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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터프가이의 술버릇...
게시물ID : humorstory_439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ukbi
추천 : 1
조회수 : 5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1 14: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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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대학교 신입생 시절 유독 말이 없던 동기생에 대한 얘기다.
 
사실 그때도 정확한 나이를 잘 몰랐었을 정도로 너무 말이 없어 그에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했다.
 
학년초이기 때문에 거의 매일 이런저런 술모임이 있었고 따라서 한달이 돼기도 전에 대다수가 급속도로 친하게 되었다.
 
유독 말이없는 그친구(이하 터프가이라 칭함)는 학교도 뜨문뜨문 나오고 눈에 잘안보여서 모두가 관심밖이었으나 그를 제외한 대다수의 과생들이 친하게 돼자 오히려  그가 모두의 눈에 띄이기 시작하였다..
 
하루는 과대표가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터프가이를 방과후 술모임에 참석시키겠노라고 공언하고 160명중 4명밖에 되지않는 여학생들에게 특명을 내렸다.(토목과였음...ㅠ.ㅠ)
 
사실 그 터프가이는 말이없고 모임에 잘 참석안해서 그렇치 생긴건 준수해서 4명의 여학생들에겐 꽤 은근 인기가 좋았다.
 
결국 입학한지 한달여만에 처음으로 그 터프가이와 과학우들과의 술모임을 가질수 있었다.
 
학교앞 주막에서 1차를 했는데 그때 그의 첫마디가 이것이였다..
 
"남자는 말이 필요 없어...그냥 확끈하게.."
 
선비마냥 가부좌를 틀고 소주 한사발을 깔끔히 마시자마자 뱉어낸 그의 목소리는 조근조근했지만 왠지 설득력이 있었고 듣는 모두는 속으로 역시~ 하는 표정이었다.
 
특히 그의 주변에 집중 배치된 4명의 여학우들의 눈에선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더욱 반짝거렸다..
 
그날의 술자리는 너무나 화기애매하게 2차 3차까지 이어졌고 급기야 캠퍼스 잔디밭에서 날밤까지 새게 되었다...
 
몇시쯤이었을까?
 
내가 눈을 떴을때 이미 해는 중천에 떠있었고  주위는 폭탄이 몇방 떨어진듯한 풍경이었다..
 
잔디밭에 그대로 전사해버린 대다수의 학우들... 불과 몇시간전까지 그렇게 해맑게 웃고 떠들고했었는데...
 
그런데 아직도 가부좌자세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그 터프가이와 바로옆에서 그의얘기듣고 있는 한여학우가 눈에들어왔다...
 
가만보니 그여학우는 거의 반수면상태로  터프가이가 계속 말을하니까 차마 누워 자지 못하고 있는듯이 보였다. .
 
그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난 그대로 누운채로 귀를쫑긋 하여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남자는 말이 필요 없어...그냥 확끈하게.."
 
이말이 끝나면 그냥 중언부언같은 말이 쏟아져 나왔고 한 5분간격으로 다시
 
"남자는 말이 필요 없어...그냥 확끈하게.."
 
이말이나오고 다시 중언부언...
 
듣고있자니 밤새 이사이클의 연속이었던 듯하다..
 
 
그후로 그터프가이와 다시 술자리를 한 학우는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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