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기되고 있는 음모론들이 사실이냐 아니냐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물론 진실은 밝혀져야 합니다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음모론대로, 북한의 주장대로 자작극이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진실에 마주할 용기는 있나요? 북한 말대로 사과하면 끝이 될 거라 생각하나요?

이 시점에 와서는 목함지뢰나 포탄이 자작극이냐 아니냐는 정말 중요하지 않습니다.

세계 1차대전을 발발시켰던 황태자가 세르비아 청년에게 암살당한 것을 계기로 발생되었지만

그 세르비아 청년이 누군가의 사주였나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서 세계1차대전이 발발했다는 사실이 중요하죠.

자작극이든 아니든 목함지뢰가 터져서 우리 군인 두 명이 중상을 입었고,

어쨋든 포탄이 발사됐다고 해서 우리 군은 북한 땅으로 수십발의 포탄을 쏟아 부었습니다.

원인이 자작극이면요? 무엇이 달라지나요?

북한은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에게 남의 나라 간섭하지 말아라, 우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라고 씨부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안에서 자작극이네 마네, 전쟁하면 안되네 뭐네

물론 진실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진실이 정말 알아야 될 사실이냐 아니냐는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실이 우리에게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적어도 이 상황에서 그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약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

당장은 북한의 실제적인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겠다는 말이 나와야 하는거 아닙니까.

탁상행정가들의 몽상처럼 원인을 따져봤자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진실은 흔히 많이 조작됩니다.

역사란 승자들의 조작으로 이루어졌지요. 패자들은 그저 침묵할 뿐입니다.

우리가 이기면 목함지뢰는 북한의 소행이 될 것이고, 우리가 지면 목함지뢰는 남한의 자작극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끼리 자작극이네 뭐네 싸워봤자 북한 좋은 일 밖에 더 시킵니까.

음모론 이야기는 더이상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하다못해 음모론을 제기할 거면 이 모든 상황이 마무리 된 뒤 제기하는 것이 더 옳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 긴 시간동안 조작되어 진실이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 진실이라는 것이 현실적인 위협마저 모른척하고 파헤칠정도로 중요하다고 전 생각되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