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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둘, 남동생 하나19-청춘예찬
게시물ID : humorstory_4392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울메이커
추천 : 122
조회수 : 10811회
댓글수 : 45개
등록시간 : 2015/07/30 01: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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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요즘 내 일상에 대해서 말하자면 낫씽 이다. 낫 씽.
밤에는 잠을 못자고 새벽 세시에서 네시쯤 잠에 든다. 아침은 없고 점심쯤 일어난다.
왜냐면 나는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형제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 그냥 나의 이야기다. (재미 없는 얘기니까 안 보셔도 좋다)
 
오빠들이 일을 가거나 약속에 간다. 막내도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하러 나간다.
그럼 집에 혼자 남는다. 일을 그만 뒀기 때문에 당장 할 일이 없다.
이건 정말이지 유머가 아니다.
그만 두고 한 일주일은 즐거웠고 이것 저것 해보고 싶었는데 정작 몸은 늘어져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는다.
막내가 안 바쁠 때는 이래 저래 심심하지 말라고 챙겨주는 편이긴 한데,
우리가 24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나는 사실 친구가 별로 없다. 가까운 친구 두엇 정도. 먼 친구들 몇 명.
한때는 우리 오빠들이랑 친해지고 싶으니 자기랑 친해지자는 애들도 있었다.
뭐, 가끔 그런 애들이 있었다. 그런 걸로 상처 받긴 좀 우스워서 안 받지만. (불평거리도 아니고!)
그래서 생각한 건데, 내가 만나야 할 친구들은 우리 엄마 배를 타고 나왔나보다 하고 위로할 때가 많다.
내 형제들은 유난스럽다고 하면 한없이 유난스럽게 가까운, 가장 길게 시간을 보내온 그런 사람들이니까.
 
일을 그만둬서 정말 좋았다. 할 일이 없다는 건 최고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좀 심심하다.
직장 상사의 텃세가 너무 심했다. 이 바닥, 네가 가봐야 내 손바닥 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웃는 썅ㄴ이었다... 그래 웃는 얼굴이 정말 싫었다. 혀에 칼이 묻어있었다.
그런데 한달에 한 번 월급을 받으면서 출근할 곳이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이 너무 좋아했다.
좋은 직장이니 오래 다녔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만 두겠다고 말하지 않고 몇달을 더 버텼다.
 
큰오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너, 너무 예민한 거 아닐까?
작은오빠: 직장 다 그렇지 뭐. 야 때려치워. 그냥 다니지 마. 직장이 거기 하나도 아니고.
막내...는 얜 뭘 모름. 말해도 그냥 어... 하는 안타까운 표정만 발사!
 
결국, 작은오빠의 여러 조언으로 일을 그만 두었다. 아직 부모님께는 말하지 못했다.
 
집에 있으면서 밥먹을 때. 혼자 거하게 차려먹는 일도 참 힘들지만, 대화상대가 없다는 것도 어렵다.
친구가 여행을 가면서 맡긴 강아지 밥을 차려주고, 나는 정작 라면이나 씨리얼이나 밥을 대체하고 있다.
건강이 점점 좋아지지 않는 기분을 느끼면서 일단 배를 채운다.
작은오빠는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내가 너무 적적해 하니 일주일만 봐주라고 허락해줬다.
 
요즘은 왜 그렇게 약속도 많은지 모두 저녁을 먹고 들어온다.
저번주에는 이불빨래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발로 밟아서 빨았다.
강아지 또치가 보는 앞에서 노래도 했고, 걸레질도 했다.
그러면서 하루종일 우리 올때를 기다렸던 엄마가 떠올랐다.
외롭고 심심했을까? 아니면 할 일이 많아서 시간이 잘 갔을까. 엄마의 시간이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어제는 새벽엔 침대에 누워 난 불행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 불행은 사실 너무나 소소하다는 것을 안다.
사실 논 지 며칠 안됐는데 초조해서 후회도 한다.
누군가는 너의 불행은 아무 것도 아닌데 대체 네가 왜 불평을 해? 라고 말을 할 수도 있다.
좋은 가족이 있고, 내 얘기를 들어줄 상대가 있다는 것도 알기에 난 불평하지 않기로 했다.
 
꼬질꼬질한 몰골로 꼬질한 이야기를 오유에 나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춘은 아름다울 권리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모두가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오빠가 빨리 족발을 사가지고 귀가하는 것이 지금의 행복인 ... 아 왔다.
출처 이런얘기를 끄적이고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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