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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213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슭곰발차기
추천 : 2
조회수 : 34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8/18 17: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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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깡 깡 깡

뜨겁게 달궈진 쇳덩이를 두들기면 잡생각이 사라진다.

 비록 몸은 한낮의 열기와 대장간의 열기에 땀이 범벅이지만 마음만은 쇠를 두들기는 소리와 같이 맑고 시원하다.

 정식기사 시험에서 다리를 다쳐 대장장이 일을 한지 어언 십여년... 그간 실력이 향상된 덕분인지 이제 정식 기사가 된 내 동기들 뿐만 아니라 다른 영지의 기사까지도 내 검을 받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비록 기사는 되지 못했지만 최강의 검을 만들겠다는 다짐 하나로 지내온 시간들을 잠시 회상했다.

 내 특기는 빠른 발을 이용한 보법과 검술이었다. 견습기사 시절에도 영주님 주관하에 열린 친선 검투에서 공로를 인정 받아 빠른기간내에 정식 기사가 될 수 도 있었다.

 어느날 영주님의 아들이 나에게 한수 배우러 왔다며 친선 검투를 요청했다. 나는 일개 영주님의 견습기사뿐이라 상대 해주지 못하겠다고 했으나 영주님의 아들은 일을 더 크게 벌려 영주님이 보는 앞에서 친선경기를 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이기면 영주님의 정식기사로 입명해준다는 조건하에 내가 참여하도록 아버지께 졸랐나 보다.

 과연 나보다 나이는 5살가량 어렸지만 대대로 기사를 배출해온 가문의 아들은 달랐다. 전투의 센스나 검술의 정교함에선 내가 앞서고 있었지만 근본적인 힘과 체력에선 오히려 내가 밀리는 듯 하였다.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내가 불리해 질것이 뻔하였기에 특기인 빠른발을 이용하여 상대를 압박했다.

 몇번의 합끝에 이번 검로에서 제압할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 최후의 일격을 날릴때였다. 영주님의 아들의 검에서 푸른빛이 감돌며 내 검을 베고 내 다리마져 앗아갔다. 아주 잠시였지만 분명 그것은 강철도 벨수 있다는 검의 신비 오러블레이드였다. 체 20이 안된 나이에 이정도 경지에 오른것은 대단한 재능이라 할수있다. 그리고 그 재능의 희생양이 된게 바로 그때의 나 였을뿐...

 다리한쪽 없는 기사라니..  듣도 보도 못한말이다. 자살할까 생각할 정도로 피폐한 날을 보냈지만 그때 확실히 알게 된 것이 있다. 아무리 검술이 뛰어나도, 매일 빠짐없이 육체의 한계까지 훈련하더라도 마나가 없으면 일반 평기사 밖엔 되지 못한다는것을... 가문특유의 마나 운용 법과 수급법이 그리도 비밀스럽게 전수되고 있는 이유와 그것이 가문을 지키는 힘이란것을...
 
 3달간 치료한 후 영주님의 자비로 지금의 대장간을 차릴만한 막대한 돈을 얻었다. '그때 만약 내 검이 좀 더 좋았다면...' 이라는 미련과 최고의 기사가 될수 없다면 최강의 검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깡 깡 깡

 그간 대장간 일을 하면서 팔근육이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견습기사 시절에 이러다 죽는거 아닐까 할 정도로 근력운동을 했을때도 이정돈 아니었던걸 보면 어쩌면 그땐 알게 모르게 게으름 피고 있었던 걸 지도 모른다. 

 이번에야 말로 최선을 다해야지 다짐하며 온 정신을 쇳덩이와 망치에 집중한다. 영주님의 아들이 냈던 푸른빛의 검이 다시 뇌리를 스친다. 내 다리, 그리고 내 미래를 빼앗아간 스산한 푸른빛... 뜨겁게 달궈진 붉은 쇳덩이 위로 푸르른 빛이 스며든다. 망치질에 집중할수록 푸른 빛은 달궈진 쇳덩이 안으로 박히는 느낌이다. 어느세 눈앞엔 푸른빛은 사라지고 붉게 달궈진 쇳덩이 만이 남아있었다.

 깡 깡 깡

 녹초가 되기 직전에야 칼을 완성 할수있었다. 해질녁 노을을 받아 밝은빛을 내는 상급의 검이 눈앞에 있었다.

 "네 이름은 붉은빛이란 뜻의 glow가 좋겠구나"

 녀석 역시 맘에 들었는지 가늘게 떨었다.
출처 제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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