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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103. 윗층에 살았던 남자
게시물ID : panic_818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명의함정
추천 : 13
조회수 : 284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7/22 17:08:10
 원문 링크

식사 중이었던 나는 TV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듣자마자 먹던것도 그만두고 숟가락마저 떨어뜨렸다.

 

웨인 주에서 납치를 시도하던 납치범이 총상을 당해 사망하였습니다.”

경찰 측에서는 납치범은 지역 역사 교수로써, 자기 제자를 집에 있는 강아지가 숨을 안 쉰다는 거짓말로 속여 자신의 밴에 태웠다 합니다

납치범의 사진이 화면에 뜨자 나는 절망감을 느꼈다.

 

가해자의 신원은 피터 오 말리 교수로 밝혀졌습니다.”

아는 사람이다. 바로 우리 윗층에 사는 남자거든.

 

납치될 뻔했던 학생은 운좋게도 가해자가 그녀를 밴 뒷자석에 집어넣던 도중, 지나가던 비번 경찰관이 그 광경을 목격하였고 경찰관은 무기를 꺼냈다 합니다.”

소파 옆에 아들은 자다깨다 하고 있어서 소리를 줄여 아들이 듣지 못하게끔 했다. 오 말리 씨는 아들에게 항상 잘 대해줬기 때문에 뉴스를 듣게 하고 싶진 않았다.

 

오 말리가 무기를 꺼내자 경찰관은6발을 사격, 교수를 사살했다 합니다.”

오늘 아침에 사이렌 소리가 들렸던게 생각난다. 윗층에서 쿵쾅대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고, 윗층에서 뭘 하는지도 몰랐다.  경찰이 건물을 수색하는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이 정신병자가 범행을 마저 저지르지 못해서 참 다행이네요

당시 비번이던 경찰관이 말했다.

그 사람 때문에 더 이상 고통받을 사람이 없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납치당한 학생의 남편이 말했다.

 

하지만 둘 다 틀렸다.

나는 그릇에 담겨있던 시리얼을 다시 쏟아 봉지에 넣었고, 봉지를 나머지 식량들이 있는 찬장에 올려놨다. 시리얼 반 봉지, 쌀 한 컵, 말린 과일 두 컵, 그리고 물 두 병. 이게 우리에게 할당된 식량의 전부이다.

과연 경찰들이 다시 돌아올까. 그리고 만약 온다면 오 말리 씨 지하 서재 가짜 벽 뒤에서 내가 소리지르는 걸 들을 수 있을까. 아직도 나를 찾고 있을까? 육 년 전 오 말리씨의 스무 살 짜리 여제자였고, 강아지를 좋아해서 멍청하게 밴에 올라탔던 실종된 여자애인 나를?

 

옆에 있던 아들이 깼다.

아빠는 언제 와요?”

아들은 배를 문지르며 물어봤다. 나는 진실을 말해 줘야 겠다고 결심했다.

아빠는 못 와. 아빠는 너무 아파서 이제 못 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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