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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방치했던 화분에 웬 비둘기가 알을 낳았는데요.
게시물ID : animal_1400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덴마크민트초코
추천 : 7
조회수 : 95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9/07 23:14:58
즐거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엄마 비둘기가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품더라구요.

 비 들이치고, 햇볕이 뜨겁고, 바람 부는데 20일쯤을...

제가 못 봤을수도 있지만, 자리 한 번 안 뜨고 품는데

약간 감동적이기도 하고, 새끼 비둘기도 기대되고 그랬었어요.

어머니는 어미가 고생한다며 곡식이며 물이며 계속 뿌려주시고

온가족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외출했다 돌아오면 베란다부터 들렀어요.
      
그러다 새끼가 알을 까고 나온걸 봤을땐 정말 경외심이 들었었죠.

처음엔 알 크기랑 다를 것도 없이 메추리알보다 조금 더 클까 하던 노랑이가

하루가 다르게 크면서 회색빛 깃털이 나고, 화분에 꼭 찰 만큼 커지더라구요.

좀 징그러운데...? 싶을 정도로 자랐던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온 저에게 어머니께서 비둘기가 죽었다. 라고 하시더군요.

멍했어요. 정말 갑자기. 죽었다.라니?

그 날 아침 출근 전에도 새끼 비둘기를 보고 나갔었거든요. 분명 쌩쌩했는데.
 
어미가 자리 비운 사이 죽어 있길래 화분 정리했더니, 비둘기들이 와선 어찌나 난리를 치던지...라고.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했고, 그 날은 온가족이 조용했어요.

그러고 며칠 동안은 습관 때문에 계속 빈 베란다를 왔다갔다 했었구요.

딱히 눈물을 흘리진 않았어요. 지금도 그렇구요.

그냥 오늘같은 아무 날도 아닌 날에 문득 그 때의 비둘기들이 떠올라요.

 
얘기는 하고 싶은데 누군가를 붙잡고 이런 얘길 하기는 그렇고...

다른 올릴만한 블로그나 sns를 안 해서 여기에 써봅니다. 

우울한 이야기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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