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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올라온 맘충과 헤이트 스피치 관련해서 한마디 올리고자 합니다
게시물ID : baby_94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ripsider
추천 : 5
조회수 : 39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08/13 10:51:17
헤이트 스피츠는 안된다? 맞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헤이트 스피치를 사용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하면 이 세상의 어떤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서도 우리는 관용해야되며 이를 막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이미 모두 헤이트 스피치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지랄? 지랄병에 걸린 사람들을 모욕하는 헤이트 스피치입니다. 미친? 정신적으로 불편한 사람을 모욕하는 헤이트 스피치입니다. 시발? 시발은 씹할에서 나온 것이므로 여성을 비하하는 헤이트 스피치이므로 시발이 들어간 모든 글들에 대해 우리는 거부해야한다는 논리에 도달하게 됩니다.
현실적으론 우리가 비속어를 사용 안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결국 우리는 모든 비속어에 대해 비난할 자격을 잃게 되는거지요. 일베가 홍어를 쓰건, 지하철 통구이를 쓰건 전부 비난할 입장이 안되는게 되버리는겁니다.


비속어라는것도 엄연한 언어 중 하나입니다. 군대의 일생을 시발이라는 단어 하나가지고 표현할 수 있다.라는 말처럼 비속어도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한가지의 언어로서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왜 맘충만 유난히 거부대상이되느냐?
그건 맘충이 일반적인 비속어하고는 조금 다른 프레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독이랑 비교를 하셨는데요. 개독도 기분 나쁜 말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개독은 낄낄거리는 조롱의 대상으로서의 욕보다는 '기독교의 현실이 이정도로 타락했다'를 상징하는 말로 비난하는 느낌이 강한 반면
맘충은 '이 세상에 이만큼 무개념 여자가 많다.'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힘듭니다. 왜냐면 맘충은 흥하는데 비해 씹치나 자지랖을 사용하면 비난을 받는 분위기니까요. 같은 시기에, 같은 선상에서 무개념을 지칭하는 현상이 나오는데 왜 한쪽은 허용이 되고 한쪽은 안되는걸까요?

조금 간단하게 비유해 드리자면
'너 요새 왜이러냐, 정신차리고 똑바로 좀 하자'
라는 말을, 친한 친구한테 들었을때는 격려라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인터넷에서 모르는 제 3자한테 이 말을 들었을때는 모욕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당장 롤만 하더라도 친구사이에서 롤하다가 '아, 이 트롤새끼'하면 장난이라고 받아들이는 반면에 모르는 사람이 채팅창에 '아, 이 트롤새끼'하면 바로 싸움나지 않습니까?
즉, 어떤 문장이나 단어 자체가 어떠한 형태를 지녔냐기보다는 그 단어나 문장이 어떠한 느낌으로 사용되는지가 언어의 행태를 결정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맘충과 개독의 프레임은 유사한 선상에 있을 수 있으나
한 쪽은 정말 행태를 비난하는데에 프레임이 조금 더 치우친 반면에
한쪽은 그 집단 자체를 비난하는데에 프레임이 조금 더 맞춰진듯한 느낌으로 사용되는걸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했듯, 맘충이 흥하는것에 비해 씹치와 자지랖은 강력히 거부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개독과 맘충을 완벽히 같은것에 대입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맘충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씹치와 자지랖을 한 번 더 살펴봅시다.
맘충은 자주 사용되는 단어인데 비해 씹치나 자지랖은 여시나 메르스 갤러리같은 일부 곳에서만 사용이 되고 오유에서는 사용이 안되는걸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씹치나 자지랖같은 표현은 맘충처럼 무개념 남성을 지칭하는데 아주 편한 표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오유에서는 그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잘 보이지 않을까요? 

실제로 무개념 남자나 맨스플레인 형태가 없어서? 여시가 만들어서? 메르스 갤러리가 만들어서? 아닙니다. '그걸 쓴다는게 불명확한 다수를 공격적으로 지칭하는 새로운 언어이기 때문에 다수가 불쾌하다고 하여 쓰지 않는 배려를 하는 것'입니다.(뭐, 사실 이거 썼다간 바로 여시낙인 찍히고 차단먹는것도 큰 이유일듯 하긴 합니다만)

그렇게 하여 씹치와 자지랖은 서로 불쾌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사용을 안하는 배려를 보여주는데

왜 맘충만큼은 그런 배려를 해줄 수 없는 대상이 되나요?


정말 맘충이 씹치와 자지라퍼들보다 더 많아서 그런건가요? 아니면 맘충은 맘충소리 들을만 한데 씹치와 자지라퍼는 그런 소리 들을만한 정도는 아니라서인가요?

유토피아적 절대적 기준을 세운채, 교묘히 그것에 어긋나는 형태에 대해 일부 용인, 일부는 스리슬쩍 넘어가는 이런 형태를 여러분은 너무 많이 보고, 또 거기에 분노합니다.
바로 새누리당을 찍는 노인들에 '저놈들도 나쁜 짓 한 놈들이 섞여 있으니 똑같이 나쁜놈이야'의 논리죠.

어떤 당에서건 뇌물을 받거나 비리,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있겠죠.
그럼, 그런 똑같은 유토피아적 절대적 기준에 두 집단 다 어긋났기 때문에

새누리당이랑 민주당이랑 그대로 똑같은 놈입니까? 이 논리가 말이 되나요? 그럼 평소에 생각없다고 욕먹는 가스통 할배들은 왜 욕먹는걸까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생성되는 악화는 결국 양화를 구축하게 됩니다.


헤이트 스피치를 하지 말자는 끊임없는 노력을, 헤이트 스피치가 가능하다는 논리로 바꿔서 제시한 분들은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제시하였는지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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