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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겪은 사이다 2개
게시물ID : soda_8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적하니
추천 : 10
조회수 : 135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8/22 21:24:14
1.
5년전 고등학교 막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했을 때 일 입니다.
요즘이야 싸이월드 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때만 해도 페이스북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싸이월드를 많이들 사용했었는데, 저도 싸이월드 안하고 살다가 대학교 입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라는걸 만들었었습니다.
 
새내기인지라 대학교 동기, 선배, 고등학교 동창 한테 거의 마구잡이로 친구신청하고 친구추천받았었던 때였는데, 어떤 모르는 사람이(편의상 a라고 하겠습니다.) 저에게 친추를 걸었었습니다.
 
싸이월드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친구추천 할 때는 나와 이사람은 어떤 관계라는 걸 쓰면서 친추를 했었는데 (ex-ㅌㅌ고 개잡종-ㅌㅌ고 또라이 이런식으로요)  a는 저에게 ㅌㅌ고 (제 모교) 뚱땡이-ㅌㅌ고 뚱땡이라고 친추를 했더랍니다. 제가 살이 좀 찐 편이지만 뚱땡이나 돼지라는 말보다는 먹기, 새끼 (제 이름이 욕 비슷한 이름인지라)  등의 새끼가 붙는 류의 별명이 붙은지라, 그리고 그 학교에 살 찐 사람들 하고는 다 잘 알던 사이라 너무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친추 받아보고 누군지 확인해야겠다....싶어서 일단 친추를 받고 주위에 a가 누군지 수소문 하고 있었는데 a가 제 방명록에 친한척 글을 올렸습니다.
 
주변 친구들도 전혀 이 a에 대해 모르겠다 해서 a의 방명록에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실례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에 대해 잘 모르겠다. ㅌㅌ고에 당신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주변 친구들도 다 모른단다. 당신 누구냐.'라고요. a는 나 모르냐, 서운하다,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달았지만 제가 확신을 가지고 누구냐고 묻자 결국 정체를 밝혔습니다.
 
나는 사실 ㅌㅌ고 주변에 있는 모 공고의 졸업생이다. 그리고 ㅌㅌ고 모모의 친구이다. 나도 ㅌㅌ고 행세를 해보고 싶었다. 정말 미안하다 라고요. 그리고는 모든 글을 삭제하고 잠수를 했습니다.
 
2.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임용고시에 떨어지고 재수하는 중에 가지고 있는 돈이 부족해 알바를 해야겠다... 싶어서 돈가스집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알바할때 조건은 주 6회 10시부터 15시까지 약 5시간을 일하는 거였고 하는 일은 주방 보조였습니다. 주방장 아래서 돈가스 고기를 두들겨서 밑간을 하고 재료 손질을 하고 설거지등의 잡일을 하는 일을 했는데, 시급은 최저 시급으로 받았습니다. 근무환경도 괜찮고, 30대 중반의 젊은 사장 성격도 시원시원하니 좋았습니다. 같이 일하던 서빙 알바생들도 이쁘고 싹싹했고요. 단지 주방장이 좀 깐깐했던게 탈이었죠.
 
한 이틀쯤 일했을까요, 사장이 퇴근하려 할때 저를 불러서 일에 대해 힘든거 없냐, 형이라고 불러라, 편하게 있어라 하더니 본론을 말했습니다. 네가 점심타임에 일하고 저녁타임에 손님이 너무 많다. 네가 일을 저녁 8시까지 해줬으면 좋겠다.(10시부터 20시, 10시간씩 주 6회요) 대신 월급제로 하자면서 월급제의 좋은 점을 설파했습니다. 그러더니 월급은 80만원으로 하자더군요. ㅋ...ㅋㅋㅋㅋㅋ
 
정말 제가 바보같았던 게, 그 동네가 좀 잘 사는 동네여서 김밥천국도 그정도 일하면 150은 주는 동네라, 저는 80이 아니라 180이라 들었던거고, 저는 180이라는 말에 2달정도 일하면 되겠다고 계산을 하고 ok라 했습니다.
 
그 후 며칠은 80인지 180인지 모르던 때라 그럭저럭 주방장한테 구박 받으면서도 불만 없이 잘 지냈습니다.
 
