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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4962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antschke
추천 : 0
조회수 : 2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8 10:15:31
어떻게 말을 시작해나가야 할 지 잘 모르겠네

 편지는 잘 읽었어, 네 뜻도 다 알아들었고. 확실히 나와 기대했던 부분이 서로 많이 달랐던 거 같아. 보아하니 이미 너는 나에게서, 그때의 일에서 벗어나 그 앞을 내다보고 있구나. 나는 아직 그 날에 머물러 있고 여태 내가 해왔던 일도 그 일을 만회하기 위해서 였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다시 내게 돌아올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죄책감과 싸우며 최근 몇주간 그렇게 살아온 것 같네.
 넌 이미 나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고 나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렇게 결심하고 말 할 수 있지만 나는 좀 달라. 그렇다고 네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것도 아니고 널 이해하지 않는 것도 아니야. 나는 여전히 널 이성으로써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기에 네가 다른 사람과 그렇게 이성으로써의 인연을 맺고 관계를 가지는 모습을 보는 내가 얼마나 괴로울 지 아는 것 뿐이야. 널 탓 할 생각은 없어. 너 덕분에 그동안 충분히 행복했고 세상에 다시 만날 수 없을 만큼 나를 잘 이해하고 아껴주는 사람을 찾았던 데에 만족하고. 그렇기에 너와 함께 하는 미래를 꿈꾸어왔는데 그 기대가 무너져서인지 많이 실망스럽고 또 더 잘하지 못한 내가 미워. 하루에도 무얼 하든 그때 그 일이 없었다면 하는 생각만 수십번씩 떠오르고 또 바랬던 미래가 너무나도 많이 망가져서 나는 지금 마치 미래가 없는 사람 같아. 그래도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과 네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지만 널 존중하기에 그 어느 것도 강요하고 싶지도 않아, 설령 내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되더라도. 다만 그런 이유를 가진 널 존중해주는 건데 어머님에 얽매여 휘둘려지고 자신의 인생이 아니라 어머님이 바라는 인생을 쫓아가는 너를 볼 때면 너에게 너무나도 화가 나고 내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위해 희생한 것 같아 비참해져. 또 네가 했던 말을 자꾸 바꾸고 모순적으로 굴 때도 그렇고.
 너는 많은 경험을 통해 네 자신이 성장하고 더 나아가길 원했지만 나는 너나 내가 또 다른 이별에 상처 받을 것이 두려워. 동시에 그렇게 자유분방한 네가 부럽기도 하고 또 걱정스럽기도 해. 서로 다른 연애관을 가지고 있지만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 최대한 가두려 하지 않고 배려하고 또 조심스럽게 대하려 했지만 부족했지. 너나 너희 어머님은 굉장히 많은 것을 바랬고 난 당장은 그 모든 것들을 한번에 충족시켜 줄 수 없었어. 그래서 시간을 두고 꼭 연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내 자신이 생각이나 마음을 추스리게 될 때, 상황이 더 나아질 때 다시 연인으로써 만났으면 했던 거고. 네가 우리가 다시 언젠가 연인으로 만날 여지를 남겨두었기에 당장은 어떻게든 살아는 갈 거야. 난 이미 너에게 집착하고 얽매여 버렸고 우리 둘 중 어느 하나가 옳거나 틀린 게 아닌, 서로 다른 것이라는 것과 너도 나를 존중해주려는 의지가 있다면 날 바꾸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줘. 더해서 그때 찍은 사진도 지워주고.
 생각해보면 난 아직도 너와 헤어졌다는 그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너에게 소중하다고 해도 그게 단지 과거의 사람으로써일까봐 두려워. 할 말이 너무 많은데 마음 추스릴 시간은 커녕 정리할 시간도,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어제 상담 받고 나서 내 삶을 다시 시작해 나갈 의욕도 생기고 조금 괜찮아 지는 것 같았는데 또 그때처럼 아무 것도 못할 정도로 우울하고 멍해. 네가 원하는 내용의 답장이 아니라 실망했을 수도 있겠네. 시간 날 때 다시 또 이 일에 대해 편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얘기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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