상황 아닐까 싶네요. 근데 이 상황에서, 가족이 경찰이나 소방관에게 요원에 대한 실종신고를 하게 놔뒀다?? '아 그 요원 출근해서 급한 업무 보느라 연락이 지금 안될겁니다' 거짓말을 쳐서라도 시간 벌고 자기네가 먼저 찾아내려 혈안이 되어도 모자랄판에, 경찰이나 소방관이 끼어들게 놔뒀다?? 아니, 설령 뒤늦게 알게 됐더라도 경찰이나 소방관이 요원이나 요원의 시신을 찾아내기 전에 자기네가 개입해서 중간에 상황 자체를 가로채려 들었어야 정상일 겁니다. 신고하게 놔둔것도 첩보기관으로서의 실격이고, 그걸 소방관이 그냥 찾게 방치한것도 실격이네요. 아니면 지금 상황 자체가 뒤늦게 급하게 개입해서 얼기설기 정리한 꼬라지가 이 모양 이 꼴인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B케이스) 첩보기관이 자기네 요원 하나가 사라졌는데 '단순 사고겠거니' 하고 방치했다면 이것 역시 심각한 수준의 무능력입니다. 첩보기관으로서 자격미달이에요.

C케이스) 첩보기관이 자기네 요원 하나가 사라졌는데, 그것도 지금 정국을 핫하게 달구고 있는 초대형 국정원 스캔들의 핵심업무 담당요원이 사라졌는데 '요원 개인의 조직에 대한 배신 가능성'이라거나, 최소한 '적에 의한 피습 가능성' 같은 것조차 상정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요원 가족이 경찰/소방관에게 실종 신고 하게끔 방치했다는 것, 소방관이 실종 수색을 하도록 놔뒀다는 것 역시 어마무시한 무능력입니다. 첩보기관이 이런 수준의 무능력이라면 폐지밖에 답이 안나올 정도인 거에요.

위의 경우들이 만약 진실이라면, 적대국을 머리 위에 얹어두고 사는 대한민국의 정보/첩보기관이 이정도 개차반의 인터넷 악플러 찌질이 집합소일 뿐이었단 소리가 됩니다. 아아 도저히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럼 뭘까요? 국정원이 해당 요원이 실종되어 뭘 할 것인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되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위의 경우에 저렇게 태연하게 있을수가 없죠. 자기네 스캔들에 관한 주요 정보를 가진 요원이 실종되었는데 모르고 있었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고, 알면서도 아무 대응 없이 태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은 그 요원이 연락두절 된 이후에 무엇을 할지 국정원이 명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란 말이 됩니다. '절대로 배신은 아니다'란걸 알고 있었다는 소리는, 그 요원이 '그럼 정확히 뭘 할지'를 알고 있었다는 소리니까요. 아시다시피 그 요원은 변사체로 발견되었죠.

요원이 자살하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자살방조가 됩니다.
요원이 자살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죽였다는 소리가 되겠죠. 누군가 자기네 소속 요원을 죽이려 드는데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 경우 용의선상에 누가 1번으로 자리해야 할까요...?
혹은, 죽은 요원이 국정원 요원이 아닌 다른 사람일지도 모르죠. 국정원 요원이 맞다고 주장은 하고 있지만 이걸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첩보기관의 소속 요원 리스트는 최상위 레벨의 기밀자료입니다. 이게 까발려 지면 국가 안보에 치명타에요. 그거 아니까, 아무도 이걸 확인해달라 요구할 수 없을 것을 아니까 국정원이 아무나 가리켜 "이 사람은 우리 요원이다"라고 해도 진실을 알 방법이 없고, 실제 자기네 요원을 가리켜 "이 사람은 우리 요원이 아니다"라고 해도 진실을 알 방법은 없습니다. 하물며 그 사람 본인이 더이상 '자기 입으로 아무 증언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뭐, 이건 그냥 소설이구요. 어찌되었건, 국정원은 자기네 첩보요원 한명이 죽었다고 발표를 했으니 그게 사실이라 믿어주고 그 가정하에서 따져봅시다.

어느 요원의 죽음으로 인해 국정원은 정치적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여당과 국정원이 공조해 '야당은 어느 애국자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들지 마라!' 반격에 나설 수 있었거든요.

근데 위에 말했듯 국정원은 저 요원이 실종된 후 무얼 할지 알고 있었다는, 아니 알고 있었어야 마땅한 임무를 띈 조직입니다. 몰랐다면 첩보기관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상실할 정도의 문제고, 알고 있었다면 자기네 요원의 사망을 알면서 방조한게 되네요. 이제 다시 물어볼게요. 어떤 사람의 죽음을 가지고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집단은 과연 어느쪽인가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