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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압/응원글) 얼마 전 베이비페어 알바하면서 느낀 점
게시물ID : baby_96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수졸업생
추천 : 20
조회수 : 551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8/15 18: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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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육아게에 글 쓰는 건 처음이네요. ㅎㅎ
다름이 아니라 요즘 안좋은 일로 육아게가 많이 들썩거려서... 제가 최근에 애기 부모님들 관련해서 새롭게 느낀 점을 (긍정적인 점이에요...!!) 적어보고 가려고 해요. (쓰다 보니까 조금 길어졌네요ㅎㅎ 스압 붙여야겠다)

사실 저도 인터넷으로만 아기 엄마들, 부모들, 임산부님들을 접했기 때문에(저는 25살이고 아직 주변에 결혼하거나 임신한 사람이 없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부정적인 생각이 조금 더 컸어요. 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아기들을 위해서라면 억척스럽게 뭐든 하는? 그런 이미지였거든요.
그리고 예전에 단기알바를 하면서 같이 일하던 언니가 '베이비페어처럼 애엄마, 애기들 관련된 거는 절대 하지 마라. 진상들 진짜 많아서 힘들다.' 라고 거듭 강조해서 얘기했었기 때문에 제 머릿속의 베이비페어 이미지는 뭔가 고렙 보스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만 같은 무섭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월세 때문에 돈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는데, 할 수 있는 단기알바가 베이비페어밖에 없더라구요. ㅜㅜ
잘 할 수 있을까 겁이 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남의 돈 벌기가 쉽겠어, 그냥 하는 거지... 하는 마음으로 4일간 판매 알바를 하게 됐어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임산부님들, 아기 어머님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번에 사라지는 경험이었습니다.


판매 알바 자체가 처음이라 조금 어리버리하기는 했지만, 일단 박람회에 오신 분들 모두가 정말 즐거운 분위기였어요.
말로 표현하기는 조금 힘든데, 우리 아기한테 뭐 좋은 걸 해 줄까... 하는 기대감이나 즐거운 설렘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기분으로 친정부모님 손, 남편 손을 잡고 오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그런 기대감 넘치는 좋은 기운이 여기저기서 느껴지니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기분이었어요. ㅜㅜ
진상 어머님들도 단 한 분도 안 계셨구요, 제가 아기 침대 팔았는데 정말 예쁘다고 감탄하시고 좋아하면서 보는 거 보니까 감동이 막 ㅠㅠㅠ
특히 남편분이랑 둘이서 오신 만삭 예비엄마들이 많았는데 그게 참 보기 좋더라구요. 두 분이서 이걸 방에 어떻게 놓을까 즐겁게 얘기하시고 그런 모습 보니까 참 좋았어요. 전 사실 결혼이나 애기 생각 전혀 없었는데... 아기 기다리는 부부님들이 그렇게 예쁜지 처음 알았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덩치 엄청 크고 우락부락하신 남편분이 오셔서 애기 모빌 보고 함박웃음 지을 때 ㅋㅋㅋ)

그리고 왜 이렇게 예쁘고 고우신 어머니들이 많으신지 ㅜㅜ
앞서 말했듯 저는 주변 가까운 사람 중에 결혼이나 임신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더 인터넷 속 모습으로 이미지를 만들었는지 몰라도, 인터넷 속에서 우리가 보통 접하는 임산부 이야기는 힘든 고민 털어놓는 이야기 이런 거잖아요. ㅜㅜ 그래서 그런지 '임산부=힘들다=퀭하고 지쳤다' 이런 생각이 있었는데, 전 임산부님들이 그렇게 배가 많이 나왔는데(뱃속에 3kg짜리 애기가 들어있는 거잖아요...!! 헐) 힘차고 활력 넘치게 돌아다니시는 것도 몰랐고, 그렇게 곱고 예쁘신 분들이 많은지도 처음 알았어요. ㅜㅜ 대단히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별 거 아닌 일일 수 있지만, 저로서는 정말 문화충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깨달음을 얻은 4일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운이 좋아서 진상 어머님들을 안 만났을 수도 있고 하지만 세상 어디에나 좋은 사람도 진상도 있는 거라는 생각을 다시 되새기게 되는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 동안 이유 없이 베이비페어 무서워하고 '애엄마 관련된 건 진상이 많아' 하고 생각해 왔던 게 부끄럽기도 했구요.
뭐든 인터넷 상의 경험으로만 판단하고 이미지를 만들 게 아니라 실제로 여럿 만나 보고 경험해 보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 여러 논란들로 상처 많이 받으셨을 어머니 아버지들, 제 말이 큰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부디 마음 푸셨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요즘 다들 살기 힘들다 보니까 인터넷 상에서 거친 말들이 오가게 되는데 그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기 부모님들을 공격하는 거라고는 생각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ㅜㅜ 안 그래도 좁은 우리나라, 안 그래도 짧은 인생 서로 상처주는 일 없이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애기 엄마 아빠님들 모두 화이팅! 더위 조심하시고 예쁜 아기랑 사랑스럽고 즐겁게 알콩달콩 하실 수 있길 바라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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