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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서 사람 죽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게시물ID : gomin_14907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unnyC
추천 : 1
조회수 : 3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31 02:40:37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신지 어언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암이 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된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긴 후 부터 쭉 제가 할아버지 곁에 남아서 할아버지의 간병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계신 이 일반병동은 말만 일반병동이지 중환자실 중 중환자실이었습니다.

건너편 할아버지는 끊임없이 약을 삼키지 않고, 주사를 뽑습니다. 투약 거부를 합니다. 주사를 뽑을 때 마다 그 할아버지 팔뚝에서 피가 철철철 흘러내립니다.
옆에 아저씨는 매일 아침마다 밥달라고 왜 돈 받고 밥을 빨리 안가져다 주냐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그리고 밥을 먹고 거진 한시간마다 라면이고 과자고 미친 사람처럼 먹습니다. 그러나 그 아저씨는 피골이 상접하여 뼈와 살가죽 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지금도 지하 1층 편의점에 갔다가 씨발씨발 거리면서 침대에 누웠습니다.
대각선에 누워있는 할아버지는 호흡 곤란으로 지금 오밤중에 요란하게 한바탕 치루고 있습니다. 천식 환자마냥 스헉스헉 거리는데 그 소리가 6인실 병실을 울립니다. 호흡곤란으로 죽어가던 것에 응급조치를 한 것이 저 정도입니다. 저 할아버지의 지독한 숨소리 때문에 며칠 째 잠을 못드는 저는 "빨리 죽어버려 빌어먹을 노인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 스스로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자기혐오가 들었습니다.
티비 앞에 있는 아저씨는 얼굴색이 시커멓습니다. 할머니는 저게 흑달이라고 했습니다. 설명하시기를 황달 다음에 오는 것이라며 저 사람은 얼마 못 살꺼라고 했습니다. 그 아저씨는 씨발씨발 거리며 쳐먹기만 하는 아저씨랑 곧잘 어울리고는 하는데 이야기 하는 걸 듣자니 자신의 얼굴은 원래 자기 마누라보다 하얬으며 치료받고 퇴원하면 나아질거라고 말합니다. 다음 주 부터 퇴원해서 통원치료를 받겠다고 합니다. 아무도 그 말에 토를 달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커튼을 쳐놓고 절대 걷지 않는 할아버지. 숨소리만이 그 할아버지가 아직도 살아계시다고 말해줍니다.
사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소리가 납니다.
잠은 오지 않구요.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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