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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이랑 치히로 좋아하시나요? 30대가 되어 다시보니..
게시물ID : animation_3464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몬튀김
추천 : 2
조회수 : 42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8/04 07: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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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랜만에 4일이나 연속으로 쉬면서 별 뻘짓거리 다 한것 같다.
근데 어제 새벽엔 오랜만에 고등학교 2학년? 영화관에서 관람한지 한 15년 정도 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다시 한번 봤다.

근데 이게 참 재밌는게.. 그때 말고도 여러번 곱씹은 영화지만.
내가 나이를 먹어서 인지.. 아니면 이제서야 제대로 된 해석을 해서인지.. 눈물을 머금게 되는 장면이 많이 달랐다.

하쿠와 만나, '너와 부모님이 살기 위해선 이렇게이렇게 해야해.' 라는 말에 그저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던 치히로. 이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20대에 항상 느꼈던, 새로운 무언가를 도전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막연해하고 두려움에 떨었던 내가 생각났다.
김이 모락모락나고 다양한 요괴들이 득실거리는 기괴한 공간에 들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일을 시켜주세요!'.. 살면서 해보았던 낯설은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느낀 감정과 비슷했다. 요괴는 아니지만 다양한 표정을 짓고 다양한 요구를 했던 고객들, 그리고 막연하게 지시하는 담당자들.. 그 안에서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무엇이라도 해야한다는 생각에 몸부림 치던 순간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창피했던 순간들..

치히로와 계약을 하는 유바바 할멈과의 순간에도 처음 관람할 때와는 다른 공감이 있었다. '갑'의 입장에서 '을'에게 많은 정보를 주지 않고 그 상황을 비웃듯 즐기며 계약을 하게 만드는 상황들. 사회에 갓 내딛은 풋내기에 대한 비소를 보이며 그 긴장하는 모습을 즐기는 모습. 그 상황을 이용하여 유리한 계약을 하게끔 만드는 모습 등이다.

또한 그러한 치히로에게 일부러라도 해내기 힘든 업무(대목욕탕 청소), 업무상의 협조(약재용 명패를 주려하지 않는)도 하지 않으면서 치히로를 흘끔흘끔 바라보며 비소를 짓는 것을 볼 때에는.. 꼭 '갑'이 아니더라도 '을'끼리의 미묘한 신경전을 느꼈던 경험이 생각이 나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보았다.

물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에도 시대 성매매에 관련된 배경으로 어린 여자아이가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매춘을 한다는 뉘앙스로 제작이 되었다는 해석이 있지만, 그저 나는 내가 공감하는 부분에서 느꼈던 감정과 감동을 틀린 해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달랐기 때문에 나는 이 작품에 더 큰 감동을 느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마치 레포트마냥 헛소리 쓰고 있는데.. 그냥. 이 이야기를 꼭 풀어내 놓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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