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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백일장]처음으로 빨간집 간 날.
게시물ID : readers_212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E공감의견
추천 : 5
조회수 : 28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8/11 17: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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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마음에 양식이니 많이 공유해서
마음을 살찌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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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군인의 신분으로 휴가를 나왔을때였다.
 
친구와 거나하게 취기가 올라올 정도로 술자리가 무르익자
 
친구는 오른손은 보자기로 왼손은 주먹을 쥐어 오른손으로 주먹을 때리며
"친구야, 너 휴가 나와서 했냐?"
라고 물었다.
 
이건 군대가기전 모쏠을 탈출시켜준 여친이 내가 사준 귀걸이랑 반지를
나에게 선물이라고 반납하려 했을때 쿨하게
 
"이건 너와의 추억이니까 니가 가져"
 
라고 말하고 술을 마시고 있는 나에게는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친구가 치고 있는 주먹이 마치 내 뺨같아서 볼이 화끈거렸지만
사랑없인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친구야. 난 그런거 싫다. 절대 그런데는 가지 않을거다. 차라리 술을 더 사라"
 
라고 말하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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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일어나세요~"
어느 샌가 나를 간절히 깨우는 목소리에 일어난 나는 처음보는 천장에 긴장했다.
 
비몽사몽간에 끌려간 방은 마치 정육점처럼 빨갛고 습했다. 나를 방에 혼자 두고는
가버린 남자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인가. 또 이곳은 어디인가?"
를 읍조리며 환타지소설을 많이 읽어 환타지 세계로 차원이동한건가 라고 생각한 찰나,
테이블에 놓여 있는 '수박ㅇㅁ' 라는 문구가 적힌 라이타를 보면서 의식을 잃기전
복날의 개처럼 나를 끌고가던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야, 휴가를 나왔으면 당연히 싸고 가야지!" 하면서 엄지척을 하던
친구를 보며 " 너 면제잖아.." 라고 되뇌던 내가 생각난것이다.
 
술먹을 때 수박이 그렇게 물이 좋다고 할때 못 알아듣던 나는 그제서야 그 수박이
이 수박이구나 하면서 깨달았고
 
이윽고, 여자가 들어왔다.
여자는 다행히(?)도 무지하게 이뻤고 내 이상형이었다.
 
"이런데 처음왔어요?" 라고 다정히 묻던 여자에게 순간 설레임을 느꼈던건
어쩔수 없었던 젊은 날의 본능이었을 것이다.
 
"친구가 몰래(?) 끌고 왔나봐요. 죄송한데 저 그냥 가도 되요?"
" 아뇨. 안되는데요?"
단호박처럼 거절하며 미소짓는 여자를 보며 어쩔수 없이 내 처음이 이렇게...
라고 단념할때쯤 본능이 날 짓밟았다.
 
"죄송한데, 잠시만 나가주세요."
"왜요오? 도망가시게요?"
"아니.. 그냥 좀 나가주세요. 제발요."
"싫은데요오?"
" 아니 제.."
 
나는 말과 동시에 화장실로 뛰어갔고.
 
풍 푸드드득 펑 삑 뿌다다다닥
 
이라는 소리와 함께 장렬히.. 산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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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친구가 물었다.
 
" 시원하게 싸고 왔지? 여기가 이 지방에선 유명해.전국적으로 와"
" 그러게. 물 좋더라.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친구야. 고맙다."
 
 
난 그렇게 20만원짜리 화장실을 쓰고 복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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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
 
출처 내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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