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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 몇가지 설정에 관한 생각입니다
게시물ID : movie_466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약밀매상
추천 : 16
조회수 : 1905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5/07/23 16:54:27


※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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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쌍둥이라는 무리한 설정이 필요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진 분들이 종종 보이네요.
몇가지 설정에 대해 개인적 해석을 좀 피력해 보겠습니다.




쌍둥이

암살은 초반부터 이야기의 무게 중심이 외부의 적 보다 내부의 적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적 관점에서 보면 조선인으로서 자기 나라를 팔아먹은 강인국 같은 매국노들 말입니다. 한단계 미시적 관점에서 독립군 조직의 내부에 숨어 있는 일본 헌병대의 밀정을 색출해 내는 일 말이죠. 이런 측면은 김구 선생이 염석진에게 권총을 내미는 시퀀스로 대변됩니다. 가장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옥윤의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조차 아내와 친자식에게 총질을 한 비정한 아버지라는 모습을 통해 내부의 적이라는 코드를 강조합니다. 하정우처럼 암살계를 조직해 서로의 아버지를 바꿔서 죽여야 하는 끔찍한 설정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감독은 독립군이 강력한 외부 세력인 일본군의 핍박에 의해 많은 희생을 치루어야 했다는 측면 보다 같은 모습, 같은 얼굴색, 같은 피가 흐르는 같은 조선인, 혈육끼리 서로 총질을 해야 했던 당시의 비극적 상황을 표현하려 한 것이죠. 거울을 마주보는 것 처럼 똑같이 생긴 쌍둥이 라는 설정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나 추측해봅니다.  

아쉬운 점은 그런 의도를 굳이 머리로 이해하려하면 납득은 가지만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살려내는데는 부족했던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시도 자체는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결혼식 그리고 터지지 않은 수류탄

일본군 사령관의 아들과 조선인 독립군 옥윤은 아버지들의 뜻에 의해 정략결혼을 하려 합니다. 대부분 동의 하실 테지만 이건 가정 간의 결합이라는 코드를 통해 국가간 결합(한일합병)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결혼식(완전한 속국으로의 전락)을 임시정부의 독립군들이 무력수단을 통해 저항했다는 구도인거죠.

일본군 사령관 그리고 매국노 강인국까지 암살에 성공하긴 합니다만 독립군들도 대부분 죽습니다. 암살에 성공하고 상하이 미라보 호텔에서 재회하자고 한 약속에 비추어 볼때 이 작전은 실패인거죠. 그리고 정작 가장 비열한 캐릭터였던 염석진은 아무런 대가도 치루지 않고 피둥피둥 살아있습니다. 속사포 조진웅이 던진 수류탄이 불발로 그친 것은 그 암살계획이 온전히 성공하지 못했음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암살

왜 순국선열들은 밝은 빛 아래서 정정당당하게 비열한 자들에게 맞서지 못하고 항상 어둡고 음습한 곳에 숨어서 그들을 노려야만 했던 것일까요. 염석진이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당당히 걸어나오는 장면에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올바른 목적을 위해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정당한가? 라는 질문에 항상 '그렇지 않다' 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항 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까지 합법과 정의를 요구하는 것은 상대의 팔과 다리를 묶어두고 싸움을 시작하자는 말 처럼 허황하게 들릴 뿐입니다. 강제 합방을 당하고 외교 루트마저 끊어진 상황에서 그들이 취할 수 있던 것은 암살이라는 폭력적 수단 오직 하나 밖에 없었던거죠. 

"암살에 성공한다고 독립이 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영화속 대사는 참 옳은 말이지만, 독립군의 암살과 희생이 하나 둘 쌓여서 마침내 독립의 기쁨을 맞이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긴 힘든 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암살 나쁘지 않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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