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reddit] 104. 뜻밖의 임신
게시물ID : panic_818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명의함정
추천 : 12
조회수 : 5193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7/24 00:56:59
원문 링크

 

뜻밖의 임신

 

신혼때, 우리는 임신 억제제를 복용하기로 결정했다. 바로 아기를 갖는 것은 재정적인 차원에서 무책임하다 생각되어서 그런 결정을 내렸었다.

매일 저녁 7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무슨 종교행사를 가지듯이 약을 매번먹고 누가 보면 항상 아직은 아기를 갖기엔 이른거 같네요라는농담을 했다.

어느날 밤, 침실에 약을 엎었다. “별일아냐라고 생각하고는 재빨리 약들을 주워 담고 게토레이로 헹궜다.

 

몇 주 뒤, 나는 화장실에서 변기를 부여잡았다. 하도 토해대서 어릴적 꿈만 남기고 모조리 토한 것 같다. 구토가끝날 때까지 남편은 뒤에서 등을 쓰다듬어줬다.

자기야 혹시…?” 남편의눈에 당황스러움이 순간 비춰졌다. 결혼 이후로 꾸준히 약을 먹은 나는 임신했다는 가능성을 격하게 부정했다. 허나 임신 테스터는 진실을 말해줄 뿐이었다. 알아보니 임신 억제제의신뢰도는 98%정도라고 한다.

 

남편과 나는 딱히 화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설레이지도 않았다. 아기때문에 우리가 허리끈을 졸라매야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우린 들뜨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가족을 이루길 원했던 거였다. 우리 부모님들은 당신들이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기를 은근 바라는 것 같기도 했다.

 

몇 주 뒤, 나는 첫 번째 초음파 촬영을 받았다. 초음파 기술가자 배 위에 끈적거리는걸 바르고 탐지기를 왔다갔다 하다가 갑자기 새하얘진 낯으로 중얼댔다.

이런 미친.”

 

셀 수도 없는 의사들과 전문가들을 만났다. 온갖 종교의 지도자들, 실험 과학자들, 심지어 정부 인사까지 찾아와서 나와 뱃속에서 자라는것에 대해 검사했다. 그것을 제거하려면 내 목숨이 희생되어야만 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오래 기다려 줄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오늘은 침실을 청소했다. 추적을 따돌릴 필요가 있었다. 그들은 24시간 후에 나를 안전한시설로 데려가겠다고 통보했다. 정말 안전한 시설일지는 모르겠지만말이다.  침대 밑을 봤는데, 한 달 전에 흘렸던 약들이 있었다.

 

이제보니 의사들이 왜 그리 난리인지 이해가 된다. 그 때는 흘린 약이라고생각해 주워먹었는데  이것들이 침대 밑에서 막 부화하려 하고 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