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보면 '오유는 유머 사이트 같지가 않다' 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왜 아직까지도 이 얘기가 나오는건지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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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유는 각종 웃긴 이야기들, 따뜻한 이야기들을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한게 맞습니다.
이건 절대로 부정할수 없죠. 더 얘기해봐야 손가락만 아프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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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 사이에 오유의 덩치도 많이 커졌어요.
이제 오유는 웃긴 얘기만 오가는 곳이 아니라, 모든 것들에 대해 얘기가 오가는 곳이 되었어요.
그래서 오유는 이름만 '오늘의 유머' 일뿐, 그 정체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종합 커뮤니티' 로 확장된거죠.
바보님 말씀대로 '광장' 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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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커뮤니티들이 같은 과정을 겪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디지털 카메라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던 '디씨 인사이드' 가 이제는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는거죠.
물론 '디씨 인사이드' 라는 사이트 이름이 바뀌지 않았고, 또 '갤러리' 라는 용어에서 태초의 디씨가 어떤 사이트였는지 알수 있지만요.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디씨에서 누군가가 '왜 디씨는 디카 사이트면서 디카 얘기를 안하냐~!!' 라고 한다면 과연 어떤 대답을 받게될까요?
뭐, 반응이 있기라도 한다면 다행이겠지만, 있다고 해도 '뭔 개소리여' 같은 반응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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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에요. 솔직히 다들 아실거라고 생각하는데 왜 자꾸 그런 얘기가 나오는건지 답답해요.
그래서 '오유는 유머 사이트 아니냐?' 라고 되묻는 행동이 의미가 퇴색되는거에요.
언제까지 오유를 '유머 사이트' 라는 아주 예전의, 태초의 이미지에만 묶어두려 하시나요..??
이제 그만 오유를 '종합 커뮤니티' 로 인정해주시면 안될까요..?? 웃기지 않더라도 이 얘기 저 얘기 다 나올수 있다는걸 인정해주시면 안될까요?
오유가 더이상 '유머에만 관련된 사이트' 가 아니라 '온갖 사람들이 오가는 종합 커뮤니티' 라는걸 인정해주신다면 좀 더 얘기가 통하지 않을까요..??
이제는 적어도 '오유는 유머 사이트니까 웃기지도 않는 얘기 하는게 싫다' 는 얘기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요.
'유머 사이트' 라는 틀에 갇혀 유머에 강박을 느끼지 않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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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광장' 이라는 성격에 걸맞지 않는다는 비판에는 동의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여기서는 주제랑 맞지 않으니 이만 줄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