며칠 뒤에, 제가 정말 돈이 하나도 없어서 월급을 5만원 정도 가불받으려고 갔을 때 80만원인걸 알았습니다. 어이가 없고 이게 왜 이렇게 된걸까 싶더라고요. 속은 느낌이었지만 너무 괜찮은 곳이었기 때문에 그만 두기 보단 알바비를 더 받고 일하고 싶어서 사장에게 알바비를 늘려달라고 말했습니다. 몇 번 찾아갔는데 안된다더군요. 이번달은 너무 힘들다면서요. 대신 다음달엔 꼭 월급을 올려주겠다고 하던데...참....
 
세번째 찾아갔을땐 이런말 하지 말자면서 조용한 곳으로 불러서 한숨을 팍 쉬면서 줄담배를 피면서 하는말이 가관이었습니다.

 '어차피 힘든 일도 아니잖아?'

 그 때부턴 정말 오만정이 떨어졌습니다. 아무리 근무환경이 괜찮은 곳이라도 월급이 그따구니 할 맛도 안나고, 실제로 일이 쉬운 일도 아니었고요. 돈가스를 하루에 40개~주말엔 80개정도 치고, 설거지도 기름으로 튀겨서 기름기 많은걸 식기세척기 없이 다 수작업으로 하니 뭐... 그만둘 생각만 하면서 간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점심 브레이크 타임에 사장이 자리 비운 사이에 주방장, 저, 남자 서빙(저랑 동갑)끼리 사장 뒷담화를 했습니다.

주방장같은 경우, 보통 웬만한 가게 주방장도 월 4회는 쉬고 아무리 작은 가게도 180은 주는데, 자기는 월 2회 휴식에 150밖에 못받는다. 원래는 180 받기로 하고 아는 사람 소개로 일자리를 구한건데, 사장이 첫달은 힘들다면서 150만 받자더니 그 다음달도 그 다담달도 쭉 구렁이 담넘어가듯 150을 주더라고, 따져도 시치미를 뚝 떼고 모른채 하더라고요. 그만두려고 해도 소개해준 사람 체면때문에 못 그만뒀다며, 그만둘 생각만 하고 있다고 하더랍니다.
 

그 얘기를 듣고 주방장에게 제 얘기를 하니 주방장이 분개를 하면서 당장 그만 두던가 아니면 최소 시급으로라도 받아라. 좀 쌔게 얘기해라라면서 조언해줬습니다. 저도 주방장 얘기를 들으니 이대로 넘어가면 안되겠구나 싶어서 그날 밤에 사장에게 찾아가서 이대로는 못한다. 시급으로 해주던가, 진짜 이대로는 못해겠다 뻗댔습니다.

사장曰: 정말 안되겠어?

저: 이대로는 안 되겠는데요...

사장: 알았다

하더니, 자르더라고요?ㅋㅋㅋㅋㅋ 그래도 그동안 일한건 시급으로 쳐주고요.
 
잘리고 나서 너무 허탈해서 집에 터덜 터덜 가면서 주방장 형님께 '형님 저 잘렸습니다. 그동안 많이 못 도와 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카톡을 하니, 그 형님이 '아니 X발 그딴일이 다 있냐'라고 답장을 했습니다.
 
잘리고 나서 며칠동안 빈둥대고 있었는데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누군가 했더니 사장임,,,,
 
사장이 의기소침한 목소리로 제게 시급 6000원 해줄테니 다시 일 좀 해주라 했습니다...ㅋㅋ 저는 이미 오만 정이 다 떨어져서 이미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뻥을 치고 끊었습니다.
 
그로부터 한달쯤 뒤에 사장 뒷담화를 할때 같이 있었던 남자 점원을 우연히 길에서 만났습니다. 안부를 묻고 그 가게 근황을 물었더니 가관이더라고요.
제가 잘리고 다음날 주방장이 계좌번호를 포스트잇에 써서 주방에 남기고 관뒀다고, 그 후 사장은 주방장이 안구해져서 자기가 직접 돈가스를 두들기고 튀기고 소스도 만들고 있더랍니다.ㅋㅋㅋㅋㅋㅋ 참고로 근로계약서도 안쓰고 4대보험도 안해서 신고하면 사장도 ㅈ되는 지라 그냥 어쩔 수 없이 자기가 다 하더라고 합니다 ㅋㅋㅋ
 
아, 그리고 저는 그 가게에서 그만 둔게 아니라 며칠 전에 그만둔 여자 점원이랑 눈이 맞아서 관둔게 되어 있었다...라는 말도 남겼습니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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