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파주에 살때쯤 아침 이른 시간 동내 사거리에 나가면 항상 지나오는 차들과 사람들에게 꾸벅 꾸벅 말없이 인사하는 아저씨가 있었다. 그 아저씨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일 같이 나와서 정면을 바라보고 하염없이 꾸벅꾸벅 인사만 하셨다. 그렇다고 흔히 동네에 한명쯤 있는 톡특한 사람처럼 복장도 남루한 복장이 아니라 깔끔한 양복에 잘 정돈된 머리였다. 꾸벅이 아저씨는 뒤쪽에 승합차를 세워 놓으셨는데 비가 오는 날은 그 차의 트렁크를 열어놓고 그것을 지붕삼아 인사를 하셨다. 그 차 옆면에는 ㅇㅇ교회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과연 무슨생각으로 인사를 하시는걸까 궁금했다. 아직도 있으려나 꾸벅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